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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저축성보험]③연금저축소비자 선택지 줄고 있다
13846545 | 2020-01-22 16:11:01


[비즈니스워치] 이돈섭 기자 dslee@bizwatch.co.kr
저축성보험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저금리 여파에 역마진으로 고심하는 보험사들이 2022년 새 회계제도인 IFRS17 적용을 앞두고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관련 상품 판매를 줄여가는 추세다. 저축성보험은 사적연금의 한 축이다. 저축성보험의 위축, 이대로 괜찮을까. [편집자]

생명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신규 판매를 축소하면서 연금 가입자들의 상품 선택지도 좁아지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금저축보험 신규 상품 출시가 줄어들면서 수요는 연금저축시장 내 펀드상품으로 급격하게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연금저축 상품 선택 범위가 좁아지는 것에 주목한다. 소비자가 펀드 투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할 경우 자칫 계획했던 연금 축적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연금시장 내 생명보험사 입지가 작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금저축 선택지가 줄고 있다"



작년 10월말 현재 국내 생보사 24곳의 일반계정 저축성보험 신계약 누적액은 27조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누적액은 아직 집계가 안됐지만 대략 30조원으로 예상된다. 2014년 80조원 수준에서 5년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생보사 저축성보험 신계약액 규모가 작아진 것은 신규 고객 유치가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외 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채권 운용 수익률이 떨어진 데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생보사의 부채가 부담스러워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불과 4~5년 사이에 저축성보험 신규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저축성보험을 더 이상 취급하는 보험사가 없어질 정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저축성보험 신계약 축소로 생긴 빈자리는 보장성보험 상품이 메우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연금저축보험과 교육보험 등과 같이 보험료를 납입해 목돈을 만들어 받는 상품이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사건·사고가 생기면 보상을 하는 보장성보험과 달리 저축성보험은 만기에 맞춰 환급이 이뤄져야 한다.



저축성보험의 상당수는 연금저축보험이다. 따라서 저축성보험 신계약 축소는 연금저축보험 신계약 축소로 직결된다.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저축성보험 신규계약 축소는 생보사 입장에선 수지가 안맞는 상품을 줄이는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상품 선택 폭이 크게 줄고 있다는 것.



엄진성 재무과학연구소장은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연금저축보험 신상품이 줄고 있는 것은 연금저축 상품 선택지 자체가 좁아지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저축성보험, 특히 연금저축보험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연금 시장 지탱해온 연금저축보험



소비자 입장에서 저축성보험 신상품 축소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저축성보험의 한 종류인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 상품'이라는 다른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연금저축은 각종 세제혜택을 제공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노후자금 등을 마련토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금융상품이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사가 취급하는 연금저축 상품의 한 종류다. 은행과 증권사도 연금저축 상품을 다룬다. 은행은 연금저축신탁, 증권사는 연금저축펀드를 취급한다.



세제 혜택은 비슷하다. 납입금의 일정 비율만큼 세액공제가 되고 소득세도 환급된다. 투자수익에 붙는 세금은 과세이연도 가능하다. 연금 수령 시기까지 납세를 미룰 수 있다는 말이다. 단 5년 이상 납입하고 만 55세 이상이 되어야만 만기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상품들의 적립 방법은 제각각이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사가 매월 새롭게 산출하는 공시이율을 상품이율로 적용한다. 주로 국고채와 회사채 영향을 받는다. 은행이 다루는 연금저축신탁은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데 두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자보호법도 적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증권사가 파는 연금저축펀드는 펀드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연금저축보험 및 연금저축신탁과 비교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원금 손실 위험도 따른다. 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신탁과 달리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연금저축 상품 10개 중 7개는 연금저축보험이다. 연금저축보험이 연금저축 시장을 사실상 점령했다고 봐도 된다. 전국에 깔린 보험사 영업망이 주효했다. 신탁·펀드 가입을 위해선 각각 은행과 증권사를 찾아가야 하기에 소비자 접근성 측면에서 보험사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작아지는 연금저축보험, 커지는 연금저축펀드



앞으로 연금상품 시장의 앞으로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생보사 저축성보험 신계약액 축소로 연금저축보험 신상품 출시가 주춤하고 있는 데다 2018년초 제도 변경으로 연금저축신탁 신규계약이 현재까지 중단된 터라 수요가 펀드상품에 쏠리게 됐기 때문이다.



2018년 한해 연금저축펀드의 신규계약 건수는 총 11만3347건이다. 전년 6만320건에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연금저축보험은 같은기간 19만3386건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다. 연금저축보험은 2017년 8만3397건을 기록한 뒤로 현재까지 신규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연금저축 가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가 이뤄질 여지가 있다"며 "안전하게 연금 자산을 운용하길 희망하는 가입자 입장에서는 고를 수 있는 연금저축 상품이 펀드밖에 없어 선택지가 줄어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연금시장 내 생보사 역할이 작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금은 어떻게 모으냐보다 어떻게 받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생보사는 종신보험 운용 경험으로 연금 재원을 장기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데 상품 축소로 입지가 작아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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