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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력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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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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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09 2006/03/1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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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펀드매니져의 고백 stockistry(kfsbpark)



이런 고백을 하는 심정은 매우 착잡하다.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에 대한 질타는 스스로 깨끗지 못하면 결국 자가당착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인터뷰에 그나마 응할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스스로 증권계의 일익을 담당할 때 마지노선과 같은 최후의 양심선만큼은 굳게 지켰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나 역시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그 모든 파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내 자신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이 인터뷰가 이뤄졌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미리 밝히고 싶다. 무엇을 들춰내는 것은 개선이 뒤따르지 않을 때 종종 천박한 흥미거리가 되기 쉽다.

나는 사태가 그런 식으로 봉합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일선에서는 일단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나의 일터는 그곳 증권계이며 꾸준히 노력해 내 꿈을 펼 곳도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정직하게 살기를 원할 것이다. 우리나라 증권시장도 그런 정직한 사람들이 모여 최소한의 룰만큼은 지켜지는 광장이 되었으면 한다.

펀드매니저의 모럴 해저드는 심각한 수준이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다. 모든 종류의 모럴 해저드에는 당사자의 부도덕성과 함께 그 부도덕성을 조장하는 ‘객관적인 원인’들이 있는 법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우선 재량권이 없다. 하나의 펀드를 최소한 3년 이상 자신의 전적인 책임 하에 운영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에는 진정한 의미의 펀드나 펀드매니저가 없다.

인센티브제가 정착되지 않은 것도 펀드매니저의 도덕적 불감증을 부르는 요인 중 하나다. 더 정확히 말해서 펀드매니저의 진짜 실력을 평가할 기준들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산출할 수 없는 것이다. 투신사나 뮤추얼펀드의 사장들이 매우 ‘시혜적인 입장’에서 임의로 쥐어주는 돈을 ‘인센티브’로 부르기는 어렵다. 그것은 차라리 보너스나 격려금으로 보아야 한다.


부도덕 조장하는 객관적인 원인들

펀드매니저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액의 보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A급 펀드매니저의 연봉은 7,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사이다. 그리고 일정하지 않은 인센티브가 있는 정도다. 지난해 엄청난 수익을 거둔 일부 뮤추얼펀드사가 자사의 펀드매니저들에게 3억~5억원의 인센티브를 지불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고 그것도 인센티브라기보다 회사의 매출 증가에 따른 보너스의 성격이 강하다.

펀드매니저들은 그래서 늘 ‘전직’을 꿈꾼다. 단기성으로 운영되는 펀드에서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언제든 회사는 성적이 나쁜 펀드매니저들을 ‘자를’ 준비가 돼 있고 펀드매니저 역시 한 회사에 정을 붙이고 눌러앉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

자금의 단기운용 실적에 목을 매야 하는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시황분석이나 종목연구보다 작전성, 투기성 자산운용에 골몰한다. 수익을 내면 선이고 손실을 끼치면 악이다. 그 외의 판단기준은 없다. 손실이 발생했을 때의 책임을 펀드매니저 개인에게 물을 수도 없다. 자산 운용의 결정 과정에서 펀드매니저들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률이 떨어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책임은 결국 펀드매니저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런 착잡한 상황들이 펀드매니저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자리에 있을 때 한몫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고 도덕적 의지가 약한 펀드매니저는 작전세력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버린다. 펀드매니저치고 그런 유혹을 받고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공생하는 증권사 법인영업부와 펀드매니저

그러나 그 모든 열악한 상황이 일부 펀드매니저들의 도덕적 타락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모럴 해저드는 그저 모럴 해저드일 뿐이다. 거기에는 어떠한 변명도 통할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국내의 펀드매니저들은 이 악취 풍기는 모럴 해저드의 늪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심각한 것 중 하나는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법인영업부의 유착관계다. 증권사 법인영업부는 기관의 펀드매니저들을 바라보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주는 물량이 수수료 수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법인영업부에는 팀당 월 수천만원의 ‘접대비’가 할당돼 있다. 이 돈을 누구를 위해 쓰는지는 불문가지다. 펀드매니저의 경조사 부조금, 휴가비, 룸살롱 향응, 각종 상품권, 해외여행비 등이 그 자금을 통해 집행된다. 부끄럽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이런 향응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할 수 없다.

