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pool

대학생 김모(19)씨는 지난해 휴학을 하고 잠 자는 시간만 뺀 17시간가량씩 매일 게임을 하다 극심한 피로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단순한 게임중독이 아닌 원활하지 못한 가족관계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등이 동반된 '게임 과몰입' 진단을 받았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7조원을 넘어서며 게임중독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수만 50만여명에 달한 가운데 이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잇달아 문을 열며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 중앙대병원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문을 연 후 지난해 12월에는 전주시 전북디지털산업진흥원에 호남권 센터가, 지난 7일에는 부산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영남권 센터가 문을 열었다. 게임 과몰입은 다양한 원인으로 게임에 중독된 상태를 말하며 다른 질환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 교수는 "게임 과몰입은 단순히 게임에 중독된 게 아니라 다양한 원인이 작용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충동조절장애 등 공존질환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공존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치료센터는 게임업계의 자발적인 기부로 운영되는 만큼 저소득층 외에 일반인들에게까지 치료비 혜택이 주어져 치료의 문턱을 낮췄다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뇌 기능 검사에 들어가는 치료비용의 경우 일반 환자는 50%가 지원되며 저소득층에는 더 많은 지원 혜택이 돌아간다.

센터에는 정신과 전문의, 정신보건 임상 심리사, 상담사 등 10여 명의 전문가가 상주해 약물치료, 미술치료, 심리상담 및 가족치료, 가상현실치료, 운동치료, 놀이치료, 가정방문치료를 시행한다. 방문치료의 경우 보통 8주에서 1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상태가 심각한 경우 기본적으로 4주 입원치료가 권장된다. 대다수의 청소년 게임 과몰입 환자들이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만큼 가급적 부모와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되며 부모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자녀와 함께 부모도 치료를 받는 가족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한 교수는 "게임 과몰입으로 생겨나는 사회적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 있으며 자녀뿐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가족이 함께 상담을 받아야 치료 효과가 크다"며 "문제가 된 부분을 도려내는 것보다 스스로 가진 치유력을 높여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그 치유력을 높여주는 것에는 가족의 사랑만한 게 없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