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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건설 기초자재 경기 진단게시글 내용
<월요기획> 하반기 건설자재 경기 향배는
기사입력 2017-06-19 06:00:17 [건설경제]
대부분 기초자재업계 경기낙관론 우세
덤핑 겹친 콘크리트파일은 고민 깊어
건자재업계가 하반기 자재경기를 대체로 낙관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건설수주 물량이 시차를 두고 속속 착공하면서 건설현장의 투입 순서에 맞춰 품목별 건자재 업종이 순차적인 경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덕분이다. 6개월∼1년 후 착공량, 즉 자재업계 매출을 좌우할 상반기 수주액도 작년에 버금간다.
주택지표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가중된 국내 금리인상 압력과 새 정부가 꺼내들 부동산규제, 나아가 건설과 건설자재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 흐름은 부담이다. 주택경기가 식어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빚어지면 자재업계도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반면 실물경기와 설비투자가 살아나는 점은 고무적이다. 건설수주액만 해도 주택수주의 부진을 비주택과 토목수주가 메워주면서 4월말 누적치가 작년동기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규제와 금리 문제도 정부가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건설공사 투입시기별 품목 간 온도 차는 나타나고 있다. 착공 후 3∼6개월 내에 가장 앞서 투입되는 콘크리트파일의 하향곡선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후속 골조공사에 쓰이는 철근, 레미콘과 그 원재료인 골재, 시멘트는 작년에 버금간다. 뒤이어 투입되는 석고보드는 없어서 못 파는 처지다.
△설비과잉 콘크리트파일만 하향곡선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하는 콘크리트파일은 연초부터 부진한 모습이다. 수요가 줄어든 데 더해 그 동안의 설비증설 경쟁에 따른 가격경쟁까지 격화된 탓이다. 위기감이 싹트고 있다.
대규모 담합처분 후유증 탓에 공식 집계치는 사라졌지만 주요 대형사들의 올해 파일물량은 대체로 10% 이상 줄었다는 게 중론이다. 콘크리트파일의 부속품인 연결 및 선단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물량 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향후 매출 타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파일공장 매물도 나돌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M파일 등 중소기업이 매각자를 찾고 있고 중대형사 매각설까지 나온다. 삼부건설공업을 새로 인수한 KCC그룹 계열의 코리아오토글래스가 상반기 중에 계획했던 충청권 파일공장 신설을 늦추고 있는 이유도 파일업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콘크리트파일 시장은 지난 5년여간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렸다. 2012년 542만t의 사상 최대 판매고를 시작으로 2013년 534만t, 2014년 593만t, 2015년 738만t, 작년 791만t까지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 과정의 설비경쟁과 대규모 담합으로 인한 관급자재 지정 취소 위기 아래 경쟁이 격화된 여파가 더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는 해외와 고부가가치 신제품, 사업 다각화에 골몰하고 있다. 아주산업이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미얀마에 새 파일공장을 짓고있고 대림씨엔에스도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대림씨엔에스는 내진용 제품개발로 내수시장의 고부가가치화를 모색하는 한편 LG하우시스 출신의 배동호 대림산업 전무를 새 대표로 영입해 마감재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그러나 덤핑경쟁이 문제일 뿐, 물량 자체는 예년과 비교하면 적지 않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판매량이 설령 20% 감소해도 600만t대의 만만치 않은 물량이다. 문제는 안정적 관급시장을 잃을 위기에 몰린 중소파일업체의 덤핑공세란 불만도 나온다.
중견파일업계의 한 임원은 “파일은 최근 수년간 과거 10년치 물량을 팔았다고 보면 된다. 올해 들어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분명하지만 2015년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양이다. 문제는 저가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철근ㆍ레미콘ㆍ시멘트는 활황세
건설경기가 꺾이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파일시황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철근, 레미콘과 그 원재료인 시멘트, 골재는 활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철근 내수 판매량은 1월(80만2000t)과 2월(84만6000t) 비수기에 이례적으로 80만t을 넘긴 데 이어 3월과 4월에는 102만8000t과 102만3000t으로 두달 연속 100만t을 넘겼다. 철근수급난이 극심했던 작년에도 월간 내수 판매량이 100만t을 넘긴 적이 없었다. 중국 수입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t당 가격도 작년 말 58만5000원에서 1분기 62만원, 2분기 63만5000원으로 치솟았다.
레미콘도 작년 판매량을 능가하긴 마찬가지다. 건자회가 수도권 주요업체들의 실적을 분석한 바로는 올해 4월말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동기보다 8.8% 늘어났다. 레미콘의 원재료인 골재도 극심한 수급난 속에 구하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주요 업체들의 판매고가 작년과 대등한 수준이란 전언이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동남권은 물론 수도권의 골재부족 우려가 심화되면서 파는 것보다 구하는 게 더 고민거리다. 골재원을 찾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쉽지 않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레미콘의 또다른 재료인 시멘트도 협회 차원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작년에 못지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작년 11월 110달러까지 올랐던 유연탄가격이 최근 70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원재료가격의 안정세도 고무적이다. 하반기도 지역자원시설세, 전기요금 인상 등의 악재가 변수지만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호조세에 날씨까지 받춰주면서 레미콘, 철근 등 골조용 자재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믹서트럭의 8·5제로 작업시간이 묶인 점을 감안하면 과거처럼 파일경기가 꺾인 후 레미콘, 철근이 곧바로 침체되는 전철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끝)
기사입력 2017-06-19 06:00:17 [건설경제]
대부분 기초자재업계 경기낙관론 우세
덤핑 겹친 콘크리트파일은 고민 깊어
건자재업계가 하반기 자재경기를 대체로 낙관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건설수주 물량이 시차를 두고 속속 착공하면서 건설현장의 투입 순서에 맞춰 품목별 건자재 업종이 순차적인 경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덕분이다. 6개월∼1년 후 착공량, 즉 자재업계 매출을 좌우할 상반기 수주액도 작년에 버금간다.
