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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32 2024/02/03 20:39
수정 2024/02/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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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유경 식약처장, 제약바이오 CEO와 제약산업 발전 방향 논의

식약처, 2024년 식약처장-제약바이오 CEO 조찬 간담회 개최
  
규제혁신 2.0 성과, 올해 주요 정책 추진 방향 등 설명
 
제약바이오협회, 제약바이오산업 발전 위한 기술 및 정책 제안 발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제약바이오 CEO가 함께하는 '2024년 식약처장-제약바이오 CEO 조찬 간담회'를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오늘(2일) 개최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식약처 의약품 분야 정책 추진 방향을 업계와 공유하고 제약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오유경 식약처장,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제약바이오 CEO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2.0 성과, '약사법' 개정 사항, 의약품 분야 주요 정책 추진 방향 등을 업계에 설명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업과 함께 연구한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유망기술 및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이후 주제에 대한 참석자 간 토론이 진행됐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정부의 제약바이오 산업육성 의지를 업계에서도 체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면에서 이번 간담회는 업계와 식약처가 제약바이오 중심 국가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을 한자리에서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밝혔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올해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낡은 규제는 고치고 신기술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새로운 규제는 신속히 도입하는 등 규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라며 "업계도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식약처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파월 5일 방송 출연 메시지 주목


한·미 증시위험 제로 유지

이번주 주요국 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Fed· 연준) 의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매파적 언급을 지속할지도 관심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5.52% 급등한 2615.31에 마감했다. 이번주 코스피는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일단락되고, 설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상승 후 차익 실현 욕구가 겹치는 점도 관망 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주요 빅테크의 호실적이 증시를 끌어올린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실적 장세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탄탄한 고용시장 지표가 발표되면서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4일 오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은 5일 오전 9시)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하는 파월 의장의 '입'에 시장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의 연장선상에서 매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매일경제와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AI ) 기반 주식 위험 관리 지수 '붐&쇼크지수'는 동학개미용 국내판, 서학개미용 미국판 위험도를 모두 지난주와 동일하게 0으로 유지했다.


스탠퍼드 연구진 “여성이 남성보다 자가 면역질환 가능성 높아”

인간의 성염색체인 X염색체(왼쪽)와 Y염색체.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Y염색체를 완전 해독해 남녀 간 질병 차이를 밝힐 전기를 마련했다. /SCIENCE SOURCE

여성이 남성보다 면역 시스템이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질환에 거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셀 저널에 발표된 스탠포드대 하워드 창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여성이 가지고 있는 X염색체에 작용하는 특별한 분자들이 때로 면역 시스템 교란을 일으켜 면역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는 22쌍 동일한 염색체를 갖고 있고, 23번째 쌍이 다르다. 여성은 X 염색체가 두 개, 남성은 X와 Y다. Y는 남성 생식기 발달로 이어지고, 여성의 X 염색체 두 개 중 한 개는 ‘스위치 오프’ 상태가 된다. 남성에 비해 X 염색체가 두 배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하나가 일종의 침묵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Xist라는 분자가 두 번째 X 염색체에 달라붙는다.

문제는 두번째 X 염색체 상 유전자가 Xist의 통제를 벗어나면 단백질 과잉 공급을 야기하고, 일부 독성을 가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루푸스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쥐에서도 인간과 비슷한 면역 질환 발병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실험을 통해 수컷 쥐를 유전 조작해 Xist 분자를 생성하도록 했더니 자가 면역 질환을 겪는 확률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펜실베니아대와 UCLA 연구진도 창 박사의 가설에 일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Xist라는 분자와 자가 면역질환의 높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식약처 소관 법률 개정안, 1일 국회 본회의 통과

식의약 분야 안전관리 강화, 환자 치료기회 확대 전망
  
의약품 시판 후 안전관리 제도 재심사, 위해성 관리제도 일원화



약사법, 첨단재생바이오법 등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법률안이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식약처는 식의약 분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환자 치료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한 법률을 이달 중 개정‧공포할 예정이라고 같은 날 밝혔다.

이번 약사법 개정으로 의약품 시판 후 안전관리 체계 정비, 의약품 자료보호 제도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신약 등 시판 후 안전관리인 재심사 제도와 위해성관리제도 적용 대상(신약, 희귀의약품 등), 조치 내용(시판 후 조사) 등은 중복되는 측면이 있어 위해성관리제도로 일원화해 관리된다. 

식약처는 업계의 자료 제출 부담이 해소되고, 의약품 전주기 안전관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의약품 자료보호제도는 최초 개발자가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료(임상시험자료)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의약품 재심사 제도를 통해 운영됐으나 별도로 법적 근거가 신설됐다. 

의약품 자료보호제도 근거를 마련해 신약 등 개발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의약 지식재산 보호 체계를 확고히 하고, 국내 제약산업 연구개발 역량이 증진될 수 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기준과 유사한 수준의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은 인체세포 등 관리업으로 허가받은 게 인정된다. 

식약처는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이 환자로부터 유래한 세포를 단순분리, 세척, 냉동, 해동 등 최소 조작해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원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며,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을 활용한 환자의 치료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약세 머무른 제약업종, 상위 종목 견인에도 시총 규모 위축

119개 종목 전체 시총 46조8061억 원·1.0%↓…95개 종목 역성장
  
HLB·셀트리온제약 두 자릿수 증가 불구 약세…피씨엘 '반토막'



 코스닥 제약업종이 시가총액 규모 상위 종목의 두 자릿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시총 규모가 위축되고 말았다. 코스피 의약품업종이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위 종목의 견인으로 업종 전체는 성장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메디파나뉴스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코스닥 제약업종 119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1월 31일 46조8061억 원으로 전월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47조2926억 원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4865억 원이 줄었다.

업종 내 시총 규모 1위 종목인 HLB와 2위인 셀트리온제약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전체 종목 중 95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감소하면서 업종 전체 규모도 줄어들고 말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의약품업종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상승세에 힘입어 업종 전체 규모가 성장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HLB가 12월 28일 6조5552억 원에서 1월 31일 8조8500억 원으로 35.0%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2조2948억 원이나 늘었다.

이어 셀트리온제약이 10.7% 증가한 4조442억 원을 기록했으며, 휴젤은 1.3% 감소한 1조8261억 원, HLB생명과학이 38.1% 증가한 1조6102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천당제약이 20.0% 감소한 1조4071억 원, 씨젠이 10.5% 증가한 1조3213억 원, HK이노엔이 5.7% 감소한 1조1870억 원, 에스티팜은 8.7% 감소한 1조1643억 원, 케어젠이 22.0% 감소한 1조1522억 원, 파마리서치가 3.8% 감소한 1조867억 원, 에이비엘바이오가 10.6% 감소한 1조536억 원, 차바이오텍이 6.7% 감소한 1조289억 원으로 1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규모 1조 원 이상 종목은 총 13개였으며, 이 가운데 4개 종목이 증가하고 9개 종목은 감소해 상위 종목 역시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시총 규모 1조 원 미만 종목에서는 하이텍팜이 661억 원에서 917억 원으로 38.6% 증가해 가장 크게 늘었으며, 코오롱티슈진이 29.6% 증가한 8499억 원, 아이큐어가 23.2% 증가한 967억 원, 애니젠이 20.8% 증가한 1054억 원, 바이넥스가 14.7% 증가한 3262억 원, 동국제약이 10.8% 증가한 7963억 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또한 알피바이오가 7.5% 증가했고, 한국유니온제약 6.5%, 녹십자웰빙 6.0%, 코오롱생명과학 5.3%, 바이오플러스 3.3%, 제놀루션 3.3%, 한국비엔씨 2.6%, 쎌바이오텍 2.2%, 코미팜 1.9%, 티앤엘 1.9%, 대한약품 1.6%, 동구바이오제약 0.7%, 코아스템켐온이 0.1%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대로 보령바이오파마의 인수에 나섰던 피씨엘이 12월 28일 1847억 원에서 1월 31일 873억 원으로 52.7%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피씨엘은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해 시총 규모가 절반 이하로 위축되고 말았다.

이어 펩트론이 40.0% 감소한 4981억 원, 보로노이가 36.4% 감소한 5976억 원, 엔케이맥스는 31.5% 감소한 1769억 원, 올리패스가 31.3% 감소한 163억 원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인벤티지랩이 29.3% 감소한 1040억 원, 에스바이오메딕스가 25.3% 감소한 974억 원, 테고사이언스는 25.0% 감소한 892억 원, 바이오니아가 24.3% 감소한 6504억 원, 경남제약이 23.8% 감소한 456억 원, 한스바이오메드가 23.1% 감소한 1527억 원, 선바이오는 22.1% 감소한 1084억 원, 젠큐릭스가 20.7% 감소한 669억 원, 바이오솔루션이 20.6% 감소한 1253억 원으로 20% 이상 줄었다.

