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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화폐’된 포인트…반값 항공권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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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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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10 2013/09/0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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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경제’가 급팽창하고 있다. 전 국민이 지갑에 포인트 카드 1~2개 이상 넣고 다닌다.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쌓아 주는 포인트 액수는 매년 수조 원대에 달한다. 단골손님의 발을 묶어 둔다는 전통적 마케팅 개념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통합 포인트와 포인트 교환 서비스의 등장으로 활용 범위도 훨씬 넓어졌다. 법정통화에 이은 ‘제2의 화폐’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근 카드사들의 부가 서비스 축소를 둘러싼 갈등은 소비자들이 포인트에 얼마나 민감한지 잘 보여준다.

포인트는 정말 공짜일까. 포인트의 권리는 어디까지일까. 빠르게 진화하는 포인트 제도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요즘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의 부가 서비스 축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규제로 수익성이 나빠진 카드사들이 작년부터 무차별적으로 혜택을 줄이면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은 모든 신용카드의 부가 서비스와 부가 서비스 유지 기간, 부가 서비스 축소 방법 등을 전수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만 봐도 20개 카드사 대부분이 지난해 이후 부가 서비스를 줄였거나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오는 12월부터 신한LOVE카드의 포인트 기본 적립률을 0.5%에서 0.2%로 낮춘다. 롯데카드도 10월부터 포인트플러스 카드의 롯데홈쇼핑 포인트 적립률을 2%에서 1%로 내린다. 현대카드는 7월부터 전월 사용 실적에 상관없이 적립해 주던 M포인트 제도를 변경해 전월 실적에 따른 적립 기준을 신설했다. KB국민카드는 ‘하나투어 KB국민카드’ 사용자에게 커피 전문점 이용 시 1%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줬으나 12월부터 이를 폐지한다. 씨티은행도 ‘씨티 리워드 카드’ 혜택을 11월부터 축소한다. 기존에 전월 사용 실적 30만~70만 원이면 기본 적립률이 0.75%였지만 이를 0.5%로 줄인다.

소비자들은 카드사들이 후한 부가 혜택을 내세워 가입자를 끌어 모은 후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 규정은 ▷1년간 서비스 유지 ▷해당 상품으로 손실 발생 ▷6개월 전 공지 등 3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카드사가 신용카드 부가 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소비자들은 ‘1년 유지 의무’가 지나치게 짧다고 느낀다. 소비자 불만이 폭발하면서 금감원도 최근 이를 3~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 부가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카드를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010년 말 한국소비자원이 4개 전업계 카드사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25.1%가 신용카드 선택 시 포인트 적립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어 각종 제휴 서비스(19.9%), 카드사 브랜드(21.1%), 마일리지 적립(11.2%), 할부 이자 수수료(8.8%)순이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3월 실시한 조사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신용카드 선택 시 고려 사항을 묻는 질문에 할인 혜택과 포인트 등 부가 서비스를 꼽은 응답자가 48.1%를 차지했다.

카드사 포인트 혜택 ‘반 토막’

포인트로 짭짤한 재미를 본 것은 카드사만이 아니다. 항공사·통신사·유통사 등 거의 대부분의 업종에서 포인트 제도가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통합 포인트 서비스의 선두 주자인 SK플래닛의 OK캐쉬백은 현재 회원 수가 3600만 명에 달한다. 노인과 아이들을 뺀 전 국민이 OK캐쉬백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카드사·통신사·항공사 포인트를 합하면 전체 포인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국내에서 발행된 포인트나 마일리지의 전체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몇 가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작년 초 금융결제원이 낸 ‘국내외 포인트 교환 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는 국내 포인트 발행 규모를 2조3759억 원(2010년 기준)으로 추정했다. 신용카드(20개사)가 1조6223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항공(2개사) 3467억 원, 이동통신(3개사) 3241억 원, 정유(2개사) 838억 원 등이다. 포인트 교환 서비스 업체인 띠앗의 계산은 이를 훨씬 웃돈다. 이 회사가 추정한 국내 포인트 발행 규모는 5조6000억 원(2011년 기준)이다. 항공사가 3조 원으로 가장 큰 차이가 난다. 신용카드 1조5000억 원, 이동통신 5000억 원, 유통 6000억 원 등이다. 5조6000억 원이면 작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273조 원의 0.44%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인트 제도를 처음 만든 것은 미국의 유통 기업 S&H였다. 1896년 이 회사는 자사 잡화점과 주유소 이용 고객에게 거래 금액에 따라 스탬프(1, 10, 50포인트 등 3종류)를 찍어주는 ‘그린 스탬프’ 제도를 도입했다. 1200포인트가 들어가는 스탬프 북 한 권을 다 채우면 전용 매장에서 가정용품 등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포인트 제도의 본격적인 확산을 이끈 것은 항공사들이다.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웨스턴항공이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LA) 구간 승객을 대상으로 ‘50달러 여행 패스’라는 서비스 쿠폰을 발행한 것이 항공사 마일리지의 시초다. 곧이어 아메리카항공이 컴퓨터에 기반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알뜰 소비자들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최고로 친다. 포인트 적립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 업종들은 구매액이 많아야 1~2%를 포인트로 쌓아 주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항공사의 적립률은 10% 안팎이다. 이게 가능한 것은 비성수기에 빈 좌석 등을 활용해 서비스 원가의 추가 부담 없이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의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다.

