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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피용익기자] 삼양식품(003230) 주가가 연일 강세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상한가 다섯번을 기록하며 26일에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종가는 3만6050원. 이는 지난 13일 저점 대비 152.10% 급등한 수준이다.

그러나 주가 급등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주가급등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회사측으로부터는 "이유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

증권가 전문가들조차도 삼양식품 급등 원인에 대해 명확한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펀더멘털 상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로 촉발된 이른바 `삼양식품 주식사기 운동`이 주가 상승의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고 있는 삼양식품 주식사기 운동 말고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실제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통해 개인들의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촛불집회 영향이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촛불집회로 촉발된) 분위기로 인해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식사기 운동만으로 상장기업의 주가가 열흘새 2배 넘게 오를 수 있을까.

우리투자증권 최 애널리스트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삼양식품은 대주주 지분이 70%에 달해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이라며 "또한 시가총액이 2000억원대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주식 사기 운동에 주가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라면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삼양식품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경쟁사인 농심의 라면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이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만으로는 주가 급등을 설명하기엔 불충분하다.

우리투자증권의 최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라면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것은 1위 업체인 농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유 애널리스트는 "농심 이물질 발견에 따른 반사이익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 정도의 주가 급등을 일으킬만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주식사기 운동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이같은 의견에 전부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사기 운동을 통해 개인들이 정말로 주식을 사는지 안 사는지는 파악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하반기 라면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급격히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양식품 주가는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현재 이 종목에 대해 투자의견이나 적정주가를 제시하고 있는 증권사는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급등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기창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양식품 주가는 펀더멘털로는 설명이 안 된다"며 "비이성적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유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이 좋아서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매도를 고려한다면 지금이 딱 팔기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최 애널리스트도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주가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2477억원, 영업이익 98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액은 3.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9%와 74.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