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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 간다던 게 엊그제인데"…하루 아침에 개미 날벼락
2024/04/16 16:08 한국경제
16일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대비 2.68% 내리며 8만원에 턱걸이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 속에서 삼성전자에 약 한 달 동안 '러브콜'을 보내온 외국인이 '팔자'로 핸들을 돌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2200원(2.68%) 밀린 8만 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로는 힘겹게 8만원에 턱걸이했지만 주가는 장중 한때 7 만94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주가가 장중 8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주가 급락은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약세를 띤 영향으로 풀이된다 . 밤 사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9% 밀린 4679.1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48% 내린 860.01달러에 장을 마쳤고 브로드컴(-2.48%), AMD(-1.81%), 마이크 론 테크놀로지(-0.94%)도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큰 타격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그 간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치던 외국인들이 '팔자'세로 돌아서려는 움직 임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달 19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된 외국인 투자자 의 삼성전자 '사자' 행렬도 약 한 달여 만인 전날 마침표를 찍었다. 다 만 이날은 107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다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가운데 10.5원 오른 1394.5원에 장을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 중 15원 넘게 급등하며 17개월 만에 1400원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장중에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대형 반도체주를 두고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오후 2시30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290억원어치로 가장 많이 팔았고 삼성전자도 28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들의 순매도 1, 2 위 종목도 삼성전자(1179억원)와 SK하이닉스(342억원)로 집계됐다.

외국인 입장에선 환율이 상승 흐름을 보이면 환차손 부담이 늘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 원하겠다는 소식조차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묻혔다.

증권가의 줄이은 낙관에 '10만 전자' 꿈에 부풀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앞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10만원대 목표가 를 제시하며 낙관론을 폈다. 이달 들어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보다 높인 곳만 13곳이다. 이 가운데 제시한 목표가가 10만원 이상인 곳은 11곳에 달한다 .

포털 등의 삼성전자 종목 토론방에는 "내가 꽃게전자(지지부진한 주가 움 직임을 뜻한 표현)를 몰라봤네, 또 나만 속았다", "지난주 삼성전자 판 게 신의 한 수였다", "파랗게 질린 창을 보니 안 판 내 손가락이 원망스럽다" 등 의견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삼성전자는 장 기투자용이니 오늘 하락은 바겐세일"이라면서 '줍줍'(저렴한 값에 매수)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게 포착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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