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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 라면값 인상 비판했다 역풍...일부 소비자 "올릴만하다" 옹호
2021/08/04 13:32 뉴스핌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오뚜기(007310)의 라면 가격 인상을 비판한 소비자단체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이를 비판하고 옹호하는 반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3년 간 라면값을 동결해온 오뚜기에 대한 팬심 때문이다.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물가 대비 라면값 인상 정도는 적정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이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의 인상 결정이다. 이로써 그동안 684원을 유지했던 진라면은 이제 12.9% 오른 770원에 판매된다.

◆소비자단체 vs 오뚜기팬, 라면값 인상 공방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을 놓고 소비자단체와 일부 소비자들의 시각차는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을 비판한 바 있다. 소맥분 및 팜유 가격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하락한 것을 근거로 원재료 가격 변동을 즉각 가격에 반영하는 처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질 때는 꿈쩍하지 않다가 원재료 가격이 평년보다 상승하는 시기를 틈타 가격을 올린 것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뚜기의 가격인상이 다른 라면 제조업체들의 연쇄적 가격 신호탄이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오뚜기 진라면 리뉴얼 제품. [사진=오뚜기] 2020.07.28 hj0308@newspim.com

대표 서민음식으로 꼽히는 라면의 경우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큰 품목이었다. 그런데 이번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기존과 다른 반응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일부 소비자들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 내 소비자 목소리 게시판에 '오뚜기가 만만하냐', '오뚜기는 올려도 된다' 등의 글을 올리며 라면업체가 아닌 소비자단체에 날을 세운 것이다.

이같은 반응에 오뚜기 관계자는 "소비자단체 입장에서 충분히 낼 수 있는 의견"이라며 말을 아꼈다. 과도한 가격 인상이라는 지적에는 "원재료와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포장재, 유통비, 물류비 인상 등 물가상승률과 비교하면 큰 인상폭이 아니다"라며 "인상을 하더라도 다른 품목보다는 저렴한 가격"이라고 했다.

박정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2016년 라면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했을 당시 소비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던 반면, 이번에는 곡물, 팜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 이슈가 있었다"며 "생산 비용을 커버하기 위한 인상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정보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바가 과거 가성비에서 웰빙, 사회적 책임으로 변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에 이어 농심(004370)도 인상...소비자단체, 더 엄격한 잣대

오뚜기에 이어 농심도 최근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이 평균 6.8% 인상된다.

소비자단체는 농심에 더 엄격한 잣대를 내세웠다. 원재료 가격 및 판관비의 증가폭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이 있었던만큼 어려운 시기의 가격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에 의하면 지난해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등의 외부요인으로 농심의 영업이익은 1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4% 증가했다. 이들은 "농심의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총 변동률이 16년 대비 20년 16.6% 상승했으며 이는 동기간 매출 상승폭인 19.1%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어려운 시기 소비자와 고통을 나누며 함께 있어준 국민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가격 인상을 대승적 차원에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팜유나 밀가루 가격 이외에도 라면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 물류비 등 판관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고비의 경우 전체 판관비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며 "최대한 올리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라면업체들의 라면가격 동결 또는 인상 결정이 기업의 사업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면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라면 가격 인상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오뚜기는 농심이나 삼양 등 다른 라면업체에 비해 전체 품목 중 라면의 비중이 낮은 편"이라며 "라면 가격 동결로 줄어든 이익을 다른 품목의 이익으로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이 오뚜기가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심이나 삼양의 경우 라면 의존도가 높아 가격을 장기간 동결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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