그룹별 통합 포인트 인기


1984년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를 시행하면서 국내에도 포인트 마케팅이 상륙했다. 금융권에서는 1995년 외환카드의 예스(YES) 포인트가 효시다. 1999년 SK그룹이 OK캐쉬백을 대대적으로 론칭하면서 통합 포인트 시장을 열었고, 이어 주요 대기업들이 계열사들의 포인트 제도를 묶은 통합 포인트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현재 CJ그룹의 ‘CJ ONE’이 1400만 명, 롯데그룹의 롯데멤버스가 2500만 명, SPC그룹의 해피포인트가 1200만 명, GS그룹의 GS&포인트가 1500만 명, 신세계 포인트가 19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포인트 마케팅의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은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다. 그동안 쌓아 놓은 포인트가 아까워 고객 스스로 빗장을 채워 거래 대상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진용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고객과 한 번만 거래하고 끝났지만 이제는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가 중요해졌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이 바로 포인트 제도”라고 말했다.

포인트는 기업에는 언젠가 갚아야 하는 일종의 채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기업은 자사가 발행한 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충당금으로 쌓아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포인트를 보유한 고객이 이를 사용할 때 지급 의무에 무리 없이 응할 수 있다. 적립한 충당금은 회계상 부채로 처리된다. 2008년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유효기간(5년)을 도입한 것도 IFRS 도입에 대비한 조처였다는 분석이다. 기존대로라면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칫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부가 서비스 축소를 둘러싼 논란은 ‘포인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권리가 어디까지인가’하는 복잡한 문제를 건드린다. 기업들이 포인트를 소비자에게 감사 표시로 주는 ‘선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현금으로 적립한 것도 아니고 기업이 마케팅 차원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경품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포인트를 정말 공짜로 얻은 것일까. 경제학자들은 포인트의 숨겨진 비용을 지적한다. 포인트 비용이 이미 상품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비회원들은 포인트 비용이 전가된 비싼 값에 덤터기를 쓰는 구조가 된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이와 다른 관점에서 ‘숨은 대가’를 지적한다. 우선 공짜로 주는 포인트의 반대급부는 고객 충성심이라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는 공짜지만 소비자는 공짜를 제공하는 가게나 제품에 충성심을 지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물쇠 효과가 설명하는 것처럼 소비 동선의 제약도 빼놓을 수 없는 ‘희생’이다.


김대규 서울디지털대 법학과 교수는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일종의 재산권·­­청구권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 그는 “경제적으로 상거래에서 무상 거래는 없다”며 “포인트나 마일리지도 청구 기회를 여러 번으로 나누거나 제약을 가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대가를 주고 유상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이 이를 일방적으로 없애거나 변경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항공 마일리지의 법적 성격과 약관 해석’이라는 논문에서 소비자가 대가를 지급했다고 보는 이유로 ‘상품 가격에 이미 포인트 발행에 따른 비용이 반영돼 있고 소비자가 해당 포인트를 취득하기 위해 경쟁사 대신 해당사를 계속 이용한 것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분명한 것은 포인트 제도가 매일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인트는 처음에는 고객의 발을 묶어 두는 수단으로 출발했다. 한 가게에서 적립한 포인트는 다른 가게의 물건을 살 때 쓸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범용성’이 새로운 트렌드다. 신용카드 포인트만 해도 사용처가 몰라보게 다양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포인트로만 생활하는 것도 가능할 정도다. 그룹 통합 포인트는 수많은 대기업 계열사들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준다.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곳도 나왔다. 이는 포인트가 갈수록 ‘화폐’를 닮아간다는 걸 뜻한다. 포인트의 지급 수단화는 금융 통화 당국이 주시하는 중요 관심사 중 하나다. 포인트의 발행 규모가 커지고 포인트 교환 서비스를 통해 보유 포인트를 한쪽으로 통합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포인트 발행사의 건전성이 중요해졌다. 포인트 집중에 따라 소비자의 리스크가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포인트 발행사의 건전성 규제 필요성을 제기한다.

