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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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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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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9 2018/06/1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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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 이야기


   필자가 30대 시절 양봉을 부업으로 아내의 일을 거들었다. 10여 군의 벌통이 순식간에 50군까지 늘어난 적도 있었다. 당시는 아까시나무꽃 꿀을 10말 정도 생산한 적이 있었다. 일벌은 곤충이면서 사회적인 동물로 가장 모범적인 질서체계를 이루고 산다. 꿀벌이 여왕벌과 수벌과 일벌로 세 종류의 개체로 살고 있지만, 전체 시스템은 공동체 생활로 이루어져 활동한다. 개체의 주장은 통하지 않고 개체의 보호 행위는 일상에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여왕벌의 통솔 아래 전체가 한 몸 같이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꿀벌에게도 의식적인 생각은 있다. 분명한 목적이 있고 항상 전체 시스템이 먼저고 개체는 전체를 위한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꿀벌 개체 각자의 할 일이 정해져 있고 자기 본분을 망각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자기의 본분과 사명감은 전력을 다해 지켜낸다. 사람 같으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도 부모도 버리는 일을 하지만, 꿀벌에게는 반대로 자기를 희생시켜 전체를 보호하는 일에 매진하다. 일벌이 자기 몸이나 생명 하나 버리는 일은 아까워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침입자를 막기 위해 독침을 쏘지만, 독침 샘이 달린 독침을 독샘과 함께 떨어져 나가 결국 한 생명은 죽게 된다. 그러나 그 독침 샘이 침입자 몸에 오래 작용하여 침입자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하여 자기가 죽는 일이다. 이는 개체를 희생시켜 전체를 살리는 꿀벌사회의 규범이고 존재법칙이다. 독침 샘이 빠지면서 침입자 몸에 붙어 독침 샘이 마를 때까지 작용하게 된 사실은 꿀벌 집단을 존재하게 하는 매우 소중한 일이다. 일벌은 자기 개체가 살려고 독침 쏘기를 주저하거나 제몸사리지 않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 이 일도 사람의 생각과는 반대다.


   꿀벌은 여왕 중심의 가족적 사회질서체계다. 모든 벌은 여왕의 몸에서 태어나야 꿀벌의 가족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여왕벌이 낳은 알로서 여왕이 될 벌의 알이나 일벌이 될 알은 똑같은 알이다. 다만 여왕벌이 될 알은 여왕이 될 때까지 로얄제리를 먹지만 일벌은 부화하면서 3일간만 로얄제리를 먹고 그 후는 꽃가루와 꿀로 키운다. 단지 그 차이는 로얄제리라는 먹이 때문에 신분이 천양지차로 벌어진다. 그래서 로얄제리가 신비의 성분이 있다고 최고로 여긴다. 여왕벌이나 일벌은 다 같이 암컷이지만 모든 가족은 여왕의 몸에서 태어났다. 가끔 일벌도 알을 낳을 수는 있지만, 일벌이 낳은 알은 무정란의 수컷 벌로 꿀벌의 가족이 될 수도 없는 몸이다. 여왕이 실종되거나 여왕이 낳은 알이 낳은 지 3일 이내의 알이 없으면 옳은 여왕이 없는 벌통이 되어 버린다. 어쩌다가 여왕이 죽거나 실종되고 후보 여왕도 사라지면 다급한 나머지 일벌이 알을 낳게 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수컷 벌로 되어 결국에는 벌통이 망하게 되는 일이다. 오직 여왕벌이 낳아 로얄제리를 빠짐없이 먹여 키운 알이라야 여왕벌이 된다는 철칙이다. 그래서 마침 막내를 키울 때라 로얄제리가 젖먹이 어린이는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 막내에게 로얄제리를 먹여보았다. 벌통을 점검하다 로얄제리를 채취하여 지체하지 않고 바로 먹였다. 신선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여 벌통에서 바로 모아 꿀을 약간 섞어서 먹였다. 냄새가 고약하게 나서 꿀을 섞어도 먹기가 좋지는 않다. 막내는 잘 먹는다고 어르고 부추겨서 주는 대로 다행히 잘 받아먹었다. 4세 때부터 이니 우량아 선발대회 나가자 할 정도로 우량한 몸으로 자랐다. 성인이 된 지금도 170cm인 나보다 훨씬 더 크다. 어릴 때 로얄제리를 보관하지 말고 채취하는 즉시 바로 먹으면 효과가 증명되는 일이었다.


