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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화학, 항암제 본격 개발 나선다…연내 항체·CAR-T 신약 글로벌 임상 돌입
2024/05/13 17:15 한국경제
그간 대사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개발해 온 LG화학이 본격적으로 항암제 사업
에 뛰어든다. 올해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와 항체신약 등 면역
항암제 두 건이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0년 손지웅 사장 부임 이후 &lsqu
o;신약 개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암제로 혁신신약 노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고형암(난소암)을 대상으로 한 CAR-T 치료제 임상 을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IND)을 다음달 신청할 계획이다. CAR-T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도록 조작해 제거하는 면역항암제다. 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어 ‘꿈의 항 암제’로 불린다.
이외에도 LG화학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의 면역세포(NK세포)로 제조하는 동 종 유래 CAR-NK 치료제 등 총 두 개의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종 유래 치료제는 대량생산이 가능해 수억원대의 세포치료제 단가 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임상이 예정된 다른 면역항암제는 항체신약으로 알려졌다. 미국 머크(MSD)의 & lsquo;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 체신약은 대부분 면역관문물질 ‘PD-(L)1’을 표적으로 한다. 반면 LG화학이 준비 중인 물질은 ‘LILR’이라는 신규 표적을 노리는 것으 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FDA에서 IND 승인을 받은 상태로 임상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임상 중인 물질이 없을 정도로 생소한 표적&rdquo ;이라며 “임상에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 대신 제네릭 선택한 LG
LG화학은 국내 신약 개발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항생제 ‘팩티 브’는 2003년 국내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FDA 품목허가를 받은 해외 국가가 10개국에 불과하던 시절이었다. 국산 신약 당뇨병 치료제 ‘제미 글로’는 지난해 매출 1440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원들이 마음껏 신약을 연 구하도록 그룹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신약 개발 사업 을 LG생명과학으로 분사한 2002년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팩티브의 글로벌 판권 을 갖고 있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권리를 반환하면서 매출로 연결 짓는 데에도 실패했다. 게다가 항응혈제, 항암제 등에 부작용이 발견돼 임상이 잇따 라 중단되면서 자금난도 심화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구조조정과 함께 연구개발(R&D) 전략이 대폭 수정됐다. 신약 개발보다 제네릭(복제약)이나 당장에 돈이 되는 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제에 집 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행하던 항암제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됐고 수십 명의 연구원이 퇴사했다. 나간 인재들은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굵직한 바이오 기업을 창업했다. LG화학이 ‘바이오 인재 사관학 교’라는 오명이 붙은 배경이다. 20년 만에 면역항암제로 돌아오다
LG생명과학은 2017년 LG화학으로 흡수 합병됐고 2020년 손 사장이 LG화학 생명 과학사업본부장(사장)으로 부임하며 새 국면을 맞이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 출 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항암제 신약 물질탐색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등을 지낸 전문가다. 그는 오랫동안 항암제 신약 개발에 공을 들여온 것으 로 알려졌다.
올해 초 LG화학은 항암신약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R&D 예산도 2020년 1740억원에서 지난해 약 4000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2022년 인수한 미국 항암제 신약 개발사 아베오파마슈티컬 스는 이를 위한 발판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기 위해 자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를 아베오로 이관해 후기 임상 개발 및 미국 상업화 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고형암(난소암)을 대상으로 한 CAR-T 치료제 임상 을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IND)을 다음달 신청할 계획이다. CAR-T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도록 조작해 제거하는 면역항암제다. 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어 ‘꿈의 항 암제’로 불린다.
이외에도 LG화학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의 면역세포(NK세포)로 제조하는 동 종 유래 CAR-NK 치료제 등 총 두 개의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종 유래 치료제는 대량생산이 가능해 수억원대의 세포치료제 단가 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임상이 예정된 다른 면역항암제는 항체신약으로 알려졌다. 미국 머크(MSD)의 & lsquo;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 체신약은 대부분 면역관문물질 ‘PD-(L)1’을 표적으로 한다. 반면 LG화학이 준비 중인 물질은 ‘LILR’이라는 신규 표적을 노리는 것으 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FDA에서 IND 승인을 받은 상태로 임상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임상 중인 물질이 없을 정도로 생소한 표적&rdquo ;이라며 “임상에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 대신 제네릭 선택한 LG
LG화학은 국내 신약 개발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항생제 ‘팩티 브’는 2003년 국내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FDA 품목허가를 받은 해외 국가가 10개국에 불과하던 시절이었다. 국산 신약 당뇨병 치료제 ‘제미 글로’는 지난해 매출 1440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원들이 마음껏 신약을 연 구하도록 그룹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신약 개발 사업 을 LG생명과학으로 분사한 2002년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팩티브의 글로벌 판권 을 갖고 있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권리를 반환하면서 매출로 연결 짓는 데에도 실패했다. 게다가 항응혈제, 항암제 등에 부작용이 발견돼 임상이 잇따 라 중단되면서 자금난도 심화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구조조정과 함께 연구개발(R&D) 전략이 대폭 수정됐다. 신약 개발보다 제네릭(복제약)이나 당장에 돈이 되는 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제에 집 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행하던 항암제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됐고 수십 명의 연구원이 퇴사했다. 나간 인재들은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굵직한 바이오 기업을 창업했다. LG화학이 ‘바이오 인재 사관학 교’라는 오명이 붙은 배경이다. 20년 만에 면역항암제로 돌아오다
LG생명과학은 2017년 LG화학으로 흡수 합병됐고 2020년 손 사장이 LG화학 생명 과학사업본부장(사장)으로 부임하며 새 국면을 맞이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 출 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항암제 신약 물질탐색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등을 지낸 전문가다. 그는 오랫동안 항암제 신약 개발에 공을 들여온 것으 로 알려졌다.
올해 초 LG화학은 항암신약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R&D 예산도 2020년 1740억원에서 지난해 약 4000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2022년 인수한 미국 항암제 신약 개발사 아베오파마슈티컬 스는 이를 위한 발판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기 위해 자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를 아베오로 이관해 후기 임상 개발 및 미국 상업화 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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