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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을 말한다]⑦ 작전세력 A씨 "4년째 까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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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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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7 2012/12/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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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주가 조작업계를 뜻하는 은어)에서 일하는 A씨는 인터뷰 요청에 장중엔 딱히 하는 일이 없다고 하면서도 주말에 만나기를 고집했다. 주식시장이 열리는 날엔 매매를 하지 않아도 바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5일 A씨는 인터뷰 장소에 ‘허’자 번호판의 수입차를 끌고 왔다. 그는 집도, 자동차도 모두 아내 명의로 돼 있다고 했다. 법적으로는 자산이 단 한 푼도 없었다. 심지어 아내와도 위장 이혼 상태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주식으로 돈 벌려면 절대로 이상급등주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뻔한 소리를 했다. 또 “호재라고 판단되는 공시나 뉴스를 특히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인상 깊은 말도 남겼다. 그는 “이 업계에 들어오고 나서 죄짓는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을 했다. A씨는 현재 상장폐지 실질심사 중인 기업에 수십억원이 ‘물려’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증권시장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원래 증권사 출신이다. 외환위기 직후 취업했고, 코스닥 버블때 돈을 크게 벌었으며, 어차피 이쪽 일을 할 거라면 따로 뛰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 5년차쯤에 사표를 냈다. 사실 예전에는 잘 나갔다. 당시만 해도 실력 있는 증권사 영업맨은 모두 지금의 기준으로 주가 조작 세력이었다. 잘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나왔다. 모시던 분 중에 증권사 대표를 하고 계신 분도 있다.”

-그럼 돈은 많이 벌었나?
“(웃으면서) 많이 벌 때도 있었지만 잃은 적도 많다. 요즘엔 4년째 까먹기만 하고 있다. 어느 업종이나 그렇듯이 이 바닥에도 무일푼으로 시작해 수백억원을 번 사람도 있고, 물려받은 자산까지 탕진한 사람도 있다.”

-가장 많이 벌었을 때와 잃었을 때 얘기를 해달라.
“종목명은 말 못한다. 이 바닥, 의외로 좁다. 별로 알려지고 싶지 않다. 대충 얘기하자면 계속 꾸준히 벌고 잃고 하다가 바이오에 웃고 바이오에 죽었다. 황우석 테마때 엄청나게 벌다가 다 잃었다. 황우석 박사의 측근(노성일 이사장을 지칭)이 2005년말 일요일 갑작스레 ‘줄기세포 기술이 없다’고 한 뒤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당시 까먹은 돈이 내 돈, 남의 돈 포함해 60억원 정도였다. 그 사람도 참 웃기지. 왜 일요일에 했을까, 할 거면 장중에 발표하지(웃음).”

-그럼 어떻게 재기했나?
“재기 못했는데?(웃음). 이후로는 남이 흐려 놓은 종목 설거지(주가 조작이 끝나고서 자금 회수를 위해 거의 다 죽어가는 종목을 일시적으로 살리는 일)를 하며 조금씩 자산을 늘렸고, 직접 수급을 하기보단 사람들 만나며 관련된 다른 일을 했다. 안정적으로 했다.”

-금융 감독 당국이 규제 강화한 게 타격이 되긴 됐나?
“당연하다. 이젠 잡주를 들고 있으면 밤에 잠이 안 온다. 유상증자를 잘 허용해 주지 않는 게 제일 힘들다. 투자금을 끌어오기가 어렵다. 사채업자들도 이젠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코스닥 기업이나 수급 세력에 돈을 안 빌려준다. 사실 되게 웃기다. 그들이 더 더러운 일을 하는 건데 우리를 피한다.”

