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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전 201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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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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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95 2014/12/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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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쓰고 수입 과자를 먹으면 대기업도 데꿀멍해 출고가와 통신비를 인하하려 들 것이다. 그렇게 해도 물가를 낮추지 못할 경우, 담합액의 5%를 포상금으로 세파라치를 동원해 유통업계와 식품업계, 통신 3사의 담합을 털면, 잘 되면 산업조직론 교과서에 나올 정부가 될 것이고, 못 되어도 대통령 지지율 정도는 잃지 않을 것이다.” 최경환은 힘없이 말했다. “모두 대기업 낙수효과가 없으면 나라가 망해 그리스가 된다고 하는데, 누가 해외 직구를 권장하고 법인세를 올리려 하겠습니까?” 허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대기업이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영어도 안 쓰는 오랑캐 땅에서 태어나 자칭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사옥 지을 한 자락에 10조를 퍼붓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아파트 명예가 어쩐다는 압구정 졸부들이나 하는 짓이고, 자국 소비자들이 사는 차는 내수용 저질 강판까지 따로 끼우고 옵션 장난질을 하고 해외에선 떨이 판매를 하고 있으며, 학생들 처지를 볼모 삼아 채용 전제형 인턴으로 사기나 치다 고용 늘리라고 하면 임원들이 어디서 미생이나 읽고 장그래 같은 신입이 없다며 헛소리나 하고 있으니, 대체 무엇을 가지고 글로벌 대기업이라 한단 말이냐 국격이 별것이냐? 이제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만들겠다 하면서, 무상보육은커녕 무상급식 하나를 아끼고, 대기업과 땅 부자들 앙앙불락이 두려워 직접세 인상은커녕 애먼 생필품 간접세나 건드리고 단통법이나 만들어 놓고, 국가가 나서서 노동시간을 규제하고 모자란 정규직을 충원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있는 정규직 정리해고 조건이나 완화하고 비정규직은 2년도 모자라 3년으로 늘리고 딴에 애 안 낳는다고 싱글세 물릴 궁리나 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신하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신하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칼로 목을 잘라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칼을 찾아서 찌르려 했다. 최 총리는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허생은 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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