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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서는 올 들어서만 벌써 2건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기업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은 멍하니 주가하락만 바라볼 뿐이다. 그렇다면 횡령사건이 발생한 기업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작년 한 해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한 21건(20개 회사)의 횡령 사건을 통해 횡령의 사전 징후를 분석해봤다.

◆악화되는 실적=작년 횡령사고가 있었다고 공시한 20개 회사 가운데 2005 회계연도에 흑자를 냈던 기업은 코스프와 뉴보텍 단 두 곳뿐이었다. 나머지 18곳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6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중 9개 회사는 2002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회사 사정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영애 주식회사’ 허위공시로 물의를 빚었던 뉴보텍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연속 흑자를 내며 탄탄한 실적을 보였지만 2006년 들며 급격히 실적이 악화되어 3분기까지 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스프도 같은 기간 6억원 흑자에서 3억원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었다.

◆갑작스런 대표이사 사임=작년의 횡령사고는 전·현직 대표이사 등 회사 임원과 최대주주에 의해 발생했다. 특히 대표이사가 압도적이었다. 회사별 공시에 따르면 20개사 중에 16개 회사가 전·현직 대표이사가 횡령·배임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수시로 대표이사나 주인이 바뀌었다. 카프코는 지난 2004년 2월 이후 대표이사가 9차례 바뀌었는데 이 중 8개월가량 근무했던 대표이사가 횡령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이후 넉 달이 멀다 하고 대표이사가 교체됐던 유아이에너지도 대표이사가 56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했다고 작년 3월 공시했다.

때문에 대표이사나 주인이 자주 바뀌는 회사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무런 설명 없이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 사임’이라는 공시가 나올 경우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회사측이 횡령사실을 파악한 뒤에 공시에 앞서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시큐어소프트는 작년 12월 21일 대표이사 사임 공시를 낸 뒤 닷새 만에 대표이사 횡령사실을 파악하고 공시를 냈다.

◆무리한 사업확장·호재성 공시=사업다각화, 신규사업 진출 등을 명목으로 사업목적을 자주 바꾸는 회사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0개 회사 가운데 HS창투와 시큐어소프트를 제외한 18개 회사는 최근 2년 동안 최소 한 차례 이상 사업목적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5~2006년 코스닥시장에서 테마주를 형성하며 주가 급등의 원인이 됐던 엔터테인먼트, 자원개발·대체에너지·지능형로봇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업체들이 많았다. 엠피오·카프코·EBT네트웍스·디질런트FEF·유아이에너지는 자원개발을, 삼화네트웍스·파로스이앤아이·젠컴이앤아이·JS픽쳐스·뉴보텍·에이트픽스·튜브픽쳐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세종로봇과 라이브플렉스는 지능형 로봇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사업목적을 변경했다.

또 횡령사건이 발생했던 업체의 절반이 넘는 11개 기업이 2005년 이후 2년 동안 최소 한 차례 이상 공시불이행·공시번복 등을 이유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주가 회복도 쉽지 않아=횡령사건이 발생한 기업들의 주가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횡령 공시가 나온 이후 길게는 1년, 짧게는 보름 정도 지났지만 20개 종목 중에서 14개 종목은 17일 현재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디질런트 FEF는 작년 3월10일 횡령공시 이후 24% 떨어졌으며 파로스이앤아이는 9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세니콘은 외부감사 의견 거절로 작년 3월 상장폐지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