보통 포인트는 ‘티끌 모으기’로 비유된다. 과연 이렇게 모인 티끌의 힘은 어디까지일까. 최근 획기적인 포인트 활용법이 인터넷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몇 차례 포인트 전환을 거쳐 해외 항공권을 반값에 구매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뜻 믿기 힘든 이 비법은 포인트 교환 서비스인 띠앗에서 현금으로 띠앗 포인트를 구매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두 번째는 확보한 띠앗 포인트를 신세계포인트로 전환(전환 수수료 10%)하는 것이다. 신세계포인트는 다시 삼성카드 포인트로 전환한다. 이때 신세계·삼성 제휴카드가 필수다.

삼성카드 포인트를 또 한 번 스타우드호텔 멤버십(SPG) 스타포인트로 전환한다. 전환 비율은 20 대 1이고 삼성·아멕스 제휴카드가 필요하다. SPG는 W·웨스틴·르메르디앙·세인트레지스 등 수많은 호텔 체인을 거느린 스타우드의 고객 우대 프로그램이다. 포인트 유효기간이 없고 혜택이 좋아 큰 인기다.

알뜰 고수들만 아는 특급 비법


마지막 단계는 SPG 스타포인트로 spgflights.com에서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코노미 좌석은 반값, 비즈니스 좌석은 4분의 1까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 유류 할증료와 세금, 포인트 전환 기간, 취소 수수료 등은 따로 고려해야 한다.

이 비법이 처음 공개된 곳은 인터넷 카페 ‘스마트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스사사)’이다. 현재 14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스사사 게시판에는 포인트 고수들의 숨겨놓은 정보가 쉼 없이 올라온다. 이 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편도신공’과 ‘한붓그리기’다. 모두 각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상용 고객 우대 제도(Frequent Flyer Program)의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다. 많은 항공사들이 항공 동맹체를 결성해 마일리지를 서로 나눠 쓸 수 있게 됐지만 상용 고객 우대 제도는 여전히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편도신공은 대한항공 마일리지에 적용된다. 외국에서 제3국을 갈 때 대한항공의 직항편이 없어 인천공항에서 환승해야 하는 것을 스톱오버(stopover: 24시간 이상 중간 체류)로 활용해 두 번째 여정을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설 연휴에 일본에 갔다가 귀국한 뒤 추석 연휴에 다시 홍콩을 방문하는 게 가능하다. 일본→한국 편도와 일본→한국(스톱오버)→홍콩 구간은 똑같이 2만 마일(평수기)이 필요하다. 스톱오버는 발권일부터 1년까지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한붓그리기가 인기다. 같은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들을 이용해 한국→일본→중국→한국 식으로 여러 국가를 일주 형태로 여행할 때 도움이 된다. 전체 비행 거리를 합산해 일괄 공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각각의 국가를 왕복 여행할 때보다 마일리지가 덜 든다는 게 장점이다. 스타얼라이언스는 세계 3대 항공 동맹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서 다양한 나라를 오랜 기간 둘러보고 싶을 때 효과적이다.

한때 기업들은 고객들이 포인트를 덜 쓰는 게 이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포인트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인 기업이 적지 않다. 업계 전문가는 “물이 고여 있으면 썩는 것처럼 포인트도 적립하고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포인트가 잘 순환하지 않으면 기업은 곧 소비자들에게 잊히고 만다”고 말했다. 이진용 교수는 “과거에는 누가 포인트를 많이 쌓아 주느냐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누가 더 포인트를 쉽게 쓸 수 있게 해주느냐가 경쟁 포인트”라고 말했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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