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시
짙어지는 경기침체의 그림자…꿈틀대는 금값
2022/06/23 11:53 한국경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값이 꿈틀대고 있다. 주가 급락 시기
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미국 중앙은행(Fed
)이 추가 긴축 조치를 통해 물가 상승을 잡을 경우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
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에 추세 상승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23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1kg짜리 금 현
물 1g 당 가격은 7만6650원을 기록 중이다. 올초 이후 11.17% 올랐고, 이달 들
어서는 3.44%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21.4% 떨어지고, 이달 들어서만 12.9
% 하락했다. 금값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둔화 우려가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22일(현지시간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신속하게 나설 것"이라며 "의도하진
않겠지만 당연히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40년 만에 최고 수
준으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려면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실토한 것이다.
경기침체가 오면 금은 안전자산으로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실제 최근 들
어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금 거래량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3.52%(91.36포인트) 떨어졌던 지난 13일 1kg짜리 금 현물 거래대
금은 159억원을 기록, 거래대금이 직전 거래일의 7배 가량 많아졌다. 올 들어
22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82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
다만 증권가에선 추세적인 상승 가능성엔 의문부호를 달았다. 금은 통화량이 늘
어날 때 실물자산으로 가치가 떨어지지 않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
지만, 반대로 통화량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받기 쉽기 때문이
다. 또 긴축으로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가 없는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증가해 금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기도 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며 금값이 오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Fed의 긴축이 이어지면서 금 가격을 누를
수 있어 금값은 앞으로 상승세보다는 박스권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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