이밖에 유틸렉스 -19.8%, 인트론바이오 -19.4%, 퓨쳐켐 -19.3%, 아스타 -19.2%, 바디텍메드 -19.0%, 샤페론 -18.9%, 나이벡 -18.9%, 지놈앤컴퍼니 -18.8%, 엘앤씨바이오 -18.4%, 휴메딕스 -17.6%, 강스템바이오텍 -17.5%,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17.5%, 오스코텍 -17.1%, 위더스제약 -17.1%, 삼천당제약 -17.1%, 바이젠셀 -16.9%, 씨티씨바이오 -16.6%, 화일약품 -16.6%, 에스씨엠생명과학 -14.6%, 메디포스트 -13.0%, JW신약 -12.6%, 바이오에프디엔씨 -11.5%, 콜마비앤에이치 -11.4%, 한국파마 -11.0%, 파멥신 -10.3%, 휴온스 -10.2%, 엑세스바이오 -10.1% 등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2050년까지  77% 더 늘 것” WHO가 경고한 4가지 원인



스위스 제네바 본사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신규 암 환자 수가 2050년까지 77% 더 증가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 WHO) 전망이 나왔다. 흡연·음주·비만 그리고 대기오염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WHO는 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가 2050년 연간 신규 암 발병이 3500만 건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신규 암 발병 건수인 2000만 건보다 77% 증가한 수치다.

WHO는 “암 위험 요인에 더 많은 사람이 노출되기 때문”이라며 흡연·음주·비만을 핵심 요인으로, 대기오염을 환경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은 선진국에서 더 도드라질 것이고 2022년과 비교해 480만 건의 추가 발병 사례가 선진국에서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폐암이다. 2022년 기준 신규 암 발병 건수의 12.4%를 차지했다. 그 뒤로 유방암(11.6%), 대장암(9.6%), 전립선암(7.3%), 위암(4.9%) 등 순이었다. 암 사망 사례 중 1위는 마찬가지로 폐암(18.7%)이었고 대장암(9.3%), 간암(7.8%), 유방암(6.9%), 위암(6.8%)이 차례를 이었다.

암 치료 접근성은 편차가 컸다.  WHO가 세계 11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대상국의 39%만 ‘보편적 의료 서비스’에 암 관리를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테 미텔슨  WHO 국장은 “저소득 국가는 기본적인 암 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기준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12.7%), 대장암(11.8%), 폐암(11.4%), 위암(10.6%), 유방암(10.4%), 전립선암(6.7%), 간암(5.5%) 등 순이었다. 암 사망률을 보면 폐암이 22.8%로 1위였고 그 뒤를 간암(12.4%), 대장암(10.9%), 위암(8.8%), 췌장암(8.4%) 등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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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가축전염병 확산 막는다"…중수본, 방역 대책 추진


두가지 바이러스 동시 유행…고병원성 AI 확산 우려 (CG)
두가지 바이러스 동시 유행…고병원성 AI 확산 우려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설 연휴 인구 이동으로 인한 가축전염병 확산에 대비해 방역 대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중수본은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설 연휴 직전일과 직후인 8일, 13일을 각각 '전국 일제 소독의 날'로 지정하고 축산시설과 축산차량에 대해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앞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5개 시도 소재 산란계 농장 340곳과 닭 10만∼20만마리를 기르는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오는 8일까지 방역 실태를 점검한다.

또 설 연휴 기간에는 닭을 10만마리 이상 기르는 산란계 농장에 대해 전화 예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정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축산농가는 가축전염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방역 기관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귀성객도 축산농장 방문을 자제하는 등 방역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4일 모든 상장주식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정부 입법 대신 의원 입법을 택했다.

개정안은 2025년 시행 예정인 5천만원 이상 모든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금투세를 도입하지 않고 기존 양도소득세 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현행 주식 양도소득세 체계는 상장주식을 거래해 양도차익이 발생해도 보유 주식의 지분율(코스피 1%·코스닥 2%) 또는 시가총액(종목당 50억원)이 일정 수준 이상인 대주주가 아니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금투세는 5천만원 이상 양도차익이 발생한 투자자는 모두 세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기획재정부는 현행 과세체계로는 1만5천명 정도가 과세대상이지만 금투세가 도입되면 이보다 10배가 많은 약 15만명이 과세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고금리 지속에 따른 주요국 성장 둔화, 한미간 금리역전 지속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투세가 도입되면 국내 투자자 이탈, 증시 침체 등 국내 주식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0만건, 121억달러(16조 1,535억원)이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투자(매수기준)가 2023년에는 600만건, 1,427억달러(190조 4,071억원)로 건수로는 15배, 금액으로는 12배 수준 증가했다.

박 의원은 "금투세 도입 폐지는 세제 측면에서는 투자자의 부담을 낮춰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투자자 이탈에 따른 주가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1,400만 투자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금투세 도입 폐지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내기업들이 가치를 저평가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일제 소독의 날’ 지정
귀성객 축산농장 방문 자제 당부

지난달 19일 광주 남구 원산동 한 기러기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설 연휴 인구 이동으로 인한 가축전염병 확산에 대비해 방역 대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중수본은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설 연휴 직전일과 직후인 8·13일을 각각 ‘전국 일제 소독의 날’로 지정하고, 축산시설과 축산차량에 대해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앞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5개 시도 소재 산란계 농장 340곳과 닭 10만~20만마리를 기르는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오는 8일까지 방역 실태를 점검한다.

또 설 연휴 기간에는 닭을 10만마리 이상 기르는 산란계 농장에 대해 전화 예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정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축산농가는 가축전염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방역 기관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귀성객도 축산농장 방문을 자제하는 등 방역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1 개 도전 가능 세상과 함께 닥터 후(Dr. Who) “소주 2병요? 1병만 드세요” 환자에게 금주 안 권하는 명의

“소주 2병요? 1병만 드세요” 환자에게 금주 안 권하는 명의

“일해도 될까요.”(환자)
“적극적으로 하세요. 하던 일상을 깨지 마세요.”(의사)
“술은 어떻게 할까요.”(환자)
“얼마나 드세요.”(의사)
“일주일에 3번, 소주 2병씩 먹습니다.”(환자)
“그럼 일주일에 3번, 1병만 드세요.”(의사)

전립선암 환자에게 주치의가 금주 아닌 절주를 얘기하자 옆에 있던 환자 부인이 펄쩍 뛴다. 의사는 이렇게 덧붙인다.

 술이 몸에 좋지 않지만 술보다 더 나쁜 게 스트레스입니다. 이분이 술을 좋아하면 그걸 반으로 줄여서라도 덜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게 면역력을 올려 암 예방에도 좋습니다. 

“신뢰 바탕 환자 삶 연장해 주는 게 명의”

이형래(61)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실제 환자와 주고받은 대화다. “저는 술을 즐긴다”며 말문을 연 이 교수는 “의사마다 술에 대한 견해는 다르고, 알코올은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이라면서도 “환자가 담배도, 술도, 일도 못 하면 도망갈 구멍이 없다. 이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면 나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단에 대해서도 “너무 기름지지 않게만, 과하지 않다면 먹던 대로 편하게 드시라”고 말한다.

명의의 기준에 대한 그의 철학은 확고했다. 이 교수가 보는 명의는 “환자와의 좋은 라포(신뢰관계)를 형성해 환자가 나를 신뢰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삶을 연장하는 사람”이다. 그는 절망에서 환자를 끌어올리려 끊임없이 손을 내민다. 환자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환자의 위크 포인트(약점)를 먼저 보려고 노력한다.

진료 대기가 길었던 환자에겐 먼저 “오랜만에 뵙네요”라고 말을 걸며 어깨라도 한 번 더 만진다. 이 교수를 인터뷰하던 17일 오전 그를 찾아온 전라도 지역 환자에겐 “비 피해가 컸죠”라고 먼저 묻고 진료를 시작했다. 병과 관련된 것은 물론이고 환자가 겪은 일상의 문제를 꼭 메모해 둔다. 6개월 뒤 만났을 때 “좀 괜찮아졌느냐”고 묻기 위해서다. 1시간 기다리고 1분 진료해도 환자들이 이 교수와의 진료에 만족하는 이유이자 이 교수만의 영업 스킬이다.

 전립선암 명의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이 곧 남성암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전립선암 명의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이 곧 남성암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같은 사실을 두고도 그는 달리 표현한다.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는 수술 경과의 척도다. 그런데 이 수치가 뚝뚝 떨어지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경우 “수치가 오른다. 암이 재발하는 것 같다”는 말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좀 줄었는데 아직은 문제없으니 3개월 뒤에 보자”고 한다. 그는 “첫 번째 말을 들은 환자는 그날부터 장례식부터 시작해 온갖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어떻게 말하는 게 좋겠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 교수는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계를 잘 설정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환자와 라포가 잘 형성되면 실제 치료 성적도 좋다”고 했다.

