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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최근 은행주의 상승은 담당 애널리스트로서는 감격적이다. 은행주는 4년이라는 긴시간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09년 11월말부터 은행주는 코스피 대비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오면서 2012년말까지 40%포인트 이상 코스피를 하회했다. NIM(순이자마진)의 지속적 하락과 대출증가율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끔씩 터지는 수주산업(조선, 건설) 기업들의 부실화로 인해 충당금 부담을 은행이 계속 짊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 10%를 크게 상회하던 상장은행의 경상 자기자본이익률(ROE)가 6.0% 수준까지 하락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6배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랬던 은행주가 달라졌다. 올 9월말 박스권 상단(0.67배)을 상회한 이래 10월 중순 이후 0.72배까지 상승했으며, 최근 조정을 받아도 0.70배에 머물고 있다. 1년 넘은 은행주 박스권의 상단 탈출은 의미있는 일로 3분기 은행의 양호한 실적기대와 양적완화 축소 연기에 따른 유동성 장세 지속으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코스피 뿐만 아니라 은행주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은행주는 20.3% 상승하면서 코스피를 14.4%포인트나 상회했다.

은행주는 단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약하지만 2014년에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상승여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달러-원 환율 때문이다. 6월말 1163원을 기록했던 환율은 10월말 106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큰 대형 내수주인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환율 방어의지 표명 등으로 환율이 향후 추가적으로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아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 강도는 약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양호한 3분기 실적이 끝나고 계절적 실적 둔화시기인 4분기를 앞두고 은행주에 대한 호재가 많지 않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에는 NIM이 하락세를 멈추고, 대내외 경제성장율 상승에 따른 자산성장 회복으로 핵심이익이 회복되는 상황에서 비용관리가 철저해지면서 ROE가 7% 중순까지 회복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은행주 PBR은 0.8배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

다만 과거보다 위험요인이 많이 줄었다 해도 은행산업의 위험요인을 감안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일부 대기업집단의 부실화 가능성이다. 최근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이러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만약 현실화된다면 은행에 미치는 충격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예의주시 해야 할 요인이다.

은행주가 기조적으로 PBR 1배를 넘기에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PBR가 1배가 넘으려면 ROE가 경상적으로 10% 나와야 하는데, 향후 한국의 명목 GDP증가율이 5% 내외에서 지속될 것이고, 은행의 대출성장도 가계부채 문제로 제약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10% 수준의 ROE는 녹녹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러한 저성장 상황을 타개할 만한 M&A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에 은행주는 시장의 관심을 계속 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M&A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경남은행은 인수자가 적절한 가격에 인수만 할 수 있으면 지역기반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성장의 레벨업을 가져올 수 있다. BS금융은 직접적이든 또는 간접적이든 경남은행 인수와 관련된 가장 유력한 후보여서 투자 유망한 종목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