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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총수일가 '화수분' 비상장 계열사...그룹 거래 통해 급성장]

계열사와의 거래로 급성장하는 재벌그룹 회사 중 상당수가 총수 일가의 사실상 개인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회사 중 일부는 소액주주 운동의 대상이 되거나 당국의 주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거래를 계속 해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부동산 관리회사인 태광리얼코는 지난주 그룹 계열사 세곳과 283억원 상당의 부동산관리 위탁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매출액이 169억원이었던 태광리얼코는 향후 2 ~ 3년간은 매출 고민에서 벗어나게 됐다.

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와 지난해 갈등을 겪었던 태광그룹의 계열사 태광리얼코의 이 같은 매출 대박의 비밀에는 회사의 양대 주주(이현준 그룹 회장 부자)가 자리한다. 태광리얼코는 당초 이현준 회장의 개인 회사(지분 100%)였지만 지난해 이 회장의 아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이 회장과 아들이 51%와 49%의 지분을 나눠갖는 2인 회사가 됐다.

그룹과의 거래가 주된 영업이지만 회사의 이익은 회장 부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태광리얼코는 최근 그룹 계열사 건물을 짓는 건축회사 설립 등에 15억원을 출자하고 계열 저축은행에 시장금리보다 낮은 3 ~ 4%대의 금리에 38억원의 예금을 하기도 했다.

대림산업 그룹의 물류 계열사 대림H&L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이준용 그룹 명예회장 장남)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그룹 유화부문의 해운중개 및 해운 대리점업, 복합운송업을 맡고 있는 대림H&L은 지난 2001년 설립돼 계열사와의 거래로 급성장했다.

2005년 1277억원의 매출에 44억원의 순익을 거둔 대림H&L은 지난해 1719억원의 매출에 7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대림산업, 대림코퍼레이션 등 특수관계자와의 매출은 648억원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의 광고회사로 총수 일가 3인의 대주주가 포진한 이노션의 급성장도 눈부시다. 모기업인 현대차가 검찰 조사로 위축됐던데 비해 정몽구 그룹 회장(지분 20%)과 자녀들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40%), 정의선 기아차 사장(40%)이 주식을 갖고 있는 이노션은 설립 3년만에 1000억원의 매출을 넘기며 매출 1170억원, 순익 22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2000억원 이상의 광고물량을 자랑하는 현대.기아차에 현대백화점, KCC, 현대해상 등 친족회사의 직간접 도움이 회사의 급신장에 큰 역할을 했다.

이밖에 최근 우회상장 테마로 증시의 주목을 받은 마이트앤메인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사장이 지분 87%를 갖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SK그룹의 일부 물류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과 시민단체에서는 모회사와의 거래로 리스크 없는 이익을 남기면서 이익은 총수 일가가 사실상 독점하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같은 부의 증식에 대해 모회사나 주주들에게 돌아가야할 이익을 지배주주가 사실상 빼돌리는 행위라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재벌그룹의 총수 일가와 친인척회사들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방식의 대규모 내부 거래가 편법 상속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공시 의무 등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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