“곧 폐암·위암 제치고 남성암 중 1등” 

전립선암은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주로 전립선 주변에서 시작되고 종양이 자라면서 중심으로 퍼진다. 심하면 다른 암처럼 뼈나 폐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가장 흔한 남성암 중 하나다. 국내 또한 안전지대가 아니란 게 이 교수 설명이다. 전립선암은 1989년만 해도 전체 남성암 중 1.2%를 차지했다. 그런데 2005년 4.5%, 2011년 8.1%, 2019년 12.5%(10만 명당 65.6명)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0년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남성암 중 폐암, 위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폐암, 위암은 감소하는 반면 전립선암은 계속 치고 올라가 조만간 남성암 중 1등이 될 것”이란 게 이 교수의 얘기다.

가파르게 느는 이유는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며 암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고령 인구가 늘고 건강검진 인구가 많아지면서 초기 전립선암을 발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암 중 10%는 유전적 영향이라고 한다. 아버지, 형제 중 전립선암이 있다면 위험도는 2.5~3배로, 일란성 쌍둥이라면 4배가량 높아진다. 직계가족에서 전립선암 발병 연령이 70대라면 상대 위험도가 4배지만 60대라면 5배, 50대라면 7배까지 오른다. 이 교수는 “젊어서 암이 생겼다면 면역체계가 일찍 깨지는 등 암 유발 소인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젊어서 전립선암이 생기면 예후가 안 좋다”고 했다.

이형래 교수는 "대부분의 전립선암 환자에서 증상이 없다. 건강검진에서 PSA 수치가 높아서 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이형래 교수는 "대부분의 전립선암 환자에서 증상이 없다. 건강검진에서 PSA 수치가 높아서 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60~70대 고령에서 환자가 많은 이유는
전립선암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환자의 70% 이상이 65세 이상에서 진단된다고 한다. 전립선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남성호르몬과 노화라서다. 남성호르몬은 전립선암을 만들 수 있는 지속적인 촉매제 역할을 한다. 암을 억제하는 여러 유전자가 있는데 나이 들면서 그런 유전자 기능이 떨어진다. 특정 유전자라면 이를 타깃 하면 되지만 여러 유전자가 함께 작동해 그러기 어렵다. 

대부분 증상 없이 PSA 이상으로 와

전립선암은 3, 4기가 아니라면 대체로 아무 증상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건강검진에서 PSA 수치가 높게 나와서 온다. 이 교수는 “15년 전만 해도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소변을 못 보고 허리가 아파 왔다가 전립선암이 뼈까지 전이된 경우가 있었다”며 “요즘은 아주 드물다”고 했다. 골반, 허리가 아파 척추센터를 찾았다가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을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약을 먹으며 주기적으로 PSA를 체크하던 중 암을 발견하기도 한다.

통상 50세 이상 환자가 비뇨기적 문제가 있어 병원을 찾으면 PSA, 직장수지검사, 전립선 초음파를 동시에 하지만 국가암검진에는 PSA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교수는 “PSA는 전립선암 진단에 매우 중요하고 정확한 종양표지자”라며 “건강해도 50대 이후부터는 주기적으로 PSA 검사를 하고,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학회에서 검진 항목에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건강보험 재정 문제로 쉽지 않다”고도 했다.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자비로운 암이라 불릴 만큼 진행 속도가 느리고 생존율이 높아진다. 조기 발견 때 완치율이 90~95%가 넘는다. 그러나 전이가 시작됐다면 완치율이 30%대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기대여명이 2, 3년 이내로 확 준다.

 아무리 순한 암이어도 상태가 조금 지나면 수술 이후로도 호르몬 치료나 여러 부가 치료를 5~6년 계속 만성병처럼 해야 합니다. 삶도 삶이지만 완치율 때문에라도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PSA를 검진 항목에 넣어 조기 발견하도록 하는 게 더 유리한 겁니다. 

수술방에서의 이형래 교수 모습. "로봇수술은 초정밀 수술을 할 수 있다. 경과가 좋다"고 말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수술방에서의 이형래 교수 모습. "로봇수술은 초정밀 수술을 할 수 있다. 경과가 좋다"고 말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전립선암이 이미 진행됐다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도 가늘어지며 잔뇨감이 나타난다. 소변이 급하게 마렵거나 심지어 참지 못하고 지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를 일으키기도 한다. 척추나 골반뼈로 전이될 경우, 통증이나 마비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이 암이 될 수 있나
만성 전립선염이 만성위축성전립선염으로 발전하고 전립선상피내종양으로 진행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주 드물고 사실상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성매개성 감염(임균)으로 발생하는 전립선염이 전립선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는데 이후 연구에서 연관성이 없다고 나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PED, PRRS 확산하고 있는데...도움 안되는 '국가동물방역시스템(KAHIS)'

PED, PRRS 등 3종 법정가축전염병으로 구분되어 있어 신고시 이동제한 조치 등 불이익 여전, 질병 통제 걸림돌로 지적, 개정 필요



경남 동물위생시험소가 지난 29일 'PED 발생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관련 기사). 시험소는 '올겨울 김해를 시작으로 의령, 함안, 합천 등 4개 시군 8개 농가의 돼지 1,710두에서 PED가 발생한 것이 확인되었다'라며 발령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염병의 확산 차단을 위한 사전 예방조치를 당부했습니다. 

 

소독액을 뿌리고 있는 방역차량@경남 동물위생시험소
▲ 소독액을 뿌리고 있는 방역차량@경남 동물위생시험소

 

이번 경남의 PED 발생주의보 소식은 한돈산업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PED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알렸기 때문입니다. 그간 PED 발생 소식은 전국적으로 들려왔습니다만, 구체적인 발병지역과 발병건수는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의 한계입니다. 

 

PED는 3종 법정가축전염병입니다. 발생 보고가 의무입니다. 발생이 확진된 사례는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 카이스)에 기록됩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은 현재 1종 법정전염병인 ASF와 구제역을 제외하고 제대로 보고되지도 운용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PED 발생통계('21년 37건, '22년 233건, '23년 83건, '24년 현재 2건)@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 KAHIS 갈무리
▲ PED 발생통계('21년 37건, '22년 233건, '23년 83건, '24년 현재 2건)@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 KAHIS 갈무리

 

실제 30일 기준 올해 전국적인 PED 발생건수는 달랑 2건입니다. 그것도 경북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경남의 경우 올해 발생건수는 없으며, 지난해 12월 3건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번 경남 동물위생시험소가 밝힌 '올겨울 4개 시군 8개 농가 발병 보고와 맞지 않습니다. 2건으로 기록된 경북의 경우도 돼지와사람이 취재한 발병건수와 다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익히 알려지다시피 이동제한 조치 때문입니다. 단지 발생신고 의무가 있는 가운데 굳이 일부러 이동제한을 자발적으로 감수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이동제한을 바로 해제해주고 있지만, 과정이 여간 번거러운 것이 아닙니다. 

 

PED는 그나마 가축재해보험 특례 등의 이유로 발병 신고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같은 3종 법정가축전염병인 PRRS의 경우는 PED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일선 농장에 만연해 발병하지만, 신고하는 농장이 비정상일 정도입니다. KAHIS에 따르면 지난해 PRRS 발생건수는 33개 농장입니다. 최근 한국돼지수의사회가 추정한 국내 농장의 PRRS 양성률 80% 이상(관련 기사)과 비교 자체가 불가할 정도입니다. 

 

PRRS 발생통계('21년 44건, '22년 35건, '23년 33건)@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 KAHIS 갈무리
▲ PRRS 발생통계('21년 44건, '22년 35건, '23년 33건)@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 KAHIS 갈무리

 

또한, AR(위축성비염)이 3종 법정가축전염병이라는 사실은 일선 양돈농가와 수의사 모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일관된 기준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한돈산업은 오래 전부터 3종 법정가축전염병 자체 구분을 없애거나 3종 법정가축전염병에 한해 이동제한 조치를 아예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민관학 합동 방역대책위원회에서도 '강독 PRRS(NADC34 유사 바이러스)' 주제와 맞물려 다시 한번 관심 논의 의제로 떠올랐습니다(관련 기사). 

 

관련해 한 수의사는 "PED나 PRRS의 통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병정보가 확보되고 산업 내 공유되어야 한다"라며, "PED뿐만 아니라 강독 PRRS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3종 법정가축전염병 구분과 이동제한조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조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뇨병 있으면…간 뻣뻣하지 않아도 간암 조심!” 왜?


