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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서 사라진 건설사들…데이터센터에선 '수주전'
2024/04/16 06:30 한국경제
정비사업에 열을 올리던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로 눈을 돌리고 있다 . 공사비 인상으로 조합과 마찰을 빚는 정비사업과 달리 마진 확보가 용이하고 추후 운영을 통한 추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는 2021년 5조원에서 2027년 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10년 21개 △2016년 2 6개 △2020년 32개 △2023년 40개로 늘었고 2027년에는 74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컴퓨터 서버를 한곳에 모아 관리·운영하는 시설이 다.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관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하면 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건설사들에는 매력적인 요소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하고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 한 열을 실시간으로 냉각해 실내 온도를 16~24도로 유지해야 한다. 보안시설과 통신설비, 내진설계 등은 물론,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내부 습도를 일정하 게 관리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건설사 차기 먹거리 낙점 건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수주를 두고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인천 서구 가좌동에 들어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현 대건설과 DL이앤씨가 맞붙었다. 올해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7곳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고,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수주전이 사실상 사라진 것 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AWS 데이터센터 공사비는 5000억원이다. 데이터센터 공사를 따내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AWS는 2027년까지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에 58억8000만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건설사엔 놓칠 수 없는 먹잇감인 셈이다.

건설사들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발을 뻗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통해 경기 안양시에 데이터센터 '에포 크 안양'을 준공하며 개발과 운영 분야에 진출했다.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건설사는 GS건설이 최초다.

2022년 사업목적에 데이터센터업을 추가한 HDC현대산업개발도 회사가 보유한 통 영천연가스발전소 부지 내 데이터센터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HDC그룹의 데이터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데이터센터 건설 이후 운영도 맡는다는 구상이다. 수익 성 확보 용이한 데이터센터…"중요도 점차 높아질 것" DL이앤씨를 핵심 계열사로 둔 DL그룹 지주사 대림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데이 터센터를 짓고 있다. 대림이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 사업을 모두 담당하고 시공은 DL이앤씨가 맡았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디지털 엣지’와 ‘부평 데이터센터 공 동개발’에 들어갔다.

차별화를 위한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데이터센터에 내진설계를 적 용하고 진동 전달을 막는 면진설계를 적용해 강도 8.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 냉각 방 식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는 공사비 등을 두고 조합과 마찰을 빚는 등 수익성 확보가 어렵지만, 데이터센터는 투자 규모가 크기에 수익성 확보가 한 층 용이하다"며 "당분간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 큼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신사업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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