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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말이 온다면(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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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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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7 2008/09/2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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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개강하고 여러가지 일로 정신줄 놓고 지내다가 새벽에 답답한 마음에 오랜만에 키보드를 잡습니다.

 

쓰나미의 발생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학설이 존재하지만 그 근원적인 이유를 아무도 알지 못한다. 혹여나 누군가가 그 정확한 이유를 밝혀낸다 할 지라도 이것이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즐기다 쓰나미에 떠내려간 사람에게 위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의 쓰나미의 원인을 경제 전문가들이 여러가지로 분석하고 또 쓰나미가 언제 닥칠지 예측하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제로 주식투자자의 계좌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지는 못한다. 어쩌면 그들은 단지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써 쓰나미에 애정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강세장의 여제라 불리는 골드만 삭스의 에비 코헨이 정확한 증시 예측가로 거듭난 이유는 그녀는 주식시장의 상승만을 외치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다양한 근거를 내세워 비관론을 앞세우지만 대체로 경제는 매년 성장해왔고 따라서 주식시장도 함께 성장을 하게 마련이었다. 물론 평균으로의 회기라는 대자연의 법칙에 GDP의 상승 또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며, 2000년대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던 세계의 GDP는 일련의 신용 경색을 계기로 조정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나는 에비 코헨의 편에 서서 투자대상으로써 주식의 장기 매수를 외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가 앞으로 몇 년의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직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나는 지금으로부터 50년이 지난 2058년의 한국경제가 2008년의 수준보다는 크게 성장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성장의 속도는 장기적으로 3%의 수준일 수도 있고 5%의 수준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모함이 이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면 그 중에서 좋은 기업을 고르면 연평균 10%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속도로도 지금 1억이면 50년 후엔 106억이다. 앞으로 살 날이 많은 사람은 1~2년 정도 돌아가는 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오래 살 사람이 정작 조심해야 할 것은 조급해 하는 것과 일찍 죽는 것 두 가지 뿐이다.

 

친구는 6시간 30분 후에 펀드를 환매하려고 1교시 수업에 늦게 간단다. 왜 파냐니까 미국이 망할거란다. 유치원생들이 간식 시간에 자주 나누는 담론이지만 정말로 미국이 망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망하면 한국의 투자자가 펀드를 환매해야만 할까? 아니다. 미국이 망하면 정말로 세계 경제의 종말이 찾아올 것이고 투자자가 펀드를 환매하고 돌려받은 원화도 가치가 사라질 것이다. 정말 정말 극단적인 가정을 하게 되면 어차피 살아남는 방법이 없다. 금이 대안이라고? 그렇다. 금은 정말 대공황이 찾아온다면 충분히 대안투자 수단이 될 수가 있다. 그런데 금은 그 자체로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당신이 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당신은 위험에 내몰릴 것이다. 아 갑자기 3류 소설을 쓰고 있다. 사람들이 이렇게 종말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종말을 내심 기다리기 때문일까?

 

아무튼 정말로 미국이 망할 수 있을까?



 

난 뭐 모른다추락하는 실물경제 주택가격의 하락과 이에 따른 추가 파생자산의 가치하락에 대해선 그저 상식선에서 이해할 뿐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을 선언할 거라고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위의 자료는 미국 가계의 순자산과 서브 프라임 사태에 따른 총손실을 비교한 것이다. 손실액 1조 달러라는 금액이 머리 속에 확 와 닿지는 않지만 여전히 미국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비해서는 턱없이 작은 수준에 불과하다. 가장 비관론자들의 손실 예상 수치인 2조 달러를 대입해보아도 이는 미국 가계의 순자산의 3%에 지나지 않는다. 자산 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미국 가계 순자산이 가파르게 하락할 지라도 미국이 망한다는 가정은 성립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실제로 모든 서브프라임 손실이 미국 가계에 국한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을 대차대조표로 놓고 그려보면 파산한 리만 브라더스의 대차대조표보단 몇 만배는 건전해 보인다. 역시 이런 논의는 유치원 수준에서 졸업했어야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상류층들은 경제적인 파산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단 신용에 의존해서 살아가던 많은 중산층 이하의 시민들은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이것 역시 한국의 사정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아쉽지만 이것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제국이 무너졌든 미국이란 제국도 역사를 거스를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마도 내 삶 후의 이야기일 것이다. 로마 제국도 몰락하기 시작한 이후로 수백년이 흘러서야 자취를 감추었다. 나 역시 달러화의 장기적 가치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종말을 예언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주식을 팔까? 미국 경제가 망하지는 않아도 둔화되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되기에 마련이고 신용경색으로 가계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치솟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식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이렇게 많이 알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마 전에 탄 택시에서 기사 아저씨마저 혹시 학생 주식 하냐며 다음주에 주식시장이 폭락할 예정이니 주식을 팔라는 소중한 조언을 나에게 해주었다. 6시간 후에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되는 시장이기에 이런 기사 아저씨의 조언을 따랐으면 싶지만, 난 아쉽게도 주식을 단 1주도 팔지 않았다. 내 귀가 더 얇았더라면!

 

난 시종일관 알게 뭐야란 자세로 일관한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설픈 식견으로 경제의 방향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단지 어떤 방향으로 경제가 움직이더라도 다치지 않을 포트폴리오를 꿈꾼다. 금융부채가 전무한 서울 대구 노선을 주로 왕복하는 고속버스 회사가 미국의 은행이 파산했다고, 혹은 미국이 파산했다고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 나의 기업들은 경기 둔화가 오면 오히려 긍정적이면 긍정적이지 경기 둔화가 절대로 이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도 주식시장에선 내일 이 기업들의 주가도 지난주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겠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니가 경제를 더 잘 알았으면 더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었을 거라고, 좋은 기업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싸게 사는 것이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이고 그것도 가치투자의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나는 개의치 않다. 나는 이미 내가 만족할 만한 가격에 이 회사들을 매수하였으며, 내일 당장 주식시장이 사라져도 이 회사의 주식을 같은 가격에 매입할 용의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난 알게 뭐야란 자세로 시장에 임한다. 그게 전부다. 세상 어떤 투자자도 평가 손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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