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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2차전지 소재 부문이 대기업 간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SK LG 포스코 GS 한화 등이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 분야를 선점하고 있는 일본 등 외국계 기업은 물론 국내 중견 전문업체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2차전지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소형 가전, 전기차용, 전력 저장용에 이르기까지 응용 분야가 넓은 차세대 전지다. 현재 14조원인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65조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차전지 4대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이다. 전체 재료비에서 4대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으로 양극재 30%, 분리막 25%, 전해질 9%, 음극재 8%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큰 만큼 기업들 관심사도 높을 수밖에 없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간 `2차전지 소재 전쟁`에서 한 발 앞서고 있는 곳은 포스코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이 이미 음극재 시험생산을 마치고 양산에 착수했다. 두 회사는 이미 LG화학에 소형 전지용 소재 납품을 시작했고, 앞으로 중대형 전지용 소재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은 천연 흑연을 소재로 소형 전지용 음극재를, 포스코ESM은 경제성이 뛰어난 리튬ㆍ망간 계열 양극재를 각각 공급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약 2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LG화학을 공급처로 확보해 종합소재 공급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GS그룹은 리튬이온 2차전지 음극재에 이어 양극재 사업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 2차전지 양극재 업체인 대정이엠 지분을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29%로 끌어올렸다. 그동안 음극재 분야에만 투자했던 GS칼텍스가 양극재 분야 기술과 생산시설을 확대한 것이다.

음극재 분야에서도 GS칼텍스는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NOE와 합작해 올해부터 연산 2000t 규모 소프트 카본계 음극재를 본격 생산하고, 생산능력을 40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양극재와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애경유화와 손잡고 음극재 원료인 하드카본 생산기술 확보에 나섰다. 두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하드카본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기차에 적합한 고출력 음극활물질로 현재 일본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LG화학은 그동안 외부에서 조달하던 분리막을 오는 8월부터 자체 생산한다. LG화학은 소재사업 육성을 위해 8월부터 충북 오창공장에서 1개 생산라인을 가동해 분리막을 양산할 예정이다. 한화케미칼도 양극재 시험생산을 마치고 올해부터 양산에 착수했다.

그동안 2차전지 소재 분야는 일본 업체가 절대 강자였다. 2차전지 완제품 분야에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업체가 세계 시장을 40% 이상 점유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2차전지 4대 소재 중 음극재 국산화율은 1%에 불과하다.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다는 얘기다.

국산화율이 높은 양극재와 전해질은 에코프로, 엘앤에프신소재, 후성, 솔브레인 등 국내 중견 전문업체가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나가면서 시장 구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 파이가 크다 보니 대기업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코팅기술과 관련해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소재 개발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기업 간 경쟁도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