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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로 한반도가 뜨거워진 작년 말 어느 모임에서 한참이나 흥분해 열변을 토한 적이 있다. 다들 원전 수출 효과는 단군이래 최대의 성과이며,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앞선 기술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하는데, 그 모임에 참석한 한 분이 뜬금없이 이번 원전 수주가 대부분의 이득은 선진 외국기업들이 갖고, 우리나라는 원전기술이 미비해 사실상 빛 좋은 개살구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77년 6월 고리원전 가동 후 현재까지 20기(발전량 1만7716MW)가 국내 전기총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고, 발전량으로는 세계 6위의 원전 운영국으로 성장했다. 지난 34년 동안 단 1건의 원전사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설계수명 30년이 지난 고리원전의 성능개선을 통하여 10년 더 연장운전할 수 있는 국내기술을 확보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더욱이 현재 신고리 외 3곳에 건설 중인 6기와 계획 중인 2기를 포함해 8기의 원전이 국내기술로 설계, 시공되는 한국표준형원전(OPR1000)과 신형경수로(APR1400) 타입으로 건설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은 정착 단계에 있다.

특히, 이번 UAE에 수출하는 APR1400는 10년동안 2000여명의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의 기술인력이 총 2340여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하여 성공한 말그대로 ‘Made in Korea’이다. 게다가 안전이 최우선인 원전의 특수성을 감안, 원전운전을 가상한 성능시험장치로 그리스 신화에서 하늘을 떠받치는 신으로 등장했던 이름을 딴 ATLAS(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장치)를 통하여 수 백만년에 한번 있을 사고에도 대비한 안전 및 성능시험을 끝낸 우리나라의 걸작품 중의 걸작품인 것이다.

필자의 회사는 신형경수로(APR1400)의 산파적 역할을 담당했던 ATLAS 프로젝트를 원자력관련 박사 수십명과 함께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 5년 동안 연구, 개발, 제작, 설치에 참여함으로써 그 긍지와 보람은 이번 UAE 원전 수주 소식에 남다른 감회와 감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들은 잘못된 얘기이기에 더더욱 흥분하며 원전에 대한 짧은 지식을 토로했던 것이다.

더욱이 이 지면을 통하여 역설하고 싶은 것은, 설치 예정을 포함해 총 28기 원전의 50%인 14기가 울산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적인 특성을 살리고, 그간 필자의 회사뿐만 아니라, 원전 정비, 운전의 계측제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한 S기업 등 울산의 여러 회사의 경험과 실적은 ‘울산을 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천혜의 기회라는 것이다.

울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조선, 석유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정도로, 공장기간시설이 이미 확보되어 있고, 유능한 기술인력도 다른 어떤 지역보다 많이 거주하고 있는 특성을 살린다면, 차제에 울산을 원전의 르네상스시대에 제일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향후 에너지 고갈로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은 더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청정 연료이며 안전한 원전의 증설은 이미 전 세계가 앞다투어 계획하고 시행 확정한 분야이다. 또한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께서 고리원전 현장을 방문하여 건설 참여자를 격려하며 2012년까지 10기, 2030년까지 80기의 수출로 원전 선진 3국 안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우리 모두를 흥분하게 만든다.

울산은 Nuclear Renaissance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가졌다. 첫째, 원전의 반이 소재한 근접된 지역적인 특성, 둘째, 공업도시라 불리우는 울산에서 가동중인 각종 기간시설을 활용하며, 셋째, 울산에 거주하는 젊고 유능한 기술인력의 확보는 원전 수출의 조건 3박자를 모두 갖춘 안성맞춤의 지역인 것이다. 이제부터 울산시와 울산시민, 지역 소재 각종 회사들이 뜻을 모아 원전 수출의 중심도시로 울산이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2010년 새해벽두에 간절히 소원해 본다.

이상배 (주)일진에너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