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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한 우물'을 파온 기업들이 성장과 수익을 위해 변신하고 있다.

손톱깎이, 줄자, 접착제 등 한두 가지 제품들로 승부를 걸어 왔지만 최근 실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사업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 한 우물 판 기업들 실적 부진

= 세월의 풍파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온 기업들이지만 작년 한해는 이들에게 유달리 추운 시기였다.

1983년 설립 후 전통주를 꾸준히 만들어 오고 있는 국순당은 주력 상품인 백세주 매출 감소로 지난해 전년 대비 78.5% 감소한 영업이익(48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후속 제품인 '별'을 출시했으나 저도수 소주 유행으로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게이트 맨으로 유명한 디지털 도어록 업체 아이레보(적자전환), 손목시계업체 로만손(-71.2%), 줄자업체 코메론(-24.4%) 등도 모두 부진한 2006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전문가들은 "한두 가지에 집중하는 기업은 관련 업종에 대한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가질 수는 있지만 새로운 기업 환경에 대한 적응이 늦고 성장성 한계에 도달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 대다수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는 양호한 편이다.

연초 이후 16일까지 코스닥지수가 3.72% 상승하는 동안에 미광콘택트렌즈(32.81%) 쓰리쎄븐(13.68%) 로만손(11.11%)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최근 신규사업 발표와 북핵 타결 임박(로만손은 남북경협주로 꼽힘)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 신사업으로 살 길 모색

= 지난달 27일 줄자업체 코메론은 40년간이나 이어온 줄자산업을 지속하는 한편 반도체 직접회로와 방송ㆍ무선통신기기 개발 등에 새로 뛰어든다고 발표했다. 방송통신 분야에서는 이미 방송통신 융합(양방향 데이터 방송 구현) 업체 아카넷TV에 5억원(지분율 3.7%)을 투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줄자산업은 글로벌 선두업체와 차이가 많이 나고 산업 전체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신성장 동력을 계속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신증권은 코메론이 대규모 판매망 확보 등을 통해 줄자 부문 국외 판매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며 회사측과는 다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손톱깎이 업체 쓰리쎄븐은 자회사인 크레아젠을 통해 신장암 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미광콘택트렌즈도 지난해 바이오 벤처기업 웰진을 자회사로 흡수하며 항암제 등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대는 높지만 바이오제품이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손목시계업체 로만손에 대해 "2006년 전반적인 시계시장 위축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향후 신규 진출한 보석부문에서 성공적인 브랜드 구축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사업보다는 잘하던 기존 사업을 고수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수첩과 다이어리 제조업체인 양지사 관계자는 "사업이 정체 상태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는 만큼 신사업 구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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