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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일일 기준 6년여 최대폭 하락

   ..항셍 2만5천선 붕괴

- 中증시 홍콩 따라 동반 급락..日증시 3.4%↓

- 臺증시 `인텔쇼크`에 3% 하락..베트남 17개월 최고

[이데일리 임현옥기자] 16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아시아 증시를 강타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6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는 평가를 낳았다. 씨티 그룹이 196년 역사상 가장 큰 폭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실적 또한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미국발 충격은 증폭됐다.

홍콩 증시가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으며 이에 동조해 중국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베트남 증시만이 이날 유일하게 상승했다.

홍콩 증시는 일일 낙폭(%기준)으로는 2001년 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항셍 지수는 전일 대비 5.4% 떨어진 2만4450.85로 마감, 2만5000선이 붕괴됐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H 지수는 6.6% 밀린 1만4016.12로 거래를 마쳤다. H 지수는 마감 직전 7% 폭락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의 실적부진으로 금융주 관련 매물이 쏟아졌다. 벤처캐피털(VC) 증권의 루이스 츠 디렉터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채권과 금 시장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매도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HSBC(-4.8%)와 차이나모바일(-5.1%) 등 우량주들이 크게 빠졌다. 중국 최대 상장 생명보험사인 중국인수보험(차이나라이프)도 7.6% 하락했다. 중국해양석유(CNOOC)와 중국 최대 대형 트럭 생산업체인 시노트럭도 각각 8%, 12% 폭락했다.

중국 증시도 홍콩 증시의 급락세에 동조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2.8% 내린 5290.61로 마감, 5300선을 하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상하이 B 지수도 1.8% 하락했다.

금융 관련 악재들이 속출한 여파로 중국공상은행(-2.6%) 등 금융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가총액 1위인 페트로차이나가 2.0% 하락했다.

훠타이 증권의 젠 진런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였다"며 "은행 등의 올해 실적이 좋을 전망이어서 지수가 5000선까지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도 3% 이상 밀리며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닛케이 225 지수는 3.4% 떨어진 1만3504.51로 장을 마감했다. 토픽스 지수도 3.5% 하락한 1302.37을 기록했다.

전날 일본 2위 은행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이 메릴린치의 우선전환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으로 은행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이 8.8% 떨어져 2004년 12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도 4.7% 떨어졌다.

다이와 SB 투자의 오가와 고이치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가 블랙홀로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면서 "얼마나 더 손실을 입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대만 증시는 `인텔 쇼크`에 시달렸다. 가권 지수는 3.0% 하락한 8179.54로 장을 마쳤다. 대만 최대 전자제품 업체인 혼하이 정밀이 5.5% 급락하면서 전자 업종지수가 2.7% 떨어졌다. 그러나 은행 및 금융 업종지수는 0.4% 상승했다.

베트남 증시 만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VN 지수는 4.6% 급등한 846.07로 장을 마감, 1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가 주식 투자 관련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밖에 인도 센섹스 지수는 2.2% 하락한 1만9811.29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