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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전기로→수소환원제철…포스코·현대제철, "무탄소" 잘될까
2024/02/19 14:12 뉴스핌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고로(용광로)에서 벗어난 '무탄소 철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기업의 최종 목표 기술인 '수소환원제철'을 달성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전기로를 확산하며 탄소배출량 줄이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주요 과제로 친환경 전기 생산과 정부 지원 확대를 꼽았다.  

현대제철(004020)_자동차용 초고장력 1.0GPa급 저탄소 전기로 판재 시제품 [사진=현대제철·뉴스핌DB]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월 전남 광양에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약 6000억원을 투자한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 2025년 말에 준공하고 2026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제철은 올해 '프리멜팅' 전기로 투자를 진행한다. 프리멜팅 전기로는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화 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해 저탄소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수소환원제철 위한 발판 '전기로'…친환경 전기 사용해야

철강업계가 기존 고로를 전기로로 전환하는 것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위한 준비 단계로 해석된다.

수소환원제철은 환원제에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을 산소와 순수철로 분해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석탄 속의 일산화탄소를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철강 제품 1톤 당 약 이산화탄소 1.9~2톤이 배출된다. 반면 수소는 산소와 결합해 물이 되기 때문에 무탄소 철강 생산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고로 비중이 많기 때문에 고로가 불필요한 부분을 전기로로 대체하면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기로는 철 스크랩(고철)을 재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기존 고로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5% 가량 적다.

다만 전기로는 고철을 사용하는 만큼 철광석·코크스·석회석 등으로 만들어지는 고로 쇳물보다는 품질이 떨어져 고로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막대한 전기 사용량도 문제다. 지난해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승하면서 전기로를 활용하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기업이 생산 원가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기의 생산 방식이 아직 화력 발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기로 전환 이후에는 어떤 전기를 쓰느냐가 중요해진다. 막대한 전기량을 화력 발전으로 소비하는 것은 결국 그린철강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인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량 중 전력 사용량을 따지는 스코프2(scope2) 부문에서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전기량이 적은 만큼 추후에 탄소세로 부담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포스코가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사진=포스코·뉴스핌DB]

◆일본은 2조 지원하는데 국내는 예산 '반토막'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전기로 확산과 더불어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공법을 2030년까지 개발 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제철소의 기존 고로를 하이렉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 '하이큐브'를 구축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저탄소 고급판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공법은 상용화까지 시간도 소요되며 기술의 난이도도 높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건설 시황 악화, 철강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 악재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가 장기간의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과 비슷한 철강 산업 전환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의 경우 녹색 전환(GX) 추진전략에 따라 향후 10년간 총 150조엔(약 1334조7450억원)의 투자를 구상 중이다. 일본 정부는 그 첫해 사업으로 수소를 활용한 제철 기술에 2564억엔(약 2조2817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제철, JEE스틸, 고베철강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일본뿐 아니라 EU의 그린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법 역시 투자 규모가 몇십 조원을 훌쩍 넘기는 규모를 예산으로 잡아뒀다.  

반면, 국내 탄소중립 R&D 예산은 반절이 깎여나간 상태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기후위기 대응 예산은 총 13조8259억원으로, 정부 제출안인 13조9598억원에서 1338억원이 삭감됐다. 대표적으로 기업들이 연구개발(R&D)을 기획하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 시설을 개발할 수 있는 탄소 중립전환 선도프로젝트 융자지원은 350억원이 삭감되기도 했다.

이상준 교수는 "기업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도 지원이 없는 상태다. 글로벌 업계에선 투자 규모를 늘리며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 나서는데 국내는 탄소중립 로드맵은 있으나 걸맞은 투자는 없다"고 말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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