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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일성신약,對주주 관계개선-메리츠화재,지주사 준비]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메리츠화재, 일성신약, 대신증권, 코리안리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주가 안정 목적 외에 각자 또다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항생제와 비만치료제 등을 주로 생산하는 제약회사 일성신약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우리투자증권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자사주 매입 예상액 200억원은 일성신약의 자본금은 133억원의 1.5배에 달하며 최근 3년간 자사주 매입금액(44억3000여만원)의 4배를 넘는다. 또 일부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겪은 후 지난해 발표했던 자사주 매입 계획이 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일성신약이 소액 주주들과의 마찰 대신 우호적인 관계를 계획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왕성한 유가증권 투자로 널리 알려진 일성신약은 삼성물산 지분 3%대와 KT, 삼성카드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15일 기준으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9조2700억원대인점을 감안하면 일성신약의 삼성물산 지분가치는 2700억 ~ 2800억원대에 달한다. 이는 일성신약 시가총액(303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유가증권 투자가 많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순익 감소가 예상되는 일성신약이 영업익 범위(2006년 211억원, 2005년 199억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 13일 530억여원을 들여 569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그룹의 큰 그림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영증권은 "현재 메리츠화재가 보유중인 자사주 4.33%에다 이번 자사주 매입 후 총 8.93%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회사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설립시, 메리츠화재의 특수관계인 지분율 22.64%를 고려할 때 지주회사의 메리츠화재 지분 30% 이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말 주가안정을 목적으로 459억원을 투입, 200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결정한 상태다. 자사주 매입에 대해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인한 주가 안정 △주주가치 제고 △우리사주조합 매각(무상출연) 주식 확보 등 복합적인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최대주주의 지분이 다소 취약한 대신증권이 지배권 확충도 모색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대신증권 지분은 6.68%(보통주 기준)로 사주조합 5.21%와 우호주주 스팍스 에셋 6.08%을 합치더라도 20%를 밑도는 수준이다.

269만여주(284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사들일 계획인 코리안리는 지난해 신영증권과 했던 주식 맞교환분을 보충하는 것도 매입 목적의 하나로 거론된다. 지난해 신영증권은 코리안리의 주식 150만주를 매입하고 코리안리는 외인 주주가 매각한 신영증권 주식 30만주를 사들인 바 있다.

대우증권은 "자사주를 사들이는 기업 대부분은 회사에 상당액의 돈을 유보해둔 경우가 많다"며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상황이라면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와 지배력 확충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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