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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병원에 몰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들. 사진=신경보 갈무리/연합뉴스 |
이 폐렴은 치료재가 없는데다 이번에 유행하는 폐렴을 유발하는 세균이 기존 항생제도 잘 듣지 않는다.
전날인 6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오전 10시에 무려 500명 넘는 어린이 환자들이 몰려 복도에서 링거 맞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도소아과연구소 부속 아동병원 안내직원은 “이날 내과 종합진료를 예약한 환자만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대기 환자만 500명이라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하자 중국 교육부는 “아픈 학생과 교사는 등교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이날 SBS에 따르면 감염자 등교 중단 조치는 권고 형식이지만 사실상 중앙정부 지시사항인 만큼 각급 학교에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도시에서는 코로나 때 이동 통제 수단이던 ‘건강코드’가 재등장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당국은 뒤늦게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시민들은 코로나 초기 당국의 은폐와 2년 동안 이어진 봉쇄의 악몽을 떠올린다고 전해졌다.
이처럼 중국을 휩쓴 마이코플라스마(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의료계는 “(소아과) 오픈런 이상의 대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면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만 맡길일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지금도 일부 소아과는 이른 아침부터 이른바 ‘오픈런’이 발어지고 있는데 중국처럼 확산할 경우 우리 어린이들의 진료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폐렴은 치료할 백신이 없어 항생제에 의지해왔는데 이마져도 어렵게 됐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호흡기 전문의 박영아 교수는 6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이때 대부분 호전돼 마이코플라스마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마이코플라스마로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비율이 유독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즉, 항생제 투여만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단 얘기다.
이번 겨울은 독감 등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다른 감염병으로 오인할 수 있는데, 박 교수는 "약을 먹어도 발열·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시행해 무슨 질환인지부터 감별하고 적합한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긴급 성명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 손씻기 등 개인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마이코플라스마 유행을 대비한 정부 차원의 사전 대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뒤늦게 17개 시도 관할 어린이집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병 정보와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안내했다.
김현숙 복지부 보육정책관은 이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어린이집에서부터 예방을 강화하겠다”며 “감염병 예방 수칙을 따라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호흡기 감염병을 막으려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고, 씻지 않았을 때는 눈이나 코,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자주 환기해주고 기침할 때는 옷소매 등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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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건복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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