요즘에는 골프장 부킹이 가장 보편적인 ‘향응’의 수단이다. 자기 돈 내고 골프장 가는 펀드매니저가 과연 얼마나 될까. 골프채 선물과 부킹, 골프모임 이후의 술자리까지 증권사에서 도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명절과 개인기념일에 선물을 돌리는 것은 기본 메뉴다.

당장 각 증권사 법인영업팀의 서랍을 뒤져 보라. 각 기관 펀드매니저의 주소와 연락처, 생일 등 각종 기념일, 개개인의 기호와 취미가 적혀 있는 리스트가 발견될 것이다. 이것을 단순히 상거래의 관행으로, 또는 비즈니스의 윤활유로 치부할 수 있을까. 이런 불공정 거래의 대가는 결국 누가 치러야 하는 걸까.

골프가 성행하는 대신 룸살롱 향응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술을 좋아하는 펀드매니저에게는 룸살롱 접대의 ‘약발’이 여전히 먹힌다. 그 풍속도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 우선 강남 1급 횟집에서의 저녁식사. 보통 최고급의 풀코스 요리를 대접받는다. 그리고 바로 룸살롱행이다.

강남 일대에서는 P 룸살롱·W 룸살롬 등이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직원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다. 최고의 미인들이 모여 있다고 알려진 명소다. 악사들을 불러 노래를 즐기고 원하는 사람은 2차까지 나가는 ‘풀코스’다. 강남의 1급 S 요정도 자주 이용되지만, 젊은 펀드매니저들은 이곳을 피한다. 한복을 입은 호스테스와 국악 연주 등이 웬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곳은 주로 간부급들의 회식장소로 이용된다. 물론 그날의 모든 비용은 증권사측에서 부담한다.

펀드매니저는 때로는 재정경제원이나 금융감독원 등의 관료들과도 골프를 친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펀드매니저가 관료들과 골프를 쳐야 하는가.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고급정보를 얻기 위한 루트로 활용한다고 쳐도 거기서 얻는 고급정보는 시장의 자유거래 질서를 심각히 훼손할 것이 뻔한 일이다.

각 증권사 영업팀과 펀드매니저, 일부 관료들의 학맥을 통한 ‘결탁’을 나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본다. 감독기관의 관료들이 증권계 사람들과 술 먹고 골프 치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간 주식시장의 수많은 ‘작전’들이 적발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증권계와 관료들의 ‘친교’와 ’눈감아주기’가 작용했다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각 투신사는 거래 증권사에 대한 주문 집행비율을 미리 정해 놓는다. 기여도에 따라 랭킹을 매겨 주문비율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결정과정 안에는 펀드매니저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며 그 공간이 바로 펀드매니저의 ‘권력’을 잉태하는 텃밭이 된다.

펀드매니저는 증권사 사람들과의 이런 친교를 증권사가 제공하는 ‘고급정보’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런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정보의 유무가 투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사활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급정보의 제공만으로는 펀드매니저를 움직일 수 없다. ‘향응’과 ‘특혜’가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모럴 해저드는 증권사로부터 받는 ‘향응’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 중 상당수는 증권사 영업팀 브로커가 대신 관리해 주는 속칭 ‘모찌계좌(일종의 차명 계좌)’를 갖고 있다. 펀드매니저는 개인 실명으로는 주식투자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 ‘모찌계좌’가 또한 펀드매니저의 모럴 해저드의 온상이 된다. 아니, 그것은 모럴 해저드 정도가 아니라 불법, 탈법 행위다. 모찌계좌를 통해 펀드매니저는 주가조작 세력과 연결되고 자신도 투자를 통해 이득을 얻는다.