미일중 공동 연구팀 “간의 끈끈하고 튀는 ‘점탄성’이 간암 발생에 큰 역할”


 
당뇨병 환자는 간 수치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간이 뻣뻣해져도, 끈끈하고 튐성이 있어도 간암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경변증이 없는 제2형당뇨병 환자도 간암에 걸릴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2~3배 더 높다. 당뇨병 환자에겐 간의 경직성(뻣뻣함)도 문제지만, 간의 점탄성(끈끈함과 튐성)이 간암 발생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인간과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제2형당뇨병 환자의 경우 간 경직성보다는 간 점탄성이 간암과 더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나탈리 토록 교수(위장병학·간장학)는 “간암의 진행에서 점탄성이 하는 역할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평가하기 위해 의사는 관절을 유심히 살펴보고 배를 손으로 만져 진단(촉진)한다. 오랜 기간 손을 필수적인 진단 도구의 하나로 사용해 왔다. 정상적이라면 탄력이 있어야 하는 조직과 기관에서 덩어리 같은 게 만져지거나 그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뻣뻣하면 의사는 암을 의심한다. 최근 간암, 유방암에서 암과 경직성의 관계가 정립됐다. 예컨대 간이 뻣뻣해지는 것은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간경변증의 주요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간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부분적 원인은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 추세에 있다. 건강한 음식 선택과 규칙적인 운동 기회가 부족한 당뇨병 환자에겐 특히 그렇다. 토록 교수는 “간암의 주요 예측 인자인 간 경직성의 중요성이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간암 검진 지침에는 간경변증 환자에게만 정기적인 간암 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많은 제2형당뇨병 환자는 간암 검진 대상에서 빠져 있다.

연구팀은 스탠포드대 기계공학과 오비짓 차우두리 부교수 등과 함께 환자 검체, 동물모델, 실험실 세포 등에서 점탄성이 간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인간과 생쥐 모델에서 체외 3차원(3D) 배양 연구,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이르는 각종 데이터로 암 발생과 관련한 점탄성의 역할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상당수 제2형당뇨병 환자의 최종당화산물(AGE) 수치가 제2형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더 높고 점탄성도 더 높지만 딱딱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생쥐를 자세히 살펴봤더니 AGE 수치가 높은 사료를 먹은 동물은 표준 사료를 먹은 동물에 비해 간 세포외기질 콜라겐 섬유의 길이가 더 짧고 서로 덜 연결돼 있었다.


최종당화산물은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당 분자의 수치가 높아지면 생긴다. 이 ‘당독소’는 단백질이나 지방이 풍부한 음식, 튀김이나 구이 등 고열로 조리한 음식에도 있다. 간 경직성은 특정 영상기술(MR 탄성 조영술)로 측정된다. 간 경직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간경변증으로 진단된다. 간경변증 환자는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간암 검진을 받는다. 강직성은 단백질, 당분, 미네랄로 가득 찬 장기의 세포 사이와 주변 공간인 세포외 기질에서 비롯된다. 기질은 세포를 지지하고 조직하는 물리적 틀을 제공해 세포가 제대로 기능하는 조직을 만들게 돕는다. 기질이 파괴되면 나쁜 암세포나 전암 세포는 쉽게 길을 잃는다. 다른 부위로 퍼지거나, 걷잡을 수 없이 분열하거나, 더 위험한 상태로 바뀐다.


연구팀은 “다행히 강직성처럼 점탄성도 영상 기술로 평가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점탄성, 제2형당뇨병, 간암 진행 등에 대한 종합 연구를 추가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학계는 당뇨병과 지방간 질환을 앓는 사람이 간암에 걸리기 쉬운 이유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암 검진을 일찍 받아 생명을 구할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토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제2형당뇨병 환자 등 정기적으로 간암 검진을 받아야 할 사람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콜라겐 구조의 변화가 점탄성과 간암 진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큰 성과”고 덧붙였다.

연구에는 미국 퍼듀대, 피츠버그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펜실베이니아대와 중국 칭화대, 일본 게이오대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Matrix viscoelasticity promotes liver cancer progression in the pre-cirrhotic liver)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실렸다.


신경세포의 배신? “암세포 간의 통신 도와”

인간 신경망을 발판 삼아 소통하면서 면역체계까지 무력화시켜

 
암세포들은 스스로 먹고 자라기 위해 혈관을 끌어당기는 것부터 시작해 발병부터 확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인간의 신경세포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는 우리 몸의 신경세포 또는 신경세포의 전구세포인 신경아세포를 인질 내지 공범으로 삼아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삼을 뿐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까지 교란시킨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2001년~2023년 발표된 여러 논문을 종합해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2017년 뇌암의 일종인 교종의 암세포들 사이에 푸른색 전기신호가 오가는지 컴퓨터 모니터로 관찰하던 암 신경과학자 훔사 벤카테시는 흠칫 놀랐다. 암세포 사이에 약간의 소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교종 암세포 간에 엄청난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스탠퍼드대 의대의 박사 후 연구원이로 지금은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된 벤카테시는 “신경세포도 아니고 암세포가 그토록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암세포 간에 심지어 뇌에 있는 암세포에서도 그 정도의 전기적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암세포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엄청난 의사소통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2019년 《네이처》에 발표되면서 종양학과 신경과학이 결합한 ‘암신경과학’이라는 새로운 분과학의 붐을 몰고 왔다. 암세포들은 스스로 먹고 자라기 위해 혈관을 끌어당기는 것부터 시작해 발병부터 확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인간의 신경세포에 의존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어떤 신경세포가 보내는 신호가 암과 관련돼 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여기에 암과 면역체계의 상호작용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 암과 신경계 사이의 관계를 더 깊이 파고들면서 그 연결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법의 일부는 기존 약물을 통해서 가능해지고 있다.

신경세포는 희생자인가 공범인가

과학자들은 거의 200년 전에 암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의 접촉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19세기 중반에 프랑스 해부학자이자 병리학자인 장 크뤼베이에는 유방암이 얼굴의 움직임과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에 침범한 경우를 기술했다. 암세포가 신경과 신경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퍼지는 신경주위 침윤에 대한 첫 번째 보고였다. 이 현상은 공격적인 종양의 징후이며 나쁜 건강 결과를 예고한다.

과학자들은 신경이 암과 그와 관련된 고통을 운반하는 수동적인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경계를 “암에 의해 파괴되거나 암에 의해 손상되는 구조인 희생자”로 생각했다고 벤카테시의 지도교수였던 스탠퍼드대 의대의 미셸 몽제 교수(신경종양학)는 말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보건과학센터(UT헬스 휴스턴)의 구스타보 아얄라 교수(비뇨기과 병리학)는 조금 더 면밀하게 그 상호작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간의 전립선 암세포로 얼룩진 접시에 생쥐의 신경을 넣었다. 24시간 안에 생쥐의 신경들은 신경돌기라고 불리는 작은 가지들을 키우기 시작했고, 이것들은 병든 세포들을 향해 뻗어 나갔다. 그러다 접촉이 이뤄지면 암은 신경을 따라 이동해 신경세포체에 도달했다. 이는 2001년 국제학술지 《전립선( Prostate)》에 발표됐다.

신경은 그저 방관자가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암과 연계성을 추구했다. 아얄라 교수는 이 분야를 파고들었지만 학계로부터 ‘신경남(the nerve guy)’이라 불리며 괴짜 취급만 받았다. 2008년 그는 분위기 반전을 가져올 논문을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rearch)》발표했다. 전립선암 종양 샘플에서 건강한 전립선보다 축삭이라는 신경섬유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2013년 프랑스 국립보건의료연구소(INSERM)의 클레어 마그농 교수(암생물학) 연구진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은 그에 더해 획기적 전환을 가져왔다. 그들은 쥐의 전립선 종양 내부와 주변에 신경 섬유가 싹트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경계에 대한 연결을 끊자 전립선암의 확산이 멈추는 것도 확인됐다.

신경세포가 암에게 안전한 항구까지 제공

이후 몇 년 간 전립선뿐 아니라 위, 췌장, 피부에 발생한 암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연구가 쏟아졌다. 절단된 신경 중 일부는 암과 관련된 통증을 수반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췌장암 환자의 경우 이러한 경로를 차단하면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는 것도 이미 말고 있었다. 미국 피츠버그대의 브라이언 데이비스 교수(신경과학) 교수는 “별들이 정렬되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무시되어 왔던 종양 미세환경의 구성요소로서 신경계의 역할이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암세포가 신경세포로 변하거나 적어도 신경세포와 같은 특징을 획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그농 교수 연구진은 2019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암세포에 의해 유용도는 새로운 세포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신경세포의 전구세포에 해당하는 신경아세포가 혈액을 통해 생쥐의 전립선 암세포로 이동한 뒤 그곳에 정착해 신경세포로 변하는 것이 발견됐다.

어쨌든 암은 이러한 세포가 포함된 뇌 영역, 즉 뇌실하대(subventricular zone)라고 불리는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생쥐에서 이 세포는 뇌졸중 같은 특정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일부 증거는 같은 영역이 인간 성인에게 신경세포를 생산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2020년에는 암이 신경세포의 정체성을 바꾸도록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생쥐의 구강암에 대한 연구에서 감각 뉴런이라고 불리는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신경 그룹이 구강에서 일반적으로 드물게 나타나는 교감신경의 특징인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의 모란 애미트 교수(암신경과학)는 “교감신경은 특정 암에 도움이 되기에 이러한 변화는 암세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과 신경의 종류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예를 들어 췌장에서는 종양에 미치는 영향이 반대인 두 종류의 신경 사이에 밀고 당기기가 존재한다. 교감신경은 암 발생을 돕는 악순환에 관여한다. 이들은 병든 세포에 신경 성장인자라는 단백질을 분비하도록 지시하는 신호를 내보내 더 많은 신경섬유를 끌어들인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휴식과 소화’ 반응을 담당하는 화학적 메시지를 보내 질병 진행을 방해한다.

