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이 회장이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며 “이 억만장자를 10년 이상 괴롭혔던 징역형의 위협을 마침내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무죄 선고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애플 ·SK하이닉스의 거센 도전에 고생하고 있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디스플레이 제조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글로벌 스마트폰·메모리칩 침체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은 “이 회장에 대한 무죄 판결은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의 분석을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NYT)는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판결에 놀랐고, 한국 시장의 공정성과 사법부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판결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사건은 한국의 정치권과 사법당국이 재벌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수년간 법적 문제에 휘말려온 이 회장에게 큰 안도감을 줬다며 “전문가들에게는 ‘뜻밖의 놀라운 소식’으로 인식된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CNN은 “완전히 충격적인 판결로, 이번 결정은 한국 법 제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와 한국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박상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언급을 전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으로 기소된 이 회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20년 9월 기소된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지귀연·박정길 부장판사)는 “이번 합병은 시장에서 오래전부터 예상됐으며 미래전략실(미전실)에서도 지배구조 개편 관점에서 여러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비율을 정할 때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은 고려되지 않은 채 이재용 회장의 이득만 고려돼 합병 시점이 선택됐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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