관료들과 골프 치는 펀드매니저

일부 파렴치한 펀드매니저는 이 모찌계좌를 이용, 작전 스타트 전에 주요 작전종목 물량을 저가에 ‘분양’받는다. 일정한 수익률 도달시(보통 2~3배) 처분해 현금화하는 것이 관례다. 물론 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다. 해당 펀드매니저가 컨트롤하는 종목 외에 다른 작전종목도 상호 교환방식에 의거, 은밀히 교환된다. 보통 당일 종가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단타를 이용해 차익을 챙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종목의 주가를 의식하며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도 있다. ‘도덕적 타락’의 극치를 이루는 경우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고객이 맡긴 돈을 가로채는 것이나 진배없는 행위다. 주가폭락시 펀드매니저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보다 자기 매매 계좌의 평가손이익에 더 관심이 많은 경우가 허다하다.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도덕적 자질에도 문제가 있지만 실력이나 경험 측면에서도 선진국 펀드매니저들에 비해 그 자질이 현격히 떨어진다. 펀드매니저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 이상의 장기 펀드를 펀드매니저의 책임 하에 운영하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증권사 브로커 등을 지내다 형식적인 관문에 불과한 전문운용인력시험을 패스해 본들 진정한 의미의 펀드매니저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제대로 된 토양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반투자자들의 단기투자 행태가 개선돼야 하며 주식 매매 수수료 수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증권사들의 수익구조 다양화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는 펀드매니저가 되기 전의 ‘historical record’가 매우 중시된다. 보통 애널리스트 과정을 거치고, 소규모 펀드에서 2~3년간 좋은 실적을 쌓은 자만이 대형 펀드의 펀드매니저 밑에서 보조역을 맡을 수 있다. 보조역을 맡은 기간에 자질이 검증된 사람에 한해 진짜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펀드매니저를 키울 토양이 없다

펀드매니저의 ‘historical record’를 통해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매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실적 측정 방법이 정착돼야 한다. 우리나라 펀드매니저의 세계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대 지난 1년 국내 몇몇 펀드매니저들이 엄청난 실적을 냈다고 치자. 그게 과연 펀드매니저의 실력이 출중했기 때문일까. 결단코 아니다. 사상 유례가 드문 그런 장세장에서 그 정도의 수익률을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historical record’를 측정하는 진정한 취지는 결코 결과만 놓고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다. 절대적인 수익률이 문제가 아니다. 수익을 올리기까지의 투자행태와 과정을 면밀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실력을 이렇게 평가하면 표면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펀드매니저가 수익을 많이 낸 펀드매니저보다 더 높은 평점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이름난 펀드매니저는 언론과 소속 회사가 합작해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환상이다. 수익률을 조작해 인위적인 스타를 만드는 것이다. 각 자금운용사들이 ‘스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스타의 ‘조작된’ 실적을 보고 고객들의 ‘눈먼 돈’이 굴러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타들은 종종 펀드를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고 명성만으로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돼 또 다른 펀드를 망친다. 이들에게 펀드를 운용할 전적인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 만큼 책임을 물기도 사실은 어렵다. 하나의 펀드가 망하는 것에는 펀드매니저 위에서 이들을 감독하고 지휘하는 운용사의 경영진에도 큰 책임이 있는 것이다. 투자철학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류에 편승해 펀드를 설정하고 보자는 경영진의 무모한 욕심에도 문제가 있다.

나는 우리나라의 펀드매니저들도 경제연구소 또는 기업심사부에서 애널리스트나 심사역을 최소한 3~5년 정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거친 사람이 소규모 펀드를 운용해 보고 다시 대형 펀드매니저의 보조 역할을 맡는 것이 순서다. 이 과정을 거친 사람 중 가장 자질이 출중한 사람들이 펀드매니저라는 명패를 달 수 있어야 한다.

펀드매니저가 작전세력과 연계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년을 놓고 볼 때 코스닥 시장은 거의 전 종목에 작전세력의 입김이 닿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작전세력으로부터 상당한 유혹과 제의를 받았고 한번은 작전 가입 직전에까지 간 적이 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한 증권사의 영업이사 Q씨는 증권사 고위 간부급으로는 드물게 아직까지 작전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 과거에는 중·소형주 작전에 골몰하다 지난 1년간은 코스닥시장의 작전에 몰입, 엄청난 재미를 본 인물이다. 이런 거물을 그냥 놔두고 30대 펀드매니저 정도나 구속하면서 난리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보스는 살고 ‘히트맨’만 죽는다

마피아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보스는 무슨 짓을 해도 잡히지 않고 경찰이 고작 잡아내는 것은 살인을 직접 저지른 ‘히트맨’들 뿐이다. 작전세력의 뿌리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그 조직의 힘도 대단하다. 작전세력들은 혹 적발되더라도 핵심분자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입을 열지 않는다. 보호해야 할 사람은 끝까지 보호하는 것이다. 또 곁가지로 참여하는 사람은 주도세력이 누군지도 모른다. 이게 마피아 조직이 아니고 뭔가.

