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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이 설립했던 좋은사람들, 주인 잘못 만나서 결국…
2021/03/24 00:34 한국경제
[ 전범진 기자 ] 코스닥시장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이 결국 상장폐지 위기에 처
했다. ‘애니콜 신화’로 유명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
인 이종현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한 지 불과 2년여 만이다. 이씨 부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여러 차례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을 받아왔다.
한국거래소는 23일 좋은사람들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회사 측이 전날 장 마
감 후 작년 사업연도에 대한 ‘의견거절’ 감사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다. 감사를 맡았던 한올회계법인은 “회사의 자산 취득·처분, 매출
채권과 미수금, 수수료 등 회사의 다수 거래와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
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일부 자금 거래와 관련해 자금 출처와
인감 사용, 이사회 개최 등 적절한 내부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의견
거절 근거를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이의신청을 거쳐 상
장폐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좋은사람들은 연예인 주병진 씨가 1993년 설립한 속옷 제조회사다. 개성공단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남북 경제협력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주
씨가 경영권을 매각한 이후 미래에셋 출신인 선경래 지앤지인베스트 회장의 손
을 거쳤다. 이 대표는 자신이 지배하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을
통해 좋은사람들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무자본 M&A 방식으로 상장사를 인수하고 회삿돈을 유용하는 ‘
기업사냥꾼’이라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사기극으로 드러난 라임 펀
드 자금이 좋은사람들 인수 자금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라임 펀
드 관련 에스모 동양네트웍스 등을 지배했던 이모 회장이 깊숙하게 연루돼 있다
는 후문도 나왔다.
이 대표가 실권을 장악한 뒤 좋은사람들 실적은 급격하게 고꾸라졌다. 좋은사람
들은 2018년 영업이익 25억원을 냈지만 2019년 영업손실 87억원을 기록했다. 지
난해에는 손실이 233억원으로 급증했다. 주가도 급락했다. 2019년 6000원대에
최고가를 찍은 후 현재 1055원까지 떨어졌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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