위암에서는 부교감신호가 반대로 작용하여 종양이 자라도록 촉진한다. 전립선암에서는 두 종류의 신경이 종양을 돕는다. 암 발생 초기에는 교감신경이 도움을 주고, 후기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전이된다.

미국 콜롬비아대 티모시 왕 교수(소화기내과)는 “모든 암은 그것이 신경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있어서 조금씩 다르다”라고 밝혔다. 치료 대상이 암의 종류와 암이 신경계와 어떻게 연결되거나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이어야 함을 뜻한다.

신경세포는 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암세포와 효과적으로 싸울 수 없도록 면역 체계를 약화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022년 《네이처》에 발표된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의 논문은 그러한 메커니즘 중 하나를 암시한다. 감각 신경에 의해 방출되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라고 불리는 화학 물질은 특정한 면역 세포의 활동을 잠재우고, 암을 물리치지 못하게 한다.

신경세포는 자신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면역세포의 활동으로 인해 염증이 너무 많이 생기면 신경세포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피츠버그대의 제이미 살로만 교수(암신경학)는 바로 그런 이유로 인해 신경세포가 암의 확산 경로와 발판뿐 아니라 안전한 항구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약물은 신경에 침투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면역계와 약물로부터 모두 보호받게 되기에 암세포가 신경에 달라붙게 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암 세포는 생물학 및 화학 요법의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목숨을 부지하다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신경을 넘어 중추신경까지

가장 공격적인 암 중 일부는 뇌에 영향을 미친다. 벤카테시 교수와 다른 이들이 발견한 바와 같이, 암세포는 심지어 그 신호가 그들의 성장을 돕는 신경과 직접적인 시냅스를 형성한다.

뇌의 암세포가 뇌세포처럼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은 아직 더 많다. 지난해 11월 《네이처》에 발표된 몽제 교수 연구진의 논문은 교종이 전형적인 뇌 신호 전달 방법을 사용해 신경세포 침투를 강화한다고 보고했다. 교종 암세포가 신경세포의 성장을 돕는 ‘신경 영양 인자’라는 단백질에 노출되면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수용체를 더 많이 생성해 반응하게 된다. 몽제 교수는 “이는 건강한 신경세포가 학습과 기억에 사용하는 메커니즘과 정확히 같다”면서 “암은 실제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미 존재하는 프로세스를 탈취할 뿐”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신경교종 세포들은 신경망처럼 그들 자신의 리듬감 있는 전기 활동의 파동을 발생시킬 수 있다. 독일 암연구센터의 신경종양학자인 프랑크 빈클러 박사는 “그것들은 작은 심장이 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기 박동은 ‘종양 마이크로튜브’라고 불리는 얇고 끈이 많은 네트워크를 사용해 암세포 전체에 퍼진다. 이런 활동은 심박 조율기 뉴런이 신경 회로를 형성하는 동안 활동을 조율하는 것처럼 암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조율한다. 빈클러 박사는 “또 한번, 암은 신경 발달의 중요한 신경 메커니즘을 탈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뇌암은 심지어 전체 신경 연결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5월 《네이처》에 발표된 몽제 교수 연구진의 논문은 교종이 뇌의 전체 기능 회로를 재구성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음성 생성과 관련된 뇌 영역에 암세포가 발생한 사람들에게 음성영역을 활성화시키는 질문을 던지자 음성영역 분 아니라 암세포가 침투한 뇌의 전영역의 활동이 급증하는 것이 관찰됐다. 몽제 교수는 “암세포가 스스로를 먹여 살리기 위해 기능적인 언어 회로를 개조했다”면서 데이터를 처음 본 순간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기존 약물을 통한 암치료법 모색 중

이러한 연구결과는 잠재적인 암 치료법을 시사한다. 기존 암치료법이 왜 뇌에 타격을 주는지도 설명해준다. 벤카테시 교수는 항암치료를 위해 화학 요법을 받는 많은 사람이 인지 기능 저하, 즉 ‘화학적 뇌’와 신체의 다른 곳에서 신경 섬유의 퇴화를 겪게 된다고 말했다. 암세포를 공격하다보면 신경세포도 파괴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한 가지 전략은 신경계의 특정 부위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치료법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애미트 교수는 “우리는 신경계의 거의 모든 분야를 표적으로 삼는 약물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약물 대부분은 매우 확립된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베타 차단제는 유방, 췌장, 전립선 등의 암 진행을 유도하는 교감신경의 신호를 교란시킬 수 있다. 1960년대부터 고혈압, 때로는 불안감과 같은 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이 약들이 사용됐다.

호주 모나시대의 에리카 슬론 교수(암생물학) 연구진은 유방암 환자 대상 베타 차단제 프로프라놀롤을 테스트하는 2상 임상 시험결과를 2020년 발표했다. 단 일주일 동안의 이 약은 암이 전이될 가능성의 징후를 줄였다. 또 다른 2상 임상 시험은 유방암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화학 요법과 프로프라놀롤을 결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슬론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이 약이 일반적인 화학 요법 치료법을 향상시킨다는 것도 보고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발작과 편두통을 위해 개발된 약물을 포함하여 신경 통신을 방해하는 약물을 항암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과흥분성 세포를 진정시키는 항압출 약물을 사용하여 신경세포와 암세포 사이에 형성된 시냅스를 교종에서 차단하는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피부 또는 두경부암으로 면역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편두통 약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임상시험도 계획되고 있다. 편두통은 암의 일부 면역 세포의 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는 분자인 CGRP의 수치가 높을 때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CGRP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은 면역세포가 다시 암과 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벤카테시 교수는 암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적인 효과를 가진 약물 칵테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는 “사실상 만병통치약은 없다“면서 교활한 암의 전술이 이제 막 파악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세계 암의 날, '10위권 진입' 한국인 괴롭히는 암은


신세포암은 신장의 신실질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신장에서부터 시작하는 원발성 종양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2월4일은 세계 암의 날이다. 40년째 한국인 사망원인 1위를 지키고 있는 암은 한국 기준 폐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이 가장 흔하다. 하지만 꾸준히 발병률이 증가하는 암이 있다. 바로 신장암이다.

4일 이화의료원에 따르면 신장암은 횡격막 아래, 척추의 양 옆에 위치한 신장에 생기는 암으로 대개는 '신세포암'을 가리킨다. 신세포암은 신장의 신실질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신장에서부터 시작하는 원발성 종양이다.

조정민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신장암은 발병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암으로 최근 한국인 암 발생 순위 10위 안에 들기 시작했다"며 "초기에 발견할 경우 90%에서 완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장암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 신장 질환, 다양한 환경적,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과 비만, 음주, 고혈압, 식이습관 등이 신장암의 주요 위험 인자다.

신장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눈치채기 힘들다. 소변에 피가 나오거나 옆구리 통증, 복부 종괴 등이 주된 증상이지만 이러한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전체의 10~15% 정도다. 신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신부전, 다낭성 신질환등 평소 신장 질환을 앓고 있어 신장암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건강검진시 복부 초음파나 CT 등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 교수는 "옆구리 통증이나 혈뇨도 신장암의 증상"이라면서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신장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장암 고위험군에서는 현미경적 혈뇨 등 검진에서 이상소견이 보이면 곧바로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장암의 치료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 수술로 완전 절제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위험군의 그룹에 따라 예후에 차이가 크다.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눠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병용요법 중에 적절하게 선택해 1차 치료를 진행한다. 병기가 높은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초기 1~2년 후 재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꾸준한 관리와 추적 관찰이 필수다.

조 교수는 "신장암과 관련된 유전적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증상 발생 전 미리 검진하고 위험 요소가 있다면 암이 진행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축전염병 대처상황  야생 멧돼지 14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 위기경보 ‘심각’(’19.9.17.~)

- 발생현황(2.2.): (양돈) 없음 (야생 멧돼지) 14건(경북청송5, 영양2, 영덕2, 안동·봉화·상주 각1, 부산 사하구 2)

     ※ 확진(누계): 양돈40건(경기18, 강원16, 인천5, 경북 1), 야생 멧돼지3,633+14건(강원1,890, 경기674, 경북604+12, 충북453, 부산 12+2)

- 조치사항: (농식품부·환경부) 감염축 조기 발견, 오염원 제거 및 확산 차단 위해 양돈농장 예찰·소독을 강화하고 야생멧돼지 수색·포획 등 집중 관리


‘고약한’ 간암 조기 진단하려면… 매년 2회 2가지 검사하세요


5년 생존율 40% 안 돼…B·C형 간염, 알코올이 주원인
간암은 국내 발생 7위 암으로 많이 발병하는 데다 5년 생존율도 39.3%로 치료가 까다로운 '고약한' 암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2월 2일은 간암의 날이다. 1년에 ‘2’회, ‘2’가지를 정기적으로 검사해 간암을 초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자는 뜻이 담겼다. 2가지 검사는 간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혈청 알파 태아 단백 검사)다.

