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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환매진정·경기 회복 기대감에 안착도 가능]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 1500 돌파 후 펀드 환매감소에 따른 수급호재와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조정과 가격부담에 따른 일부 이익실현 환매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9일 이동식 삼성투신운용 LT운용본부장은 "연초엔 경기 둔화 우려와 해외 증시의 투자매력으로 국내가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조선, 기계, 해외건설, 지주회사 관련주 등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하반기 경기회복이 이어지면 유통, 의류 등 내수업종의 동반 상승도 기대된다"면서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연초대비 20~25% 상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IT와 자동차는 수익성 개선이 기대만큼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주도주로 부각되긴 힘들 것이란 판단이다.

김영기 대한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 글로벌 악재에 국내 증시가 강한 내성이 생겼고 전 세계 증시의 상승세에 편승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1500선을 돌파한 후 안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심리적 지수 부담에 따른 매도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투자자들의 이익실현성 환매도 1500을 뛰어넘으면 진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 펀드매니저는 "1분기 실적발표 결과, IT와 자동차를 뺀 나머지 기업들은 괜찮을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도 있어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펀드로 자금이 순증가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환매세는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해만 농협CA투신운용 주식리처시 부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양해만 부장은 "코스피지수가 1500을 넘어서야 펀드 환매가 줄어들어 기관투자자들이 '실탄'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며 "외국인들도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어 수급이 상승 탄력을 높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3년간 은행, 건설, 유통 등 내수업종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지만 앞으로 조선, 기계, 반도체 등 제조업들이 증시를 이끌어 나갈 것을 내다봤다. 양 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환율 안정에 힘입어 제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투자비중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제조업 상승에 힘입어 현재 코스피지수보다 올해 10%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후 적절한 조정을 받지 않고 상승한 점은 향후 상승세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영기 펀드매니저는 "1500 돌파후 가격부담을 느낄 수 있고 글로벌 악재를 적당히 반영하지 못해 다시 1400선으로 미끄러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병윤기자 by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