주택지표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가중된 국내 금리인상 압력과 새 정부가 꺼내들 부동산규제, 나아가 건설과 건설자재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 흐름은 부담이다. 주택경기가 식어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빚어지면 자재업계도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반면 실물경기와 설비투자가 살아나는 점은 고무적이다. 건설수주액만 해도 주택수주의 부진을 비주택과 토목수주가 메워주면서 4월말 누적치가 작년동기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규제와 금리 문제도 정부가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건설공사 투입시기별 품목 간 온도 차는 나타나고 있다. 착공 후 3∼6개월 내에 가장 앞서 투입되는 콘크리트파일의 하향곡선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후속 골조공사에 쓰이는 철근, 레미콘과 그 원재료인 골재, 시멘트는 작년에 버금간다. 뒤이어 투입되는 석고보드는 없어서 못 파는 처지다.
△설비과잉 콘크리트파일만 하향곡선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하는 콘크리트파일은 연초부터 부진한 모습이다. 수요가 줄어든 데 더해 그 동안의 설비증설 경쟁에 따른 가격경쟁까지 격화된 탓이다. 위기감이 싹트고 있다.
대규모 담합처분 후유증 탓에 공식 집계치는 사라졌지만 주요 대형사들의 올해 파일물량은 대체로 10% 이상 줄었다는 게 중론이다. 콘크리트파일의 부속품인 연결 및 선단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물량 감소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향후 매출 타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파일공장 매물도 나돌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M파일 등 중소기업이 매각자를 찾고 있고 중대형사 매각설까지 나온다. 삼부건설공업을 새로 인수한 KCC그룹 계열의 코리아오토글래스가 상반기 중에 계획했던 충청권 파일공장 신설을 늦추고 있는 이유도 파일업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콘크리트파일 시장은 지난 5년여간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렸다. 2012년 542만t의 사상 최대 판매고를 시작으로 2013년 534만t, 2014년 593만t, 2015년 738만t, 작년 791만t까지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 과정의 설비경쟁과 대규모 담합으로 인한 관급자재 지정 취소 위기 아래 경쟁이 격화된 여파가 더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는 해외와 고부가가치 신제품, 사업 다각화에 골몰하고 있다. 아주산업이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미얀마에 새 파일공장을 짓고있고 대림씨엔에스도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대림씨엔에스는 내진용 제품개발로 내수시장의 고부가가치화를 모색하는 한편 LG하우시스 출신의 배동호 대림산업 전무를 새 대표로 영입해 마감재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그러나 덤핑경쟁이 문제일 뿐, 물량 자체는 예년과 비교하면 적지 않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판매량이 설령 20% 감소해도 600만t대의 만만치 않은 물량이다. 문제는 안정적 관급시장을 잃을 위기에 몰린 중소파일업체의 덤핑공세란 불만도 나온다.
중견파일업계의 한 임원은 “파일은 최근 수년간 과거 10년치 물량을 팔았다고 보면 된다. 올해 들어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분명하지만 2015년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양이다. 문제는 저가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철근ㆍ레미콘ㆍ시멘트는 활황세
건설경기가 꺾이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파일시황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철근, 레미콘과 그 원재료인 시멘트, 골재는 활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철근 내수 판매량은 1월(80만2000t)과 2월(84만6000t) 비수기에 이례적으로 80만t을 넘긴 데 이어 3월과 4월에는 102만8000t과 102만3000t으로 두달 연속 100만t을 넘겼다. 철근수급난이 극심했던 작년에도 월간 내수 판매량이 100만t을 넘긴 적이 없었다. 중국 수입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t당 가격도 작년 말 58만5000원에서 1분기 62만원, 2분기 63만5000원으로 치솟았다.
레미콘도 작년 판매량을 능가하긴 마찬가지다. 건자회가 수도권 주요업체들의 실적을 분석한 바로는 올해 4월말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동기보다 8.8% 늘어났다. 레미콘의 원재료인 골재도 극심한 수급난 속에 구하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주요 업체들의 판매고가 작년과 대등한 수준이란 전언이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동남권은 물론 수도권의 골재부족 우려가 심화되면서 파는 것보다 구하는 게 더 고민거리다. 골재원을 찾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쉽지 않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레미콘의 또다른 재료인 시멘트도 협회 차원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작년에 못지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작년 11월 110달러까지 올랐던 유연탄가격이 최근 70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원재료가격의 안정세도 고무적이다. 하반기도 지역자원시설세, 전기요금 인상 등의 악재가 변수지만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호조세에 날씨까지 받춰주면서 레미콘, 철근 등 골조용 자재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믹서트럭의 8·5제로 작업시간이 묶인 점을 감안하면 과거처럼 파일경기가 꺾인 후 레미콘, 철근이 곧바로 침체되는 전철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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