간암은 국내 발생 7위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간암 신규 환자는 1만5,131명으로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다음으로 많았다.

사망률은 더 심각하다. 간암의 최근 5년(2017~2021) 상대 생존율은 39.3%로 전체 암 상대 생존율 72.1%의 절반을 살짝 웃돈다. 아직도 간암 환자 10명 중 6명은 5년 안에 사망한다는 얘기다. 특히 간암은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하는 40~50대에서 암 사망률 1위다. 이 때문에 간암은 ‘고약한 암’으로 통한다.

◇간암 10명 중 6명 5년 이내 목숨 잃어



간암 발병 원인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 순이었다(2022년 간세포 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성 간염 등도 원인일 수 있다. 특히 간경변은 간암 발생에 큰 영향을 준다. 간암 환자의 80%에게서 간경변이 먼저 발생한 뒤 간암을 앓았다.

문제는 간은 바이러스ㆍ술ㆍ지방ㆍ약물 등에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잘 보내지 않는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다. 간 자체에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염증이나 간암이 발생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암이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피막을 침범한 뒤에야 불편함을 느낀다.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고, 황달이나 심한 피로감, 배에 복수(腹水)가 차는 증상이 두드러질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때가 대부분이다.

간암은 간 수치 혈액검사와 간암 종양 지표( AFP),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 CT) 등으로 진단한다.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이 없는 상태에서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는 6개월 간격으로  AFP와 초음파검사를 받아 간암 종양 지표가 정상 유지되는지, 새로운 병변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간암 치료는 병기나 간경변 유무에 따라 정해진다. 종양 크기가 작고 혈관 침범 등이 없는 초기 단계(암 종양이 1개이고 지름 3㎝ 이하)에 간 기능이 괜찮다면 간 절제 수술이 예후(치료 경과)가 가장 좋다.

물론 조금 크더라도 간 상태가 나쁘지 않고 수술이 가능하면 수술로 간을 절제한다. 또 1~2㎝ 미만의 작은 간암은 고주파 열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초기 간암일 때도 간이식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간 절제나 고주파 열 치료를 하더라도 남은 간에서 간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간암은 아주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대부분 초기 상태를 벗어난 이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현재는 간동맥화학색전술( 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TACE)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대퇴동맥을 통해 간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다.

종양이 크고 혈관까지 암세포가 침범했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간암이라면 경구 항암제(넥사바, 스티바가, 렌비마 등)나 주사 항암제(옵디보, 테센트릭+아바스틴 등)를 사용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절제술이나 간동맥화학색전술보다 효과가 떨어지므로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된 간암에서는 항암제를 주로 쓴다.

윤영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 B·C형 간염, 알코올성 간 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검진을 하면 조기 발견해 완치할 수 있고, 또 이들이 당뇨병이나 비만 등 대사 질환을 동시에 앓는다면 적절한 운동과 체중 조절로 암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간경변 원인 B·C형 간염 예방하고 음주 피해야



간암을 예방하려면 간경변 원인이 되는  B·C형 간염 예방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예방백신 접종으로 예방한다.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한다. 주사침 1회 사용, 부적절한 성접촉 피하기, 문신이나 피어싱하지 않기 등이 중요하다. 여럿이 쓰는 손톱깎이나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을 예방하려면 과음을 자제하고, 알코올성 간 질환에 노출되면 절대 금주해야 한다. 최근 과체중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인한 간 손상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적절한 신체 활동과 식단 조절 등으로 대사성 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간암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수술해도 2년 재발률이 40% 이상이다. 재발하면 수술이 가능하면 절제술을 다시 시행할 수 있지만 어렵다면 단계를 하나씩 높여 간동맥화학색전술을 반복하거나 경구/주사 항암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접근해 치료한다.

남순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재발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간암 치료 후에도  CT나 자기공명영상( MRI)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간암은 일찍 발견해 치료 옵션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세종이 진료비를 깎아달라 한 까닭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으로 불릴 만큼 몸이 허약했던 세종의 재위 13년 어느 날 일이었다. 사신을 따라 조선에 왔다 세종의 치료에 나섰던 명나라 태의의 진료비를 두고 군신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승정원에서는 “지난번에 삼베 6필을 주었으니 이번에는 삼베 5필을 주자”고 결정한 반면, 세종은 “이번에는 진맥은 안 하고 약만 지었으니 삼베 2필만 주자”고 제안했다. 국왕으로서의 체면을 저버리고 푼돈마저 깎는 쩨쩨한 남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혈세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세종의 애민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조선 시대에 진맥은 병이 있음을 확인해 주는, 요즘으로 말하면 진단서의 기능까지 했다. 문종 때 이조판서 권맹손은 병가를 내고 목욕비용(휴가비)을 모두 받았는데 진맥도 받지 않고 꾀병으로 병가를 내 국고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의원의 진맥 후 병이 확인되면 치료 날짜를 정해 병가를 주는 대안이 모색됐지만 “대신을 우대하지 않고 의심하며 의원만 믿는다”는 비난 속에 제도화되지는 않았다.

정조 때 어의 오도형은 임금을 단독으로 진료할 만큼 신뢰받는 명의였다. 정조 재위 4년 무렵, 자신감이 지나쳤는지 빈궁의 임신 사실을 진맥만으로 확진해 버렸다. 당시 승정원일기의 기사에 출산 기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뤄 보면 오진의 가능성이 크다. 그 때문일까. 이후 의술에 관심이 많았던 정조는 의관들의 진맥을 잘 믿으려 하지 않았다. “대비의 맥이 지나치게 가라앉아 큰 병이 우려된다”는 의관들의 보고를 받고는 “평소 몸의 허실이나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나타난 진맥에만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반박한다.

동의보감은 맥을 이렇게 설명한다. 손목 부위에 맥이 있는데 부위에 따라 촌(寸), 관(關), 척(尺)의 세 자리로 나뉘고 누르는 힘에 따라 살짝 누르기, 중간쯤 누르기, 꾹 누르기 3가지가 있다. 모두 9개의 관찰 부위가 있어서 오장육부의 허실을 알아본다. 맥은 기혈에 앞서 나타나는 선천적인 하나의 기운이다. 미묘한 기운은 정신이 깨끗하고 기가 안정된 사람이 아니면 알아내지 못한다. 맥이란 말은 막(幕)이란 글자와 같은 뜻으로 맥을 짚는다는 행위는 결국 막 밖에 있는 사람이 막 안의 일을 알려고 시도하는 것과 같다.

동서양 의학을 막론하고 진찰의 기록은 곧 질병의 역사다. 의료 차트(chart)를 ‘히스토리(history)’라고 부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몸과 질병의 역사를 기록하는 게 의료 차트다. 맥을 짚는 행위는 여러 진단법 중 하나일 뿐 전부일 수는 없다. 한방의 진단법은 흔히 ‘망문문절(望問聞切)’이라고 표현되는데 보고, 묻고, 듣고, 손으로 만지면서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환자의 질병 정보를 알아낸다는 의미다. 진맥만으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조선의 최장수 왕인 영조는 맥진(脈診)보다 문진(問診)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진료를 하지 않으려거든 말거니와, 하려면 반드시 상세히 살펴야 할 것이다. 근래 들어 몇몇 묻는 증세 외에는 내가 자세히 말하지 않았으니 허다한 증상들을 의관들이 어찌 알겠는가?…(중략)…여러 증상이 이와 같으니 반드시 물어보고 잘 알아서 진료해야 할 것이다.”


진맥을 두고 가장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한 사람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었다. “맥 짚는 것을 배우는 자는 오직 힘이 있는지 없는지, 신기(神氣)가 있는지 없는지, 도수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는 데 그칠 뿐이다. 어찌 오장육부의 사정이나 수명과 성정을 능히 분별하리오.”

한의학을 너무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 정약용 선생처럼 오직 진실하게 제대로 이용하는 것만이 정답이다.


中 춘제 앞두고도 돼지고기 소비↓…"경제 심각성 드러내"


블룸버그 "최대 성수기에도 약한 수요는 강력한 메시지 발신"

중국 상하이의 정육점
중국 상하이의 정육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명절의 필수음식인 돼지고기 소비량이 뚝 떨어져 심각한 경제 문제를 드러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베이징 신민 시장에서 20년간 영업해온 상인 우아이전 씨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5분의 1가량 떨어졌는데도 예년 연휴 기간보다 판매량이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우씨는 "춘제가 이미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올해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베이징에서 수백㎞ 떨어진 중국 동부의 돼지고기 공급업자 궁청 씨도 이전에는 현지 건설과 섬유 산업의 기둥인 이주노동자(농민공)들이 춘제에 돼지고기를 사려고 약 1천위안(약 19만원)을 썼는데 지금은 겨우 300위안(약 6만원)을 쓰거나 아예 안 산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돼기고기 수요는 지난 수개월간 둔화했지만 최대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여전히 약한 수요는 임금 감소가 가계를 강타하고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주면서 소비와 (돼지고기) 공급 과잉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컨설팅회사 상하이 JC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는 100만t 줄어든 약 5천400만t으로, 극적인 감소는 아니지만 가족들이 소비와 여흥을 다시 즐기게 된 시기에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던칸 뤼글리는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중국에서 외식 인구가 급증했음에도 돼지고기 수요는 명백히 공급을 쫓아가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데이터가 드물긴 하지만 양돈업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고자 생산을 늘렸다고 전했다.