이번에 구속된 D투신의 펀드매니저 P씨도 나는 개인적으로 잘 안다. 단죄를 피할 수 없게 됐지만 내가 아는 바 그는 엄청나게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평소 기업 실사를 그처럼 자주 나가는 사람을 나는 보지 못했다. 스카우트와 전직이 유행할 때도 그는 한눈을 팔지 않았던 사람이다. 수년 전 애널리스트 시절 2,000만원 정도의 소액계좌를 운영하며 내게 추천 주식을 문의하던 소박한 증권맨에 불과했다.

그를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단지 생활에 쪼들려 작전세력의 돈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아마도 작전세력의 돈을 받지 않고서도 세종하이테크의 주식을 샀을지 모른다.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자격이 있는 주식이라면 돈을 받고 주식을 매수해 준다 해도 그리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유혹을 받아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심정을 너무도 잘 안다. 그 결단의 순간에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쨌든 그는 받아서는 안되는 돈을 받았다.

그런 사람까지 작전세력의 돈을 받게 됐다는 것은 무엇을 방증하는 것일까. 펀드매니저들의 도덕적 해이가 이미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P씨가 속한 작전세력 외에 상습적으로 작전과 주가조작을 일삼는 작전그룹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이번 사태는 그 흔한 마피아 영화를 재상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과연 잡아낼 수 있을까. 그간의 경험을 놓고 볼 때 나는 그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

다시 증권사 영업이사 Q씨의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는 명문대 출신으로 각 증권사와 투신사에 같은 학맥으로 구성된 자신의 ‘패밀리’를 거느리고 있다. 국내 작전 ‘패밀리’의 인맥은 학연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대학 인맥 외에 과거 일류 상업학교 인맥의 파워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전의 성패는 평소 이 패밀리를 얼마나 탄탄히 꾸려 가느냐에 달려 있다.

증권계에서 학맥이 발휘하는 파워는 대단하다. 나 역시 세칭 명문대 출신으로 각종 모임에 얼굴을 내밀고 있지만 선후배들의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학맥 얽기’는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다. 도대체 학맥이라는 게 뭔가.


작전 패밀리는 해외로 MT도 간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삼삼오오 모여 자기들의 집단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서로 봐주고 끌어주고 잘못을 은폐해 주는 구조는 말단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멀리는 정부의 고위관료들에게까지 연결돼 있다. 내 말을 정면으로 부정할 증권맨들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무슨 자유경쟁이 있겠는가. 어떻게 작전세력의 발본색원이 가능하겠는가. 수많은 작전이 색출되지 않은 이면에는 증권계의 학맥으로 얽힌 ‘돌봐주기’ 백태가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술자리를 자주 갖는 것은 물론이고 가끔 해외로 MT를 떠나기도 한다. 증권사 법인영업부 직원, 전주인 사채업자, 펀드매니저, 증권사 브로커, 드문 일이지만 패밀리의 일원이 된 기자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패밀리 구성원의 배신은 곧 파멸을 의미하므로 패밀리의 충성심 관리는 평소 Q씨가 가장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작전이 걸리면 Q씨는 상황판부터 만든다. 작전종목 선정-매집-물량 분양-1차 가격상승 유도-2차 가격상승 유도-물량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일목요연한 도표와 그래프로 처리된 상황판이다. 이 상황판에 작전 변경을 위한 붉은 줄이 많이 그어질수록 작전은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작전의 총책임자는 실패할 확률의 극소화를 위해, 그리고 만에 하나 적발시 핵심 패밀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종목 선정은 그래서 중요하다. 상장된 대형주들은 아예 작전권 밖에 있다.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고 팔아야 할 결정적인 순간에 팔 수도 없기 때문이다.

