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본문내용

종목정보

뉴스·공시

HLB, 간암 신약 美 FDA 장벽 못 넘었다 … 투자 끌어오던 자신감 어디로
2024/05/17 10:53 뉴스핌

[서울=뉴스핌] 뉴데일리 = HLB(028300)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선박 제조 회사에서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며 리보세라닙에 투자한 16년의 개발기간도 충분하지는 못했다. 

리보세라닙이 아닌 병용하는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이슈가 주원인이고 품목허가 '거절'이 아닌 '보완요구'를 통보받은 만큼 실패로 간주하기보다는 지연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FDA 승인을 기정사실화한 채 대규모 투자유치에 나서며 기대감을 과도하게 높였다는 점에서 HLB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진양곤 회장은 17일 HLB 공식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엘레바)와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CRL(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면서 "FDA가 구체적 내용을 적시해 보완요구를 한 만큼 항서제약과 함께 협의해 빠르게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CRL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항서제약이 받은 CRL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FDA가 항서제약에 캄렐리주맙 제조품질관리(CMC)에 대해 지적했는데 항서제약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여기에 임상시험이 진행된 기관에 대한 실사가 제한된 점도 CRL 원인으로 추정했다.

 

진 회장은 "백인 임상시험 참여자의 상당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병원에 있는데 이 곳은 양국간 전쟁으로 인한 여행제한 조치로 실사가 마무리되지 못했다"며 "다른 방식을 통해 충분히 입증가능한 문제다"고 설명했다.

 

CRL을 받으면 FDA가 지적한 문제를 수정 보완한 뒤 품목허가를 재신청해야 한다. 그러면 FDA는 6개월 안에 다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 번에 FDA 승인을 받는 게 쉽지는 않다. 의약품이 아닌 보툴리눔 톡스 제제만 하더라도 대웅제약과 휴젤은 FDA로부터 CRL을 받고 품목허가를 다시 신청하는 과정을 거쳐 각각 '나보타'와 '레티보'에 대해 승인받았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진 회장이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을 기정사실화하고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잇따라 IR설명회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양치기소년' 이미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 회장은 2020년 10월초 IR설명회 자료집에 '킬레가 또 데켕게(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라는 힌디어 격언을 인용해 가까운 시일 내에 FDA에 리보세라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뜻을 내비쳤지만 지난해 5월에야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 3월 HLB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같은 달 HLB생명과학(067630)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1309억원을 모집할 계획을 밝혔다.

 

리보세라닙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진 시기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거나 끌어들일 계획을 세웠던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HLB의 기업가치가 끝없이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중국에서 2014년 위암 3차 치료제, 2020년 간암 2차 치료제, 2023년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누적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기반을 갖춰뒀기 때문이다. 올 1월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의 임상 3상 개발에 실패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카나리아바이오와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주주들도 이날 FDA 승인 불발 소식과 함께 급속히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HLB 주가는 이날 장이 시작하자마자 하한가로 직행하며 전날보다 29.96%(2만8700원) 하락한 6만7100원에 거래 중이다.

 

주주들은 '중국이 문제면 승인은 불가' '제2의 셀리버리·카나리아바이오' '대주주 지분보면 답 나오지, 이미 다 팔고 나갔잖아' 등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주주는 이날 아침 HLB 본사를 방문해 항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진 회장은 CRL 수정보완 후 품목허가 재신청 외에도 리보세라닙의 적응증 다변화 전략을 제시하며 위기 탈출에 나서고 있다.

 

그는 "신약 출시에 전념하느라 미뤘던 다음 적응증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 속도를 내겠다"며 "신약 자체의 문제가 아니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만큼 다시 혼신의 노력을 쏟아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편 리보세라닙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신약 중 FDA 승인을 받는 9번째이자 첫 번째 항암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LG화학이 2003년 항생제 '팩티브'를 승인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 동아에스티의 급성 세균성 피부감염 치료제 '시벡스트로' ▲2016년 SK케미칼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 ▲2019년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2022년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2023년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와 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혈액제제 '알리글로' 등이 리보세라닙에 앞서 FDA 승인을 받았다.

이 기사는 뉴데일리가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