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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1월 1만원권 신폐 유통에 맞춰 자동화기기 전면 교체
- ATM 1대 가격 3300만원.."수지도 안남는데 생돈 아까워"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은행권이 내년 1월 신폐유통에 맞춰 자동화기기(CD·ATM) 전면 교체를 준비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번에 들일 비용은 예전 들였던 비용의 약 10배에 달해, 올 상반기 벌어들인 수익의 10% 가량을 쏟아부어여야할 판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내년 1월22일 1만원과 1천원권 신폐 도입에 맞춰 들여야할 비용은 총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출금기(CD)나 입출금기(ATM)은 신권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은행들은 수명이 다한 기기를전면 교체하고, 쓸만한 기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전면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CD보다는 ATM을 더욱 선호하는 추세인데, ATM의 가격이 최근 천정부지로치솟아 대당 3300만원에 달한다. CD는 대당 1000만원 내외. 지폐 인식 모듈을 업그레이드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ATM의 경우 업그레이드 비용은 대당 1000만원이 소요된다. 자동화기기의 핵심부품 대부분이 일본 수입부품인 까닭에 비싸다는 것.

9000대의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060000)은 무려 2000억원을 예산으로 잡아놓은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9000대 가운데 30~40%가 수명이 다해신규로 도입하고 나머지는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면서 "지난 2002년 통합과정에서대량 구매한 적이 있어 다행히 시기가 잘 맞아 예산이 그나마 적게 드는 것"이라고말했다.

농협은 중앙회 7000대, 지역조합 1만3000대를 운영중에 있는데, 지역조합의 자동화기기를 교체하는데 15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스를 통해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이번에 리스료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6900대를 운영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당초 1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봤지만, 최근 너무 과다하다고 판단해 1100억원으로 예산을 책정했다. 우리은행(2100여대)과 하나은행(1700여대)도 각각 700억원, 500억원을 책정해놨다.

은행들은 그동안 신권 발매를 예상해 최대한 신규 자동화기기 도입을 자제해온 까닭에 더 많은 비용을 한꺼번에 감수해야할 처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로 드는 비용을 추산해본 결과 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연합회 주관으로 실무자들이 모여 대책을논의해봤지만 정부의 정책이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비용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은행은 올해 상반기 8조원이란 사상 최대 순익을 내놓고 약 10%를 자동화기기에 투자해야할 상황이다.

특히 자동화기기는 전혀 수지도 맞지 않는 영역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다. ATM은 대당 3000만원이 넘고 관리비도 월 100만원이 들지만 수수료 수입은 월 50만원도 채 되지 않아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차원에서 자동화기기를 줄일 수도 없는 실정.

또 다른은행 관계자는 "일본은 시중은행에 자동화기기를 모두 바꾸도록 유도한 다음 신권을 발행했지만 우리나라는 은행의 입장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1월까지 대응하라'고 통보했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정남석 한국은행 발권정책팀장은"은행들이 7000억원을 말하고 있지만, 어차피 바꿔야할 기기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드는 비용은 전체적으로 2000억원대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 2004년 4월에 신권 유통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은행들이 대비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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