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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없어도 일단 와 봐' 이케아의 '미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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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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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09 2015/07/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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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확인 후 매장 가도 없는 경우 많아… 소비자 지갑 열게 하는 상혼으로 유명

“세일 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확인해주세요.”

주부 최은정씨(33)는 고민에 빠졌다. 글로벌 가구·생활용품업체 이케아가 세일을 시작했지만 매장에 갈지 말지 망설여진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한 차례 할인행사를 연기했던 이케아는 지난 9일부터 세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에 매장을 방문했을 때 사려던 제품이 없던 때가 많았다. 쉬고 싶다는 남편을 졸라 경기 광명시 외곽에 있는 매장까지 왕복 40㎞ 거리를 달려갔지만 찾던 제품이 있던 선반은 텅 비어 있었다. 손님이 몰릴 세일 기간에는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케아 광명점 전경 / 이케아코리아 제공

좁은 통로·미로 전시장 3시간씩 체류“몇 번을 허탕친 다음에는 인터넷으로 찾던 물건이 들어왔나 미리 확인하고 가요. 분명히 재고가 있다고 해서 믿고 가도 없을 때가 있으니 그땐 정말 화나는 거죠.” 최씨는 세일이 적용되는 품목이 어떤 제품인지 알고 갈 수 없다는 점도 불만이라고 말했다. 재고뿐만 아니라 할인품목까지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하는 ‘복불복’ 구매방식이 손님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상술 같아 찜찜하다. 그래도 막상 매장에 들렀다 돌아오면 애초에 사기로 한 품목보다 더 많은 생활용품들을 장바구니에 담아 왔다는 걸 깨닫는다. “농담처럼 여자들은 쓸데없는 걸 싸게 산다잖아요. 그런 경향에 꼭 맞는 매장 같아요.”

그나마 재고 확인이 원활하기라도 하면 다행이다. 재고 수량을 확인하기 위해 이케아 홈페이지의 상품정보를 찾아들어가도 수량 정보가 뜨지 않고 ‘로딩 중’이라는 내용만 화면에 나타날 때도 많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계산이 대부분 끝나 전산상의 재고 수량과 실제 수량의 차이가 줄어들 무렵인 폐점 직전이 다 돼도 여전히 정확한 수량은 확인할 수 없다. 직장인 한모씨(40)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량대로라면 재고는 있을 테니까, 직원이 틈틈이 빈 진열대를 채울 거라 기대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물건을 다시 채우는 일이 없더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이목을 붙들고 지갑을 열게 하려는 이케아의 전략은 유명하다. 미로를 방불케 하는 전시장의 동선은 역방향이나 갈랫길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침실용 혹은 주방용 가구만 보러 들렀다 하더라도 목적지 앞에 줄줄이 마련돼 있는 아동용이나 거실용 가구 전시장을 보지 않고 지나칠 수 없다. 전시공간에 비해 폭이 좁은 통로를 인파에 묻혀 느린 속도로 ‘흘러가야’ 한다는 점 역시 전시된 상품과 더 많은 접촉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된 방식이다.

좌우로 꺾여 흐름이 지체되는 모서리마다 시중가보다 싼 소형 생활용품이 대량으로 전시된다는 점 역시 판매방식의 일환이다. 양초나 행주, 주방용 시계나 방석 등 낮은 가격으로 충동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들이 소비자들을 낚는 역할을 한다. 손쉽게 제품을 담을 수 있게 장바구니도 곳곳에 놓여 있다. 애초에 사려던 가구 품목은 전시장과는 다른 층에 있는 계산대 직전에서야 카트에 담을 수 있다. 그 전까지는 평균 3시간에 달하는 전시장 이동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영국 런던컬리지대학 가상현실센터 앨런 펜 소장의 분석에 따르면 매장 구조가 복잡해 소비자들은 한 번 들렀던 곳에 다시 오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마음에 든 물건까지 바로 쇼핑카트에 담게 된다. 펜 소장은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평균 3시간 넘게 체류하고 최대 8시간까지 매장에서 보내기도 한다”며 “고객들이 이케아 매장에서 사는 물건의 60%는 계획에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긴 시간 동안 매장에 머무르게 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충동구매가 60% “알면서도 낚인다”이케아 측은 재고 파악에 다소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고의로 재고 정보를 정확하게 알리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케아 관계자는 “상품을 바구니나 카트에 담은 손님이 계산을 마치지 않고 계속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을 경우 재고 확인이 실시간으로 되지 않는 측면은 있다”며 “세일 기간에는 더 많은 고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이전보다 재고 확보에 더 주력했다”고 밝혔다. 재고 중에서 하루에 일정량만 판매하려고 진열해 금세 동나게 만든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간혹 진열 공간과 떨어진 물류 보관창고에 제품이 보관돼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가구의 특성상 부피가 커서 지게차를 이용해 옮겨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많은 영업시간 중에는 추가로 진열할 수 없어 생긴 오해로 보인다”고 답했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품목들을 이른바 ‘되팔이 업자’가 개점 직후부터 대량구매한다는 사실도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매장까지 이동해 구매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구매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들까지 섞여 있기 때문에 이케아 측으로서도 뾰족한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재판매 업자나 구매대행 업자 모두 상품 판매가격에 비해 이케아의 배송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낮은 배송금액으로 접근하는 전략를 활용한다. 이케아 측도 업자들의 구매 내역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배송비를 낮추지 않는 점 역시 소비자의 매장 방문이 보다 실익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트볼이나 샐러드처럼 값이 싸면서도 독특한 맛이 있는 음식 때문에 한 번씩 들르기도 하죠. 줄서서 음식 주문하고 받는 시간 생각하면 그 가격이 싼 것도 아닌데 다른 선택이 없으니까 더 끌리더라고요.” 직장인 한씨가 그래도 만족한다는 이케아 식의 ‘미끼 음식’ 판매는 코스트코 등 외국계 유통업체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내 대형마트에서도 도입할 정도로 보편적인 방문 유도 마케팅의 일환이 됐다. 한씨는 노골적인 상술은 국내 업체와 대동소이하지만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이케아로 끄는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끼인 걸 알면서도 낚일 정도로 소비자들이 먼저 나서서 ‘호구’가 되긴 하지만 (이케아가) 군말없이 환불해 준다는 원칙 같은 건 있잖아요. 국내 회사들이 분명히 배워야 할 점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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