작전주는 그래서 중소형주 중에서 간택된다. 호재성 재료가 있는 주식이면 더 좋다. 좋은 투수가 볼과 스트라이크가 구분이 안되는 제구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좋은 작전주도 일견 탄탄한 재무구조와 호재성 재료,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막판에 의심 많은 개미 투자자를 일거에 따돌리고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 등 과거 약품회사 주식이 작전주의 총아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신약개발 임박 등 제약회사 특유의 성장성을 교묘하게 선전, 잘 모르는 투자자들이 대거 추격 매수에 나선 탓이다. 제약회사 신약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복잡한 수익구조를 가진 벤처기업의 주식이 새로운 작전주의 소재로 떠오른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이다.

매집은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 생명이다. 매집 단계에서 비밀이 새면 작전은 실패다. ‘쫀찌(추격매수·따리)’를 붙는 투자자로 초기단계에 주가가 뛰어버리기 때문이다. “작전은 아들에게도 알리지 않는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여러 증권사에 분할해 주식을 매집하고 혹시 ‘쫀지’를 붙는 낌새가 보이면 보유 주식을 신속히 팔아치워 추격매수자들에게 겁을 준다.

1차 가격상승을 유도할 때 펀드매니저는 1차 물량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면 우선적으로 자신의 모찌계좌에 있는 주식을 처분한다. 혹시라도 꼬리가 잡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작전세력이 퍼뜨리는 루머가 나돌기 시작한다. 주식이 세차게 올라가기 시작하면 개미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인다. 추격매수자가 늘면 한차례 세차게 끌어내리기도 하고 다시 거센 속도로 주가를 올리기도 한다.


철저한 회수 메커니즘, 전주들에게 손해란 없다

주가가 상황판에 설정돼 있는 최고치에 달했을 때 작전세력은 철수(매도)를 준비한다. 매도는 매집의 역순이라 보면 된다. 자기들끼리 은밀하게 사고 팔면서 조금씩 매수 주문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때 펀드매니저는 2차로 물량을 받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펀드매니저는 물량 1만주에 8,000만~1억원 정도의 사례금을 받는 것이 관행화돼 있다.

작전세력이 모두 철수하고 나면 그 ‘바가지’의 대부분은 영문을 모르는 개미들에게, 일부는 돈을 받고 물량을 받은 펀드매니저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작전’의 고전적인 패턴이고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다.
작전에 참여한 패밀리는 어떻게 돈을 나눌까.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주식이 500%의 수익률을 내 5만원이 됐다고 치자. 그 중 평균 300%는 작전의 총책임자인 주포의 모찌계좌로 들어간다. 60% 정도는 대량매매를 맡은 증권사 브로커의 수수료 수입으로, 50% 정도는 주가 조종을 위해 수시로 팔고 살 때 필요한 관리계좌 비용으로 들어간다.

돈을 댄 전주에게는 보통 90% 정도의 약정수익이 돌아간다. 전주의 계좌를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전주는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 전주가 담보를 잡고 돈을 댈 때는 1주일에 약 2% 정도의 이자를 받을 뿐 작전이 성공한 데 대한 특별한 대가는 받지 않는다.

일반 투자자들은 설사 작전이 실패했을 때라도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 돈을 댄 전주가 원금을 찾기 위해 하한가에라도 보유 주식을 무조건 팔아치우기 때문이다. 전주는 통상 50억원 이상 거액의 작전자금을 대는 만큼 그 회수 메커니즘 역시 매우 철저하고 빈틈이 없다. 특정 주식이 별다른 이유 없이 하한가 행진을 하는 이유 중에는 작전이 도중에 실패한 후 전주의 원금 회수로 인한 경우가 많다.

각 증권사나 투신사의 애널리스트들도 종종 작전세력에 가담한다. 이들은 작전이 시작되기 전 증권사의 작전 브로커나 해당기업의 오너, 또는 자금담당자들과 담합한다. 해당기업의 경영진들은 기업 IR를 실시해 펀드매니저의 기업 방문을 유도하는 일방, 작전이 시작되면 애널리스트들로 하여금 유리한 리포트의 생산을 유도한다. 작전 성공시에는 성공 보수를 받고 지속적인 연계와 협력, 공생관계를 약속하기도 한다.

