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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은 2008년 인기를 끈 삼성전자 애니콜 햅틱(Haptic) 덕에 소비자들에게는 고유명사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실제 햅틱은 `햅틱스`에서 따온 말이다. 햅틱스는 키보드와 터치스크린 등 컴퓨터 입력장치를 통해 촉각과 힘, 운동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뜻한다. 애니콜 햅틱은 특정 기능이 구동될 때 `웅~웅~`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진동감을 내는 `햅틱` 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햅틱 기술에서 국내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상장사가 이미지스테크놀로지( 이미지스)다. 햅틱으로 최근 3년간 매출 규모가 3배 성장한 이미지스는 스마트폰과 e북을 무기로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수원 영통 본사에서 만난 김정철 이미지스 대표는 "작년 말부터 발생한 터치 컨트롤러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성장동력 찾기는 햅틱의 성장세 둔화에서 비롯됐다. 햅틱은 매출 중 82.2%를 담당하며 이미지스의 급속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햅틱 편중 매출 구조는 매입 업체 판매가격 인하와 공급처 다변화 정책으로 이미지스에 위기감을 안겨줬다. IT업종에서 한 기술로 롱런(Long-run)하기는 쉽지 않기에 이미지스는 햅틱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익 기반을 찾아야 했다.

이미지스가 선택한 대안은 터치 컨트롤러다. 터치 컨트롤러는 터치스크린에 외부 접촉이 가해졌을 때 해당 변화가 어디에서 발생했을지 인식하는 부품이다. 이미지스가 준비하는 제품은 외부 압력을 인지해 동작하는 감압식이다.

아이폰 등장 후 터치스크린폰의 대세가 사람 몸에서 나오는 전류를 인식하는 정전식임을 감안하면 이미지스의 전략은 시대에 뒤처져 보인다. 그러나 일단 시장 진입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 멜파스를 제외하고 터치 컨트롤러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는 없다"며 "감압식 방식이지만 곧 나올 국내 휴대폰 업체 주요 제품에 채용되는 주요 매출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스는 주요 제품인 햅틱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단순한 떨림이 아니라 다양한 촉감을 주는 형태로 진화시킨 것이다. 휴대폰용으로는 작년에 구동 편의성과 떨림의 다양성을 높인 버전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현재 햅틱 매출의 30%를 새로운 버전이 책임지고 있다.

25일 출시되는 삼성 갤럭시S에도 이미지스의 햅틱이 탑재된다. 현재 판촉 중인 버전은 왼쪽과 오른쪽 떨림을 차별화할 수 있게 한 것인데 2010년 버전은 게임기용으로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중국 기업에 게임용으로 햅틱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증강현실(AR)과 햅틱의 연계도 추진 중이다. 이미지스는 3D 원천기술을 가진 엠진의 지분 47.5%를 취득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김 대표는 "증강현실의 다음 발전 단계는 촉감"이라며 " 이미지스는 차가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햅틱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인수ㆍ합병(M&A)도 주된 관심사다. 김 대표는 "설계회사만으로 성장의 한계를 느껴 제조회사 인수도 고민 중"이라며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약 100억원)을 토대로 여러 군데를 물색 중이며 이에 따라 기업의 성장 그림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