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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둘러싼 ‘유리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터치스크린 핵심부품은 그동안 두 개의 회사가 세계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미국 코닝은 강화유리 시장의 90%가량, 일본의 니토덴코는 강화유리 위에 붙이는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부품을 받지 못하면 품질 좋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여서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내로라하는 스마트폰 제조기업도 이들에게는 ‘을(乙)’이 될 수밖에 없다.
두 회사가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기술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니토덴코의 ITO 필름은 인듐과 주석을 곱게 빻아 합성필름 위에 바른 투명한 제품이다. 광물을 얼마나 곱게 빻아 필름 위에 투명하고 균일하게 붙이는지가 핵심인데 니토덴코는 단연 세계 최고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터치스크린 모듈을 납품받을 때 아예 ‘필름은 니토덴코 제품을 써 달라’고 요구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 시장에 최근 한국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인듐 공급량 부족과 애플의 주문량 증가로 부품을 못 받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ITO 필름을 만들고 있는 LG화학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최대 생산량을 월 30만 m² 수준까지 늘렸다. 니토덴코의 생산량(지난해 1200만 m²)에는 못 미치지만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LG화학 외에 한화L&C, SKC 등도 최근 양산 설비를 갖췄다. 인듐 대신 은(銀)을 쓰는 은나노와이어라는 기술도 검토되고 있다. 잉크테크, 한성엘컴텍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가 장악한 강화유리 시장에도 여러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일본의 아사히글라스는 2011년 ‘드래곤 트레일’, 독일의 쇼트는 지난해 ‘센세이션’이란 강화유리를 각각 만들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CC가 강화유리를 신규 사업으로 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아예 강화유리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애플은 유리보다 경도가 훨씬 높은 사파이어를 소재로 한 ‘사파이어 글라스’를 강화유리의 대체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삼성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도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유리를 대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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