또 최근 몇 년간 거대 양돈 기업들이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돼지 사육 규모가 급속히 확대됐다.

이에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손실을 줄이고자 지난해 말 돼지 도축을 가속하면서 돼지고기 생산량이 9년 만에 최대인 5천794만t을 기록했다"며 돼지 생산 규모 감축을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으로 글로벌 돼지고기 소비와 생산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매년 미국보다 5배 많이 먹는다.

이에 중국에서 돼지고깃값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는데, 특히 돼지고기 가격 변동(-26.1%)의 영향이 컸다.

이러한 흐름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고조시킨다.

소비 감소는 특히 이주노동자, 블루칼라 등 저소득층 사이에서 두드러진다고 시토니아 컨설팅의 다린 프리드리히스는 지적했다.

중국에서 부유한 지역인 장쑤성의 한 도시에서 이주노동자 수만명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10여개의 식당을 관리하는 리푸민 씨는 사람들이 양념 돼지고기 대신 저렴한 채소를 주문함에 따라 식당들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리씨는 "모두가 돈을 벌기는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은 고기를 사 먹을 때 인색해진다"며 더 비싼 소고기와 양고기 공급은 중단했다고 밝혔다.


매일 10년 넘게 약 챙겨 먹지만…괜찮다 말하는 아픈 몸들

이대로도 괜찮은, 아픈 몸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가지고 있는 이혜정씨가 지난달 대학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기 위해 봉투를 뜯고 있다. 성동훈 기자

흔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건강은 최선을 다해 추구해야 하는 절대 가치이자 선인 것이다. 반면 질병은 비극의 시작으로 예방이나 치료를 통해 극복해야 하는 악으로 여긴다.

질병이 없는, 아프지 않은 몸을 가진 이들이라면 이같은 명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완치가 힘들거나 불가능한 질병을 가진 이들은 다르다. 국내에서는 매해 5만여명의 희귀 난치질환자가 새로 등록된다. ‘건강이 최고’라는 프레임은 물리적 통증에 더해 사회적 통증을 가중한다. ‘몸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천벌 받은 것’ 등 가족이나 지인, 주변의 반응은 아픈 몸을 가진 이들의 자책에 무게를 더한다.

경향신문 기획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 4회는 만성 희귀 난치질환 등으로 평생을 질병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픈 몸들의 이야기다.

질병은 이들의 삶을 크게 바꿨다. 자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가족이나 친구·동료로부터 상처받기도 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길 수밖에 없었고, 인간관계를 단절시켰다.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정기적 통원 치료도 받아야 한다. 그래도 이들은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사회의 아픈 몸들이 조금이라도 사회적 통증을 덜 겪기를 바랐다.

연대에서 찾은 ‘아픈 몸’의 언어



류마티스 관절염 14년 차인 이혜정씨가 지난달 복용하고 있는 약을 설명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직장인 이혜정씨(43)는 2010년 일 년 내내 감기를 안고 살았다. 직장 근처 이비인후과를 거의 매일 찾았다. 어느 날부터 무릎이 붓고 통증이 시작됐다. 단순 감기가 아닌 것 같다며 정밀 검진을 권했다. 대학병원에서는 일시적 증상으로,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몇주 후 무릎뿐 아니라 손가락도 붓기 시작했다. 다시 찾아 검진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했다. 1년가량 병원을 오갔던 이씨는 이때 처음 자신의 병명을 알게 됐다.

면역계 이상으로 면역체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이나 손목·발목 등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관절이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염증이 지속되하면 관절 모양이 변형되고, 관절을 움직이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병명은 들어봤지만, 어떤 병인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이씨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보다 충격을 받았다. 손가락이 휘어진 이미지와 함께 ‘무서운 병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린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치료제도 없다는 걸 알게 된 이씨는 절망감에 빠졌다. 인정하기 쉽지 않았다. ‘완치되지 않는 병이지만, 관리를 잘하면 호전될 수 있다’는 의사의 설명 중 후자만 받아들였다. 본가에서 마주한 가족의 반응은 이씨의 고통을 더했다. 완치될 것이라 굳게 믿는 어머니 앞에서는 힘든 내색조차 할 수 없었고, 아버지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딸이 이런 병을 갖게 됐냐’며 자책과 한탄을 털어놓았다.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다. 통증은 몸에 있는 모든 관절을 옮겨 다녔다. 나중에는 목까지 통증이 올라왔다. 이씨는 “손가락 통증으로 자판을 치는 것도 힘들었고, 심할 때는 화장실 문고리를 돌리지도 못하고 변기 레버도 내리지 못할 정도였다”면서 “용변을 보고 한참 이따 통증이 가라앉으면 레버를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집안에서는 통증으로 힘들었다면, 집밖에서는 사회적 고통이 이씨를 힘들게 했다. 직장 동료에게 자신의 질병과 증상, 고충을 이야기했지만 이해해주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외관상 크게 드러나는 증상이 없다보니 ‘꾀병’으로 여긴 이들도 있었다. 동료에게 마음의 상처, 오해까지 받은 이씨는 직장을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이직한 곳에서 또 비슷한 상황이 생겼다. 이씨는 타인이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기대를 점차 포기했다. 이씨는 “제 몸 안은 전쟁이고 통증이라는 엄청난 지옥 속에 있었다”면서 ”제 상태에 대해 충분히 얘기해도 ‘나를 못 믿는 건가’ 그런 생각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만난 이씨에게 ‘요즘은 몸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이씨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연골이 다 닳아 예전처럼 그렇게 아프진 않아요. 3년 전쯤 손목 부기가 줄어 의사 선생님에게 나아진 거냐고 물어보니 염증이 생길 연골이 없어져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이씨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아픈 몸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줄어든 통증 때문만은 아니었다. ‘질병과 함께 춤을’이라는 모임 덕분이었다. 이 모임에서 이씨는 자신처럼 질병을 가진 몸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각자 가진 질병을 이야기하고 글로 쓰며 자신의 몸을 객관화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모임에서 얻은 ‘아픈 몸을 이야기하는 언어’로 직장 동료와 소통해 일과 통원 치료를 원활히 병행하고 있다. 그는 “제가 겪은 어려움을 돌아보니 아픈 몸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대화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라면서 “장애나 성평등은 이야기도 많이 하고 교육도 하지만, 질병은 사회적 이해가 굉장히 낮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아닌 사람”



HIV 감염인 상훈씨(활동명)가 지난달 서울 경향신문사 본사에서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올해로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15년 차인 상훈씨(36·활동명)는 지금 자기 몸과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바이러스 억제 치료제를 먹고, 3개월마다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다. 그 결과 면역 수치는 ‘평범한’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HIV는 면역 체계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다. 흔히 알고 있는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지만, HIV에 감염됐다고 모두 에이즈로 진행되는 건 아니다. 투약 등으로 면역 수치를 유지하면 에이즈로 진행되지 않는다. 에이즈로 진행해도 최근에는 충분히 관리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만성 질환으로 분류한다. HIV가 감염을 일으키려면 노출된 체액에서 바이러스양이 감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해야 하고, 혈류로 들어가야 한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양이 충분히 검출되지 않으면 감염력도 없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잘못된 정보로 막연한 공포와 편견이 강한 질병이다. HIV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상훈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투경찰로 군 복무한 상훈씨는 2010년 전역했다. 전역 다음날 우편물 한 통을 받았다. 발신지는 집 근처 보건소였다. 아버지는 무슨 일인지 빨리 알아보라고 그를 재촉했다. 상훈씨는 통화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를 바라보며 입을 뗐다. “HIV 양성이래요.” 전역 3개월 전 정기 검진을 받았고, 양성으로 나온 검진 결과가 이날 통보된 것이다.