   생산품인 꿀도 진짜 꿀과 가짜 꿀의 논란이 많아서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꽃의 꿀은 과당과 포도당으로 꽃의 종류에 따라서 성분이 다르다. 아까시나무꽃 꿀은 과당이 많아서 설탕처럼 엉기지 아니한다. 그러나 유채꽃 꿀이나 싸리꽃 꿀은 한여름에도 엉긴다. 봄에 피는 사과꽃 복숭아꽃 등도 포도당이 많아 서 엉긴다. 봄에는 유채꽃이 먼저 피고 이어 복숭아꽃과 사과꽃이 핀 뒤 5월에는 아까시나무꽃이 핀다. 가을에는 싸리꽃이 피면서 양봉산업의 휘날래를 장식한다. 꽃꿀의 생산량도 아까시나무 꽃이 가장 많은 꿀을 생산하고 꿀의 성분이 과당꿀이라 엉기지도 않는다. 꿀의 품질도 아까시나무꽃 꿀이 최고로 친다. 향기와 순한 기운이 사람들 기호를 당기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봄부터 5월 아까시나무꽃 꿀이 들어와서야 꿀을 수확했다. 그런데 여러 잡꽃이 한데 어우러져 병에 담은 꿀에서 층계가 생겼다, 꿀 병의 맨 아래 바닥 쪽에 흰 설탕처럼 가라앉는 침전물이 생겼다. 사람들은 이것을 가짜 꿀로 설탕이라 한다. 그러나 내가 분석한 바로는 설탕이 아니고 사과와 복숭아 등 포도당 성분이 많은 꿀이 엉겨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꿀에 대한 불신이 여기에서 비롯되었기에 그 후 해마다 5월이면 아까시나무꽃이 피고 첫 꿀이 들어온다 관찰되면 가차 없이 지금까지 들어온 꿀을 모두 채취하여 벌통을 비워버린다. 미리 청소하듯 뜬 꿀은 수량도 아주 적은 수량이다. 그 뒤 들어오는 꿀은 순수한 아까시나무꽃 꿀이 모이게 되었다. 그로부터 매번 아까시나무꽃 꿀을 순수하게 채취하였다. 이 순수 아까시나무꽃 꿀을 병에 담아서 두면 두 해를 지나도 엉기지 않고 멋진 아까시나무꽃 꿀을 생산하게 되었다. 우리 꿀을 구입해 간 사람들은 진짜 좋은 꿀이라고 인기가 유별났다. 그러나 그런 구분은 잘못된 구분이다. 엉긴다고 다 가짜 꿀은 아니다. 내가 처음에 모르고 잡꽃꿀이 섞인 꿀을 가져간 사람 가운데는 실망한 사람도 있었겠구나 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진짜 꿀을 가짜로 오해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토종꿀은 흰설탕처럼 엉기는 꿀이다. 왜 그런가 하면 토종벌은 가을에 한 번 채취하므로 아까시나무꽃 꿀은 벌들 새끼 먹이로 다 소비하고 가을까지 견딜 수 없다. 그래서 포도당이 많은 싸리꽃 등 가을 꿀은 설탕처럼 엉긴다. 그래서 토종벌 꿀은 특별히 아까시나무꽃 꿀을 채취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꿀의 질을 가짜와 진짜로 구분하기보다 품질의 우수성을 말하는 일이 옳다. 좋은 꿀은 천년을 보관해도 변질이 없다. 왜냐하면 꿀벌이 꿀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TV 방영에 양봉업자가 꿀벌이 만들고 있는 숙성되지 않은 물 꿀을 채취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꿀은 벌이 가져온 물 꿀을 밤새워 꿀벌의 목구멍으로 삼켜서 벌의 신비한 침액 효소를 고루 섞어가며 날개로 수분을 날린다. 꿀이 완성되려면 벌의 목구멍에 여러 번의 침액을 섞어야 좋은 꿀이 된다. 처음 꽃에서 가져온 물 꿀은 벌집 판의(소비라 한다) 맨 하단에 넣어 두고 밤새워 꿀 만들기 작업을 하고 일벌의 목구멍을 수없이 많이 거쳐서 한 단계 상위로 올린다. 벌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효소를 잘 혼합하여 양조해야 한다. 낮에는 꿀을 가져오고 밤으론 꿀을 만드는 작업이 벌들의 분주한 일이다. 꿀 만들기 순서도 벌집 판의 맨 아랫부분에서 한 칸씩 위로 올려진다. 오랜 시간을 거쳐서 벌집 판의 상단까지 이르는 꿀이 완성된 꿀이 되는 이치다. 여러 날의 시일이 지나면 수분을 제거한 완성된 상단에 올려져 꿀의 덮개를 밀로 덮어 보관하게 된다. 양봉가는 꿀 방 위에 덮인 밀을 칼날로 걷어내고 꿀 채취가 이루어져야 완벽한 몇천 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꿀이 된다. 이것이 바로 완벽한 진품의 참꿀이다. 일벌의 목구멍으로 수도 모르게 반추하여 침액 효소를 고루 섞어지는 일이 좋은 꿀의 과정이다. 물 꿀을 채취하여 기계로 열을 가해 습기를 날리는 작업은 벌들이 해야 옳은 일인데 사람이 대신한다는 것은 꿀의 품질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한다. 필자는 작업 중에 벌에 쏘여 그 독으로 인하여 간염을 앓은 적이 있다. 양봉 일을 하지 않으니 몸도 저절로 나서졌다. 우리 집이 마을 한복판에 있어서 벌통을 둘 데가 마땅찮아 불편을 느껴 저온창고 옥상에 올려 두었더니 매우 편리했다. 그러나 그해 9월부터 벌들이 한 통씩 도망가기 시작했다. 직장에 다니느라 자주 살피지 못하여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꿀벌들이 다 도망간 후에야 알게 된 일이다. 9월부터 냉동기를 가동하게 되니 건물의 진동으로 인하여 예민한 벌들이 도망간 일을 나는 그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어리석음이 뉘우쳐졌다. 꿀벌은 정직하고 자기보다 집단을 위해 살고 인간처럼 적당주의와 부끄러운 일을 절대로 저지르지 않는다. 인간들이 반드시 배워서 실천해야 할 일들이라 지금도 꿀벌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없다. (글 : 박용 20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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