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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통령선거 유력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최대 후원자는 '조카 부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표가 2005년까지 이사장을 맡았던 정수장학회 관계자와 가족도 유력 후원그룹에 포함됐고, 재계 '은둔 재력자'도 후원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내일신문이 2004~2010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액 정치후원금 명단을 분석한 결과 박 전 대표에게 가장 많은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인물은 박영우-한유진 부부였다.

한유진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번째 부인 고 김호남 여사의 딸 박재옥씨와 한병기 전 유엔대사 부부의 자녀다. 기아차에 시트를 납품하는 대유에이텍과 관계사 대주주인 동강홀딩스는 사실상 박씨 부부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 대유에이텍은 이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주)다스와는 납품으로 얽힌 사이로 연초 박 전 대표와의 가족관계가 알려지면서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돼 한때 주가가 2배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박씨 부부가 박 전 대표에게 제공한 정치후원금 총액은 3600만원. 박씨와 한씨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800만원씩을 후원했다. 다만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2008~2009년에는 후원을 건너뛰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은지원 부친도 후원 =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주)EG 회장은 2006년과 2007년 500만원씩을 후원했고, 가수 은지원씨의 부친으로도 유명한 '고종사촌' 은희만씨도 2008년 500만원을 내놨다. 은씨는 박 전 대통령의 누나인 박귀휘 여사의 아들이다. 고 육영수 여사의 문중인 옥천 육씨 대종회 회장인 육만수 (주)청학산업 회장도 2008년 400만원을 후원했다.

정수장학회 관계자들도 박 전 대표의 유력 후원 그룹이었다. 단독으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낸 김삼천 전 (주)방림 상무는 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2004년과 2007년 이외에는 매년 500만원씩 후원했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가족까지 후원대열을 동참시킨 케이스다. 그는 2008년과 2010년 각각 개인 최대한도인 500만원을 후원했고, 2008년에는 부인과 3명의 자녀가 각각 500만원씩 내놔 가족전체 후원금이 3000만원에 달했다.

재계의 '숨은 큰손'도 박 전 대표의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대와 장학사업을 위해 1000억원대의 재산을 기부한 송금조 (주)태양 회장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00만~500만원을 기부했다. 송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아 엘리펀트 유전 대박 이후 '검은 황금의 사나이'로 불리는 남승현 마주코통상 회장 겸 남촌CC 회장도 2008년부터 매년 개인한도인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지난해 2월 자산 1000억원대의 전남 여수 성심종합병원을 사회로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박순용 전 이사장도 눈에 띄는 후원자다. 대구지역 재계에서는 조종호 전 극동버스 대표이사와 정도철 상신브레이크 전 대표이사가 동참했다.

◆황제테니스 논란 선병석 전 회장 1500만원 = 재벌가 자제들의 주자조작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된 선병석 전 뉴월코프 회장도 거액을 내놨다. 선 회장은 전 서울시테니스협회장으로 2006년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황제 테니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정치인들도 주목을 끌었다.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08년 자신의 부친과 부인 명의로 1000만원을 후원했다. 자신은 후원금을 내지 않았다. 현직 국회의원 중에서는 김태환(2007년 300만원), 허태열(2008년 500만원), 현기환(2007년 300만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전직 의원은 김윤식(2006년 200만원), 김재원(2008년 500만원), 김학원(2007년 200만원), 신영균(2008· 2010년 1000만원), 심재엽(2010년 500만원) 등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