이때부터 상훈씨는 자기 몸을 ‘더러운 몸’ ‘시한부의 몸’ ‘바이러스’라고 생각했다. 두려웠던 그는 인터넷 포털 검색 창에 ‘완치하는 방법’을 여러 번 두드렸다. 상훈씨는 “감염 사실을 드러내면 다른 사람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까’, ‘밥을 같이 먹어줄까’, ‘내가 쓴 물건을 써줄까’ 이런 기본적이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상훈씨 역시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없다. HIV 감염 사실은 혈액 검사를 하거나 복용하는 약을 확인하지 않는 한 인지하기 어렵다. 세간의 잘못된 정보, 오해로 감염 사실을 밝히는 건 쉽지 않지만 그는 굳이 숨기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을 통해 감염 사실을 밝히기도 했고, 연애 상대에게는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다만 감염 사실 밝히기 불안해질 때도 있다.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자료를 보면, 감염인들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거부당하거나 수술 순서가 밀리는 등 차별을 받기도 한다. 상훈씨의 경우, 수술받기로 한 병원에서 그의 감염 사실을 안 뒤 식기와 환자복 등 그가 쓴 모든 것을 폐기해야 한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훈씨는 “잘 관리하고 있다고 얘기했지만 막무가내였다”면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고 과연 내가 아플 때 병원에서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상훈씨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몸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HIV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웠지만 온라인 감염인 커뮤니티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얻었다.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감염인, 비감염인과 마주하는 시간이 쌓이며 자기 몸으로도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약을 복용한 지 3개월쯤 지났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자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제가 질병이 아닌 ‘사람’으로, ‘감염인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구나’를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상훈씨는 지금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 커뮤니티 ‘알’에서 일한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감염인 상담, 인권 침해 상황에 필요한 대응 지원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상담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잘 살고 있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라고 한다. 상훈씨는 “제가 ‘감염돼도 괜찮다’ ‘잘 살 수 있다’ ‘우리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픈 몸과 건강한 몸을 모두 이해하는 몸



류마티스 관절염 14년 차인 이혜정씨가 지난달 자신의 손목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영향으로 2~3년 전 연골이 다 닳아 손목을 바깥쪽으로 꺾을 수 없다고 했다. 성동훈 기자

대학원생 안희제씨(29)는 인생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다고 헀다. 계획이라고 해봤자 향후 2년 정도를 고민해본 게 가장 긴 기간이다. 크론병 때문이다. 크론병은 소화관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원인도 불명확하지만, 향후 어떤 합병증으로 전개될지 불분명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원 진학도 처음부터 생각한 게 아니었다. 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둘 다 지원했다. 대학원은 합격했지만, 취업은 매번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 안씨는 “군 면제를 받았는데 면제 사유를 적어야 했다”며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실제 다 떨어졌다. 학과와 성적만 보면 서류 전형에서 탈락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몸이 갑자기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잦은 안씨는 항상 불안을 안고 산다. 약속 당일 약속을 취소하는 때도 적지 않다. 안씨는 “전날 무리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아침에 못 나갈 것 같은 상태가 되기도 한다”며 “크론병을 갖기 전에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무리하다 과호흡이 와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재수생 시절이던 2014년 크론병 진단을 받았다. 진단 직후 ‘왜 하필 나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고등학교 때까지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운동을 즐기던 그였다. 도저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안씨는 자습실에 앉아 병원에서 받은 크론병 관련 책자만 2주 내내 정독했다.

안씨의 삶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해 재수 학원이 제공하는 도시락을 먹지 못했다. 따로 밥을 챙겨 먹던 안씨는 친구들과 서서히 멀어졌다. 안씨는 “당시에는 두통 관절통도 심해 진통제를 먹어야 했다”면서 “진통제를 먹어도 나아지지 않아 조퇴하는 날이 많아 친구들과 가까워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자신의 몸을 “설명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몸”이라고 정의했다. 크론병 역시 겉으로 증상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안씨는 “크론병 증상 중 하나인 피로나 통증 같은 경우는 설명하기 더 어렵다”면서 “설명을 해도 ‘요즘 누구나 다 피곤해’ 같은 식의 얘기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외향적이던 안씨는 대학에 입학한 뒤부터는 여럿이 함께하는 자리가 불편해졌다. 술자리에서는 매번 술을 안 마시는 이유를 설명해야 했고, 자신의 몸 상태에 관해 설명하면 사람들이 과도하게 조심성을 보이거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안씨는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 나가도 가까워지는 느낌을 못 받다 보니 점점 그런 자리는 안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금도 매일 면역 억제제를 3알씩 먹는다. 덕분에 일상적 증상은 없지만 면역이 약한 상태라 감염성 질환이나 염증이 자주 생기는 편이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며 아픔과 주변 시선에도 익숙해졌다. 그는 자신이 질병을 수용했다기보다 체념에 가깝다고 했다.

“치료되지 않고, 설령 치료된다고 하더라도 질병이 남긴 흔적은 영원히 남아 있으리라 생각해요. 수용도 부정도 아닌 체념에 가깝죠. 한편으론 단단해진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안씨는 자신이 “아픈 사람 중 꽤 건강한 축에 속하는 사람”이라면서 아픈 사람들과 건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정씨가 복용 중인 약. 성동훈 기자




엘살바도르 부켈레, 재선 유력…폭력배 때려잡으며 '독재의 길'?


오는 4일 대선…'연임금지 무시' 출마 강행, 70~80% 압도적 지지

범죄와의 전쟁으로 큰 인기…공정성 논란에 선거 후폭풍 가능성

'선글라스 쓴 부켈레' 벽화
'선글라스 쓴 부켈레' 벽화

(산살바도르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 선글라스를 쓴 부켈래 대통령의 벽화가 보인다. 2024.2.3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미 엘살바도르를 이끄는 자칭 '독재자' 나이브 부켈레(42)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대선에서 재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강력한 갱단 척결 정책에 환호하는 국민 지지를 등에 업은 그는 연임 금지 헌법 조항, 선거인 명부 부실, 전자투표 업체 부정 입찰 의혹 등 각종 논란을 친(親) 정부 입법·사법부 '엄호'로 피하면서, 과거 독재 정치로 비판받은 중남미 여타 지도자와 흡사한 길을 걷고 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2022년 6월 국회에서 연설하는 부켈레 대통령
2022년 6월 국회에서 연설하는 부켈레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대항마 없어…부켈레, 결선 없이 당선 확정 전망

엘살바도르 선거당국 홈페이지와 여당인 '누에바이데아스'(새로운 생각) 소셜미디어 등을 종합하면 이번 대선에는 모두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발표된 CID-갤럽 공동 여론조사에서 79%대 지지율을 기록해, 각각 1∼4%대에 그친 나머지 후보들을 압도했다. 다른 5명 지지율은 모두 합쳐도 10% 초반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식적으로 공표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부켈레 대통령은 지지율에서 다른 후보를 크게 앞섰다. 조사업체 '푼다웅고'에서 지난달 17일께 발표한 56.0%가 그중 가장 낮은 수치다.

디아리오 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엘살바도르 언론은 부켈레 대통령 재선을 거의 확신하는 현지 분위기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 나라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면 결선 없이 곧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외국 거주자를 포함한 전체 유권자 수는 712만861명(엘살바도르 선거당국 집계 기준)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선거 운동하는 부켈레 지지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선거 운동하는 부켈레 지지자

[산살바도르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연임 금지 헌법 '우회'…선거 공정성 논란도

국민적 지지 현상과는 달리 부켈레 대통령의 재선 도전은 각종 논란 속에 진행됐다. 이 나라 헌법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 연임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현지 일간지인 디아리오 엘살바도르는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은 10년 이내에 다시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켈레 대통령은 2021년 대법원 헌법재판부의 "재선은 가능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유권 해석을 발판 삼아 권력 연장에 나섰다.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이라는 '눈 가리고 아웅' 같은 우회 전략도 한몫했다.

여대야소의 국회는 선거 1년 전 투·개표 관련 규칙 변경을 금지하는 선거법 조항을 폐지해, 투표용지에 후보 얼굴을 인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의 재선 가도를 도왔다.

견제 없는 사실상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확보한 부켈레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은 니카라과(다니엘 오르테가)와 베네수엘라(니콜라스 마두로) 등 이른바 '독재 정권'으로 비난받는 중남미 여타 국가와 비교되기도 한다.

과거 볼리비아(에보 모랄레스)나 에콰도르(라파엘 코레아)처럼, 일단 민주적 방식으로 대통령에 선출된 뒤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다른 기관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권력 기반을 공고히 구축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선은 선거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요소도 다분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선거인 명부에 외국 거주 유권자 명단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점, 현 상태라면 참관인 없이 기표가 가능한 점, 공공 조달법을 무시한 전자투표 시스템 담당 업체 선정 의혹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웃옷 벗은 채 대기 중인 엘살바도르 수감자들
웃옷 벗은 채 대기 중인 엘살바도르 수감자들

[엘살바도르 대통령실 제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나는 독재자"…비트코인 투자로 주목받기도

2017년 신당인 '누에바이데아스'(새로운 생각) 창당 후 돌풍을 일으키며 2019년 대선에서 당선된 부켈레 대통령은 강도 높은 '범죄와의 전쟁'과 부패 척결 추진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정책 효과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2015년 인구 10만명당 105.2건에 달했던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지난해 2.4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에콰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만성적인 치안 불안에 허덕이는 주변국은 부켈레식 치안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금 중 사망과 고문, 무고한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 인권 침해를 문제 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자기 소개란에 '독재자'라고 써 놓으며, 냉소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괴짜 면모도 숨기지 않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한편 국고로 이 코인에 투자하는 등 '튀는 행보'로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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