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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온플법 "자기 모순"에 빠진 공정위…野, 공정위 조직개편 우려(종합)
2022/10/07 16:09 뉴스핌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정책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입법 문제까지 파생되면서 공정위로서는 딜레마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정무위 국감은 당초 증인으로 채택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을 두고 시작부터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또 공정위 조직개편의 문제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에 대한 공정위의 봐주기 지적이 제기됐다.

이밖에도 납품단가 연동제 실효성 확보,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의 동의의결,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독과점 우려 등이 거론됐다.

◆ '온플법' 두고 딜레마에 빠진 공정위

이날 공정위 국감에서는 한기정 위원장이 온플법 관련 질문을 받고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온플법이 올해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원하느냐"고 대뜸 물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한동안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논의하시면..."이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07 leehs@newspim.com

바로 직전까지 배달앱 중개수수료 등과 관련해 자율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터라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답을 내놓기가 애매했던 것이다. 여기에 강병원 의원이 쐐기를 박았다. 강 의원이 "공정위원장이 국회를 찾아와서 법안 통과를 사정해도 시원찮을 판에 자율규제에 목매고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대해서도 부정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구글·네이버·쿠팡·배달의민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하는 '갑질'을 규제하는 온플법을 발의했다. 규제 관할권을 놓고 부처 간 기싸움이 벌어지며 입법이 지연됐다.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됐고 새 정부에서는 플랫폼 분야에 자율규제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자기 모순'에 빠지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한 위원장은 "정무위가 뜻을 모아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냐"는 강병원 의원의 질문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줄기차게 플랫폼 분야에서 자율규제 도입을 우선 추진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입법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 "국민이 생명을 잃었는데 축구가 중요한가?"

이날 공정위 국감에서는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 의사를 밝힌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정무위는 앞서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다단계 하도급 구조 문제가 불거진 HDC 현대산업개발을 대표해 정 회장을 이날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정 회장은 지난 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 활동을 위한 해외 출장을 이유로 이날 국감에 불출석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본사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2022.01.17 mironj19@newspim.com

이에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와 정무위를 무시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정 회장이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최대주주이고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번 사안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정 회장을 오는 21일 열리는 비금융분야 종합국감 때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강병원 의원도 "국민이 생명을 잃었는데 축구가 더 중요한지 묻고 싶다"며 "정 회장이 과연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비금융 분야 종합국감 때 정 회장이 출석하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면서 "만일 출석하지 않는다면 여야 간사와 동행명령장 발부 여부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 "사무처 수사전담 조직되면 위원장은 허수아비"

이날 국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공정위가 검토에 들어간 공정위 조직개편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우려를 제기했다. 

공정위는 최근 조직선진화 추진단을 꾸리고 조사와 정책, 심판 기능 분리를 포함하는 조직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공정위 사무처가 조사 전담 조직이 되면 위원장과 위원들이 허수아비가 되고 대통령실에서 사무처에 오더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과 검찰에서 오더를 내리고 사무처장이 대통령실에 보고하게 될 것"이라며 "위원장은 내용을 하나도 모르고 사무처장이 전권을 휘두르면서 공정위를 쥐락펴락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당 박용진 의원도 "정부의 입감에 의해 사정기관으로서의 공정위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국감에서는 과거 공정위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취득 과정을 위법한 것으로 보고 최 회장과 SK에 각각 과징금 8억원씩 16억원을 부과하면서 '주식처분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 등을 두고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한기정 위원장은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한 게 아니라 부작위에 의해 소극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며 독과점 우려를 지적했다. 같은 당 김희곤 의원은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를 시장 변화에 맞춰 개선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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