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돗물 100년, 이제는 '상품'으로>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서울에 수돗물이 공급된 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그간 서울시의 수돗물은 하루 생산량이 400배 가량 늘어났고, 꾸준한 수질 개선 노력에 힘입어 국내 판매와 해외 수출을 위한 '상품'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돗물 100년..260만 서울 전 가구 공급 = 우리나라의 상수도 역사는 고종황제로부터 상수도 부설 허가를 받은 미국인 콜브란씨와 보스트윅씨가 성동구 성수동에 뚝도정수장을 만들어 1908년 9월1일부터 4대문 안과 용산 일대에 급수를 하면서 시작됐다.
당시는 주민 12만5천명에게 하루 1만2천500t의 물이 공급됐으나 1960년대 들어 서울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급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1980년대 초에는 하루 307만t을 생산하게 된다.
통수 후 100년이 흐른 2008년 현재의 생산량은 처음의 400배 규모로 늘어나 하루 최대 510만t의 수돗물이 260만에 달하는 서울시 전 가구에 공급되고 있다.
서울 수돗물은 종전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2004년부터 서울 수돗물이 '아리수'라는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리수는 크다는 우리말 '아리'와 한자 '수(水)'를 결합한 것으로 고구려 시대 한강을 일컫던 말이다.
◇아리수 "수질, 좋습니다!" =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수돗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45개 수질검사 항목에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y Inc.), NSF (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 등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에 수질검사를 의뢰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을 덜기 위해 2001년부터 각 가정의 신청을 받아 매년 약 5만 가구에 대해 수돗물 수질검사를 해주고 있다.
시는 이를 확대해 올해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주택, 단독주택 등 65만 가구의 수돗물을 무료로 검사해 주고, 내년 95만 가구, 2010년 100만 가구 등 전체 260만 가구에 '아리수 품질확인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으로 서울 수돗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신이 걷히고 있다.
서울시가 2007년 외부 조사 기관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서울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10명 중 4명은 `수돗물이 식수로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수, 이제는 '상품'으로 도약 = 서울시는 현재 시내 각종 행사장에서 페트병에 담긴 아리수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해외에도 무료 지원해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가늠해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9일 베이징올림픽 자원봉사단에 아리수 10만 병(병당 500㎖)을 증정했고, 지난 6월에는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을 위해 아리수 10만 병을 지원했다.
현재 아리수는 청와대, 정부기관, 국회 및 각종 국제회의장에도 공급되고 있다.
상수도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병에 든 수돗물을 시중에 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난 5월 입법 예고된 수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해 안에 아리수가 시판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진익철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아리수 시판이 가능해지면 동남아 등 수출시장에 먼저 내보낸 뒤 브랜드 가치를 높여 국내 시장에서 일반 생수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atsby@yna.co.kr
(끝)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