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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곡창지대 '쑥대밭'…식량위기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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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0 2022/06/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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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에 이상기후까지…푸드플레이션 습격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밀·옥수수 수출길 다 막혀
美·아르헨티나, 라니냐로 가뭄 극심…곡물 생산 감소

사진=AP
식량 부족과 이에 따른 ‘푸드플레이션(푸드+인플레이션)’이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로 식량 공급망이 무너진 와중에 폭염 가뭄 등 이상 기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억 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기아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달 말 밀을 시작으로 8월 해바라기씨 등 주요 작물의 수확기를 맞는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제대로 수확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주요 농산물인 밀과 옥수수의 올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35%, 5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군이 흑해 항구를 장악한 탓에 수확한 곡물의 수출도 막혔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90% 이상이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된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수출이 각각 세계 5위(8%), 3위(13%)인 곡물 대국이다.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은 세계 47%를 차지하는 1위다. 코로나19, 중국 봉쇄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해 가뜩이나 곡물 무역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넘게 낮은 이상 현상인 라니냐도 복병으로 떠올랐다. 통상 가을께 시작돼 봄에는 약해지는 라니냐가 올해는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리는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1년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12 1560 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부 옥수수 산지인 ‘콘벨트’의 폭염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수확량이 약  10 % 줄어 세계 밀 생산량도 4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 )과 식량농업기구( FAO )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곡물 부족 사태는  2011 년 ‘아랍의 봄’과  2007~2008 년 식량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식량시장에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발생했다”며 “기아 인구가 지난해 2억 7600 만 명에서 올해 3억 2300 만 명으로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發 곡물값 급등에 라니냐까지…"내년 더 큰 식량위기 온다"
우크라 전쟁에 공급망 붕괴…길어지는 라니냐 '세계 신음'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식량 공급 쇼크는  2024 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 )는 최근 발표한 식량위기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상 기후로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에 파괴된 식량 공급망
올 들어 지난  10 일까지 시카고상품거래소( CBOT )에서 거래되는 7월물 밀 가격은  42 %가량 급등했다. 옥수수와 콩 가격(7월물)은 각각  31 %,  27 % 상승했다. 4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농경지를 버리고 전쟁터나 해외로 떠났다. 그나마 우크라이나에 남은 농부들도 쏟아지는 폭격 탓에 지난 봄 밀과 같은 주요 작물의 파종 시기를 놓쳤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 )는 올해 우크라이나 농경지 중  20~30 %가 파종되지 않거나 수확되지 않은 상태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도 뚝 끊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주된 수출로인 흑해 항구를 장악하면서다. 수출되지 못한 채 창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현재  2200 만t에 달한다. 이 곡물이 이른 시일 내 수출돼야 새로 수확되는 농산물이 온전히 보관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는 8월까지 해상 수출길을 확보하지 못하면 농작물이 (수확되지 못해) 밭에서 썩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화한다”는 세계 각국의 비판이 쏟아지자 일부 우크라이나 항구의 운영을 재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항구 일대의 지뢰를 직접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상 불가능한 단서를 달았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 5월 밀 수출을 금지한다고 선언하는 등 각국은 농산물 수출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소  20 개국이 식량 수출에 제한을 뒀다”며 “식량보호주의가 식량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니냐 충격에 작황까지 부진
라니냐는 글로벌 식량위기를 가중시키는 또 다른 악재다. 라니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져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옮겨가며 발생한다. 이로 인한 대류 변화로 동태평양 쪽에 있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농경지엔 가뭄이 찾아온다. 서태평양 인근에 있는 인도 등은 폭염 피해를 입는다.

올해는 3년 연속 라니냐가 생기는 ‘트리플 딥( triple   dip )’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트리플 딥은  1950 년 이후 두 차례밖에 없었다.  FAO 는 “라니냐가 북반구의 가을까지 지속되고 겨울에 또다시 발생한다면 식량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남서부에서는 가뭄이  20 년 이상 이어지는 ‘메가드라우트( megadrought· 초장기 가뭄)’가 나타나고 있다.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는 “ 1200 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올해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 대비  4.3 % 줄어들 것이라고 미 농무부( USDA )는 내다봤다.

USDA 는 올해 세계 밀 생산량도 전년 대비  446 만t( 0.57 %) 줄어든 7억 7480 만t에 그쳐 4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봤다. 최대 산지 캔자스주의 가뭄으로 미국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경질붉은겨울밀의 올해 수확량은  21 % 줄어들 전망이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도  121 년 만의 폭염 탓에 올해 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 %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 EU )의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프랑스는 매년 밀  3500 만t을 수확해 이 중 절반을 수출해 왔다. 세계 1위 콩 수출국인 브라질에선 이미 수확량 감소가 현실이 됐다. 지난달 셋째주까지 브라질의 콩 생산량은  45 5000 만부셸로 전년 동기 대비  10.4 % 감소했다.

가뭄은 육류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캐나다와 영국, 남미 등지의 축산 농가들은 식육용 가축의 조기 도살을 고려하고 있다. 가뭄으로 목초지의 풀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서다. 목초지의 풀을 대체할 사료 역시 가뭄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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