최근 각광받는 코스닥의 ‘쪽집게 도사’ 애널리스트들도 일부는 작전세력과 깊은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며 아마 가슴이 뜨끔해질 애널리스트가 분명 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작전세력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쪽집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일반 투자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도대체 기업의 내재가치나 성장 가능성은 주식투자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이런 작전세력들 때문에 진짜 실력있는 벤처기업들의 주식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상실하고 만다. 시장 침체의 방지를 위해 이런 악습들은 덮어두고 가야 한다고 강변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많다.

작전은 그러나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크다. ‘패밀리’끼리 혈서를 써가며 맹약을 하지만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약속을 지키기는 지난한 일이다. 불법, 부도덕한 비즈니스를 매개로 맺어진 조직이니만큼 서로간의 신의를 100% 확신할 수 없다. 돈을 ‘먹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는 설정돼 있지만 이 목표를 ‘절대적인 가치’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카리스마가 필요한 것이다.

이들 ‘패밀리’가 직면한 문제는 두가지다. 첫째, 최초 작전이 개시됐을 때 비밀을 얼마나 확고히 유지할 수 있겠느냐다. 작전 진행 초기 절대적인 보안이 성패를 좌우하지만 패밀리에 속한 구성원들이 그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밀을 지켰을 때의 이익이 깼을 때의 이익보다 최소한 커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필요로 한다.

두번째 문제는 작전 가담자들조차 작전의 성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작전이 중간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면 작전 종료 전에 ‘딴 주머니’를 차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설혹 작전에 차질이 없다 해도 패밀리의 일원들은 ‘딴 주머니’를 찰 때 생기는 금전적 유혹에 끊임없이 시달리게 된다.

차명계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작전 대상주가 상승하기 직전 주식을 매입, 최고의 가격에서 팔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아이러니는 ‘패밀리’ 구성원의 이런 배신 때문에 작전 전체가 실패로 돌아가며, 개개인이 더 많은 차익 실현을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작전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진다는 점이다.

이런 고전적인 작전 패턴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수법이 기존의 수법들을 대체하고 있다. 이들의 타깃은 주로 코스닥시장에 진출하는 신생 기업들이다. 창업 단계 때부터 코스닥 등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이른바 ‘풀코스 작전’이 그것이다. 이런 풀코스 작전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과거 사채업자들이 대거 창투사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등록된 창투사는 150개가 넘고, 그 외에 사채업자 수준을 넘지 않는 사이비 창투사들을 합치면 그 수를 제대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창투사를 세우면 일단 여러 가지 세제혜택이 있다. 지하에 묻힌 자금을 지상으로 끌어내려는 정부의 고육지책이 작용한 결과다. 겉으로는 번듯한 창투사 간판을 달고 있지만 그 구성원은 벤처기업을 인큐베이팅할 노하우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 기존 사채업자들이 창투사 간판을 달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갈 길은 결국 작전이다.

이들 사이비 창투사들은 기존 증권회사의 전·현직 브로커, 공인회계사,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을 패밀리로 구성, 기성 작전세력들의 ‘사업모델’을 급격히 대체하고 있다. 이들은 회계사를 동원한 재무제표 작성-코스닥 등록-주가 띄우기-주식 처분 등 전 과정을 일괄공정으로 처리한다. 창투사는 과거의 전주 역할을 함과 동시에 주가 띄우기에 적극 개입, 사실상 주포 역할을 맡기도 한다.

창투사는 작전 대상으로 ‘찍은’ 회사가 코스닥에 등록하기 전부터 보유 주식의 일부를 펀드매니저에게 넘긴다. 펀드매니저는 이 주식을 헐값으로 분양받은 대가로 주가 띄우기에 열을 올린다. 자신의 노력으로 주가가 오르면 소득으로 직결되니만큼 물량을 받은 펀드매니저들은 무리해서라도 주가 띄우기에 일조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현재 테헤란밸리 작전세력의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전통적인 작전이 적발 위험이 크고 실패할 확률이 높은 반면 코스닥 ‘풀코스 작전’은 위험도에 비해 수익률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한때 은퇴했던 작전세력의 대부들도 코스닥시장의 열풍과 함께 대거 작전 대열에 컴백하고 있다.


