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50세 미만의 젊은 연령 대장암 발병률이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젊은 대장암 환자 약 2500만명을 분석한 결과, 젊은 대장암 환자가 1995년에 비해 45% 증가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전문가들은 젊은 층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초가공식품 섭취’를 꼽는다.
◇영양 질 낮고 열량은 높아초가공식품은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이 개발한 ‘식품분류체계(NOVA)’에 따른 개념이다. 식품의 가공 정도와 특성에 따라 ▲미가공식품/최소가공식품(채소, 과일, 곡류, 우유 등) ▲가공 식재료(기름, 버터, 설탕, 소금 등) ▲가공식품(통조림, 치즈, 빵, 맥주 등) ▲초가공식품(라면, 햄, 소시지 등)으로 분류된다. 그중에서 초가공식품은 식품첨가물이 다량 들어 있고 여러 가공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식품을 말한다. 당류나 염분, 지방 외에 섬유질이나 비타민 등 영양소가 함유돼 있지 않아 영양의 질은 낮고 열량은 높다. 즉석 식품, 아이스크림, 소시지, 치킨, 과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노화 가속화하고 장내 미생물에 영향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에 의하면, 초가공식품 섭취는 장내 박테리아 균형과 염증 발생에 영향을 미쳐 대장 노화를 가속화한다.장 노화는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에서 젊은 대장암 환자의 장세포가 실제 나이보다 15년 더 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 의존도 낮춰야그런데 초가공식품은 맛있고 조리가 간편해 식사 시 의존하기 쉽다. 실제로 이탈리아 밀라노 식품·환경 및 영양 과학부 연구팀이 총 에너지 섭취량 대비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37만8454명의 자료가 담긴 99개의 연구를 분석했더니, 전체 열량 중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열량은 미국 58%, 호주 42%, 한국 25%, 이탈리아 10%였다.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급적 자연 식재료를 구매해 직접 요리해 먹고, 초가공식품을 섭취할 때는 섭취량을 줄이고 식품 첨가물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소시지나 어묵 등은 끓는 물에 데쳐먹기 ▲면 두 번 끓이기 ▲통조림 기름 따라내기 등이다.
신종마약 누른 ‘대마’ 주의보…청소년기 해마 망가져 학습능력 손상
마약류과학정보연구회 심포지엄
서구서 대마 합법화 늘며 아시아도 영향
청소년 학습능력 떨어뜨리고 사고 유발 위험도
메릴린 휴스티스 미국 토마스 제퍼슨대 교수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마약류과학정보연구회 심포지엄'에서 아시아 국가의 대마초 중독이 늘고 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김명지 기자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마약수사 당국은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코카인(헤로인) 같은 천연 마약을 막는 데 주력했다. 최근에는 화학물질로 합성한 신종 마약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최근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마약으로 대마(大麻)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어 한국도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마초가 미국과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합법화되면서 아시아 국가로도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보건과학청 이주야오 박사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마약류과학정보연구회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와 함께 ‘대마와 신종마약류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야오 박사는 이날 싱가포르의 신종 합성 마약과 대마 사용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야오 박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대마초가 지난 2021년 가장 흔하게 쓰이는 마약 3위에 올랐다. 1위는 필로폰, 2위는 코카인이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캐터민과 같은 화학물질로 합성한 신종 마약이 3위였다. 야오 박사는 “서구권에서 대마초가 유입되면서 대마 사용자는 늘어나고, 반대로 마약 수사역량이 강화되면서 합성 마약 사범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일본 국립보건과학연구소(
NIHS)의 루리 기쿠라 하나지리 박사는 ‘일본의 신종 마약과 대마 규제 현황’ 발표에서 “신종 합성 마약 중독 현황은 잦아들었지만 대마로 구속되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지리 박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일본에서 신종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112명에 달했는데, 지난해는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
대마가 늘고 신종 마약이 줄었다고 반길 일은 아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미국 토머스 제퍼슨대 매릴린 휴스티스(
Marilyn
Huestis) 교수는 대마 만성 중독이 가져올 피해에 대해서 경고했다. 휴스티스 교수는 대마초 중독 분야를 50년 넘게 연구한 독성학 전문가다. 휴스티스 교수가 대마 중독과 관련해 발표한 논문은 571편에 이른다.