-돈이 없어서 주가 조작을 못 한다는 얘긴가?
“그렇다. 사채업자들도 이젠 수급에 쓰라며 돈 빌려주는 사람이 없다. 요즘 예전처럼 상한가 10번 찍고 하는 종목이 없어진 것은 돈이 없어서 그렇다. 사채업자들이 M&A(인수ㆍ합병) 때만 돈을 빌려준다. 음, M&A 관련해서는 해줄 얘기가 많다.”
-M&A 얘기를 들려달라.
“오늘 이 자리를 만든 목적이 ‘개인을 위한 선수의 조언’이 아닌가? 그 차원에서다. 음, 얘기를 시작하자면, M&A는 보통 호재로 인식된다. 그렇지 않으냐? (기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지만 M&A는 호재라고 볼 수 없다. 요즘 남의 돈 빌려서 코스닥기업 인수하는 사람 중 제대로 된 사람 아무도 없다. M&A는 보통 사채업자 자금, 아무리 깨끗해 봐야 저축은행 자금으로 한다. 코스닥기업을 인수하려면 100억원은 필요한데, 100억원이 있으면 당신 같으면 코스닥기업 인수할 건가? 미쳤나? 그냥 그 돈 은행에 넣지. 아무튼, 남의 돈으로 인수하는 거다 보니 주가를 띄워야 한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80억원을 대출받아 코스닥기업을 인수한다면, 20억원 정도를 더 대출받아 수급에 쓴다. 돈이 있어야만 주가를 띄울 수 있으니까. 상황이 이런데 주인 바뀐다고 개인이 달려드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인터뷰를 마친 뒤 황마담으로 유명한 개그맨 오승훈씨가 엔터기술을 인수한 것이 사기극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씨는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 인수자는 M&A 전문가와 사채업자였다.)

-그럼 어떤 경우에 투자해야 하나?
“절대 하면 안 되지. 개인은 절대 못 번다. 물론 버는 사람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털린다. 우리는 사람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내가 쫄아서 팔았더니 최저점이더라’라는 게 괜히 있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언제쯤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앞뒤 안 보고 손절매를 할지 잘 안다.”

-당신은 계속 ‘죽는소리’를 하는데, 올해 정치인 테마는 잘 나갔다.
“그건 뚜렷한 리드 세력이 없다. 그냥 하다 보니까 만들어진 거다. 개인적으로는 기자들 잘못이 크다고 본다. 유아용품주가 박근혜 테마주인가? 유아용품 업체 주가가 10배 떴다면, 출산율도 10명 이상으로 치솟는 건가? 말이 안 되는데, 언론에서 자꾸 써준다. 안랩의 경우 아는 사람들이 처음에 주가를 띄웠는데, 2만원에서 4만원 보내놓고 전부 다 나왔다. 그런데 이게 10만원 이상으로 가더라. 이 사람들 지금 울고 있다(웃음).”

-확실히 요즘은 주가 조작의 트렌드가 바뀐 것 같다.
“요즘엔 수급팀에 언론 담당이 따로 있다. 증권방송 전문가와 주로 접촉하고 가끔은 경제지 기자들을 만날 때가 있다. 주가를 띄우려고 하는 건 아니고, 미리 매집하고 나서 물량을 풀 때(매도할 때) 주로 사용한다.”

-개인 자산은 어떻게 관리하나?
“전부 다 주식에 있다. 월세로 살다가 아내가 하도 난리를 쳐서 전세만 하나 마련했다. 물론 내 명의가 아니다. 내 명의로 된 자산은 하나도 없고, 혹시나 싶어서 이혼도 해놨다. 자산의 주식 비중은 90% 이상이다.”

-처벌받은 전력은?
“실형을 산 적은 없다. 아는 검찰도 생겼을 정도로 많이 드나들었지만, 운이 좋은 건지 그래도 계속 살아나고 있다. 근데 사실 나는 별로 나쁜 편이 아니라 괜찮은 거다(웃음).”

-기업이 상장폐지될 때 개인투자자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물건 비싸게 팔아먹는다고 미안하면, 삼성이나 LG는 국민한테 미안해하나? (웃음) 우리가 고생해서 작업할 때 쉽게 버는 사람도 있지 않으냐. 사실 다 운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에게 조언 하나 더 한다면.
“기업은 오너 리스크가 제일 크다. 흑자 기업이더라도 주인 바뀌면 내부 자금 다 빼 먹히고 사라진다. 요즘도 그런 기업이 몇개 있다. 말해주고 싶지만, 그건 감독 당국이나 기자들이 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까도 말했지만, 호재를 믿지 마라. 주가는 다 누군가가 만든다. 자기 마음대로 ‘이건 얼마짜리 호재다’라고 단정 짓고 매매하다간 깡통 찬다. 그리고 주식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들 믿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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