실패하는 작전도 부지기수

이들은 프리 코스닥기업의 대주주, 또는 오너와의 결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세종하이테크의 경우처럼 오너 스스로 주가관리를 위해 작전세력의 힘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작전세력은 코스닥 등록이 임박한 회사를 찾아가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주식을 액면가의 10배 이상으로 공모한 뒤 몇달 안에 주가를 3~4배 정도 띄워주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액면가의 10배 정도에 산 주식을 피라미드 형태로 되팔기를 계속, 주가를 띄우고 자신들도 엄청난 이득을 취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증권사 브로커, 애널리스트들은 고유의 업무를 통해 주포 세력을 돕고 반대급부를 챙기는 것이다.

최근 작전세력들의 새로운 풍속도에는 ‘외국자본’ 흉내내기가 있다. 외국인의 투자성향을 맹종하는 국내 투자자를 비웃기라도 하는 작전 테크닉이다. 과거 국내 증권사들이 운영하던 소위 ‘오프 쇼어’ 펀드를 흉내낸 것으로 작전세력과 사채업자가 공동으로 만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수법은 간단하다. 동남아시아나 바하마 군도, 케이먼 아일랜드 등 조세가 면제되는 곳에 유령 펀드를 세우는 것이다. 이들이 만든 ’가짜 외국자본’이 국내 주식을 매입하면 투자자들은 현혹될 수밖에 없고 작전의 성공 가능성은 비례해서 커지게 마련이다.

과거 국내 유수의 증권사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국내 시장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본 적이 있다. 레버리지를 이용해 이자가 싼 외국은행의 돈을 빌려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지만 IMF 직후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는 바람에 그야말로 혼쭐이 난 적이 있다.

펀드매니저도 문제지만 투신사나 뮤추얼펀드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 나는 이들 회사의 펀드 운용이 사이버 거래를 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고객들이 맡긴 돈을 투자할 때 비싼 수수료를 증권사에 내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는 것이다.


사이버 거래 피하는 투신사들의 담합

거기에는 매우 비열한 야합이 개재돼 있다. 최근 증권사를 만든 한 자산운용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 뮤추얼펀드는 계열 관계 증권사에 투자 주식의 30%를 넘긴다. 그리고 나머지 70%는 국내 A와 B증권사에 물량을 나눠 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A와 B증권사는 이런 물량 위탁의 대가로 이 뮤추얼펀드 계열의 증권사에 자신들이 소유한 투신사의 물량을 넘긴다.

수수료가 정상거래의 10분의 1에 불과한 사이버 거래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자명하다. 정상거래를 통해야만 챙길 수 있는 수수료 이익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수수료를 과연 자산운용회사의 관계 증권사가 챙길 자격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펀드매니저들이 일반거래를 고집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증권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고급정보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각자의 주식을 바터 형식으로 위탁하는 투신사와 증권사들이 무슨 고급정보를 주고받을 동기가 있나.

증권사 설립이 허가된 대투나 한투도 계열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매매하고 이 매매가 저렴한 사이버 거래로 이뤄지지 않는 한 그 대가 없는 매매수수료의 부담은 투신사에 돈을 맡긴 고객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고객의 돈을 자기 돈처럼 생각하지 않는 모든 자산운용회사는 근본적으로 ‘모럴 해저드’에 빠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같으면 그런 회사에 절대로 돈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한 자산운용회사는 비자금 조성 등 다른 목적을 위해 위장 관계사를 세우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부도덕의 극치라 할 수 있다. 과거 건설회사들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사용한 수법들을 고스란히 배워 실천하는 것이다. 고객의 돈을 횡령하는 이런 행위들이 언젠가는 철퇴를 맞을 날이 올 것이다.

주식시장에 관계하는 모든 인력들이 이런 부도덕한, 불법 행위에 맛들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파렴치한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검은돈 축적하기’ 백태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까지 와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주식시장의 검은 세력과 그 동조자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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