마약인 대마초는 대마의 잎과 암꽃을 건조한 마리화나를 뜻한다. 환각과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마리화나에 들어있는 델타9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THC) 성분이다. 치료제나 화장품 등에 쓰이는 대마는 산업용 헴프(
Hemp)이다. 대마에는
THC이라는 환각 성분이 있지만, 소아 뇌전증 치료제의 원료인 칸나비디올(
CBD)도 들어 있다. 마리화나의
THC 함유량은 6~20%, 헴프는 0.3% 미만이다. 칸나비디올은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우울증 등에도 효과가 있어 신약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메릴린 휴스티스 미국 토마스 제퍼슨 대학교 교수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마약류과학정보연구회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김명지 기자
이날 휴스티스 교수는 델타9
THC 성분이 우리 뇌에 작용하는 부작용을 설명했다. 이 성분은 뇌 시상하부에서 식욕, 생식 호르몬 에 작용하는 특정 수용체와 결합해 이상 행동을 일으킨다. 사람을 나른하게 만드는 동시에 두려움과 공황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운동 계획과 세밀한 운동 신경을 조절하는 기저핵과 소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대마를 사용한 사람은 운전이나 정밀한 기계 조작을 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마는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에도 영향을 미쳐서, 응급한 상황에서 느리게 대응해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다만 뇌간에는
THC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대마로 호흡이나 심장이 멈출 일은 없다고 휴스티스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휴스티스 교수는 ‘먹는 대마’의 경우 응급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봤다. 서구에는 ‘대마쿠키’처럼 먹는 대마를 흔히 접할 수 있다. 폐로 들이마시는 마리화나는 2~3분 안에 환각이 나타나지만, 먹는 마리화나는 환각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2~3시간쯤 걸린다. 이 때문에 환각을 기대하는 중독자들이 대마를 먹었다가 위독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휴스티스 교수는 대마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서구 문화를 우려했다. 그는 “대마를 청소년기에 사용하면 학교 학습과 인생 계획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휴스티스 교수에 따르면 대마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기억력이 떨어지면 학습 능력도 떨어진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주의력,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 의사결정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단기 기억력이 손상되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동기 부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휴스티스 교수는 뇌 영상 기술의 발달로, 과거 혈중 농도에만 의존하던 마약 연구가 뇌 연구까지 확장됐다고 반겼다. 그는 “중독으로 인한 뇌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고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식약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검찰청, 관세청,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에서 전문가들이 참석해 대마와 신종마약류의 국내외 규제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발표 좌장은 마약 수사의 권위자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가 맡았다.
김명지 기자 maeng@chosunbiz.com
다국적 제약사 지난해 매출 기준 순위 상위 20개 기업 지각변동
비만 치료제 매출 급증 힘입어 노보노디스크 5계단 순위 껑충 12위 안착
존슨앤존슨 1년만에 1위 탈환, 1위였던 화이자는 매출급감으로 4위 추락
팜뉴스=구영회 기자(약사)]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20개 제약사의 순위에 상당한 변동이 있었으며 이러한 순위 변동이 코로나19 제품의 매출 급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눈에 띄는 순위변동은 노보노디스크였다.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의 판매 급증에 따라 17위에서 5계단이나 상승한 13위를 기록하며 큰 도약을 이뤄냈다.
2022년 1위였던 화이자는 업계 최고매출이었던 1,003억 달러에서 지난해 585억 달러로 매출이 41% 급감해 1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주저앉았다. 이같은 매출부진은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와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의 판매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두 약물의 매출은 2022년에 567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25억 달러로 떨어지며 매출 부진을 이끌었다.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제품 매출이 80억 달러로 또다시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건전한 포트폴리오에 기인해 총 매출이 585억 달러에서 615억 달러 사이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코로나19 제품의 기여도를 제외할 경우 7%의 매출 증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위 자리는 존슨앤존슨이 탈환에 성공했다. 존슨앤존슨은 6.5% 증가한 85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존슨앤존슨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제약업계 매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켜온 바 있다.
존슨앤존슨의 매출은 지난해 587억 스위스프랑(6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2위 로슈를 여유 있게 따돌린 수치이다. 2022년 존슨앤존슨에서 켄뷰((Kenvue)가 분사해 나가 지난해 15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위와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한 존슨앤존슨의의 선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켄뷰의 매출 수치를 존슨앤존슨의 매출에 더하면 존슨앤존슨은 업계 역사상 두 번째로 연간 매출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
2022년에 각각 193억 달러와 173억 유로(182억 달러)의 매출로 18위와 20위를 차지한 코로나19 백신 판매업체인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은 지난해 상위 20권 밖으로 밀려났다. 2021년에는 두 회사 모두 업계 상위 20위권에 들었던 바 있지만 작년에는 매출이 68억 달러와 38억 유로(41억 달러)로 급감했다.
모더나와 바이오엔텍 대신 지난해 15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제네릭 기업 테바와 15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비아트리스가 다시 순위권에 진입했다. 4년 연속 17위였던 노보노디스크가 12위, 다케다 13위, 암젠 14위, 베링거인겔하임 15위, 길리어드 사이언스 16위, 바이엘이 17위를 차지했다. 노보노디스크와 암젠을 제외한 각 회사는 2023년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매출이 1,770억 덴마크 크로네(251억 달러)에서 2323억 덴마크 크로네(337억 달러)로 급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31%로 급증했다. 이같은 수치는 상위 20위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나타내는 것이다. 주요 품목인 오젬픽의 매출은 60% 증가한 957억 덴마크 크로네(139억 달러), 위고비는 출시 2년 만에 96억 덴마크 크로네(45억 달러)를 올리며 노보노디스크이 매출 급증에 주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일라이 릴리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덕분에 비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라이 릴리의 매출은 285억 달러에서 341억 달러로 20% 증가했다. 상위 20개 제약사 중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제약사는 노보와 릴리가 유일했으며, 이는 체중감량 치료제의 폭발적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상위 20개 기업 중 8개 기업은 2023년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노피와 다케다는 1% 미만의 소폭 매출 증가에 그쳤다. 상위 20위권 밖에 있는 기업 중 주목할 만한 기업은 플라즈마 전문기업 CLS와 리제네론으로 지난해 각각 142억 달러와 13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어 향후 상위 20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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