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본문내용

종목정보

뉴스·공시

송영숙 회장 “OCI그룹과 통합, 한미약품 지키기 위한 결단”
2024/02/01 15:19 한국경제
한미그룹은 1일 송영숙 회장이 최근 사내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OCI그룹 과 통합은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한미의 확고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아들이 이번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을 신청한 데 대해서는 송 회장은 &ldq uo;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미그룹은 2020년 8월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손주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도 공개했다. 사실상 임 회장의 유언과도 같았던 이 말은 당시 함께 있던 송영숙 회장이 메모로 남겼다.

해당 메모에서 임 회장은 “우리가 제약·신약 연구개발(R&D)에 최 선을 다하고, 많은 약들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한 비밀이 너 무나 많다”며 “이제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들을 풀어 더 좋은 약·신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ldqu o;그것이 너희들의 숙제이자,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덧 붙였다.

이는 한미그룹의 중심에 ‘신약개발’과 ‘R&D’가 단단히 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유나 식품, 진단 사업 등이 아닌 혁신 신약 개 발만이 한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명확히 제시했다. 한 개 프로젝트마다 10 년 이상씩 소요되는 혁신 신약 개발이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하며, 특정 개인의 즉흥적 경영 스타일에 한미의 R&D DNA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성기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는 송 회장 가족의 고뇌를 깊게 했다. 상속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작년 10월 3만원 이하로 하락 한 시기에는 ‘선대 회장이 한평생 일군 한미그룹을 통째로 매각하는 상황 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절박한 위기감에 휩싸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 했다.

최근까지 여러 해외 사모펀드(PEF)들은 송 회장에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 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회장은 50년간 일궈온 한미의 일방적 매각 방식은 단호히 거부했다.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아버지가 남긴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

이때 제시된 ‘OCI그룹과의 통합안’은 송 회장의 결단으로 급진전됐 다. 송 회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 창업주의 유산인 ‘한미의 DNA ’를 지키며 R&D 중심 제약기업으로 설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 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의 결단에 만장일치라는 의사 결정으로 힘을 실었다.

송 회장은 임원 회의에서 “가족 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 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통합을 반대하 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 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R&D를 외치며 평생을 산 임성기 회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라면서 “그가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씀에 담긴 & lsquo;한미의 비전’을 영원히 지켜내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했 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 주주에 OCI홀딩스가 오르는 동시에, OCI홀딩스 1대 주주에 송 회장과 임 사장이 오르는 모델이다.

송 회장은 통합 발표 이후 한미 임직원들에게 띄운 글을 통해 “글로벌 시 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 기업으로 올라설 힘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며 “회사가 한미 가족 여러분 삶의 울타리가 돼 주겠다는 약속은 더욱 굳건 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