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본문내용

종목정보

뉴스·공시

"세종대왕 왜곡하더니"…'드라마 사업' 접는 YG엔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2024/05/07 07:03 한국경제
이 기사는 05월 03일 14: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어떻게 세종대왕을 왜곡하나요."

2021년 3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영된 뒤 거센 후폭풍이 일었 다.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비판의 골자는 한국 역사를 자국 역사로 편 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가 드라마 곳곳에 심겼다는 것이 다. 1화 방송에 조선시대 충녕대군(세종)이 서양 사제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 피단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결국 방영 2회 만에 전격 폐지됐다 . 이 드라마는 YG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플렉스가 주축이 돼 서 만들었다. YG는 골칫거리로 전락한 이 회사를 최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YG엔터는 스튜디오플렉스 지분 60%를 연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을 마무리하면 지분은 99.9%에서 39.9%로 감소하고,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YG엔터는 2017년 스튜디오플렉스를 세웠다. 음반 사업에 편중된 매출을 다각화 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드라마 ‘선덕여왕’ ‘최고의 사랑&rs quo;을 만든 박홍균 PD도 스카우트했다. 하지만 출범 직후 잡음이 끊임없이 발 생했다.

2021년 이 회사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 '철인왕후'부터 역사 왜곡 논란 이 일었다. 조선 철종과 왕비 철인왕후 사이의 일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극 중에서 철인왕후가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지라시네"라는 대사 등 이 나오면서 논란을 키웠다.

같은 해 스튜디오플렉스는 철인왕후의 박계옥 작가가 각본을 쓴 드라마 '조 선구마사'도 제작했다.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에 분노한 시청자들의 방송 중단 청원 글이 10만명 넘는 동의를 얻기도 했다. 결국 2회 만에 방영 폐지를 결정했다.

두 드라마가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역사 왜곡을 연출에 가미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확산됐다. 중국 텐센트가 스튜디오플렉스의 모회사 YG엔터에 투자해 지분 4.30%를 보유 중인 사실도 재차 주목받기도 했다. 320억원가량이 들어간 이 드라마가 종영되면서 제작사, 방송사는 물론 출연 배우 등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스튜디오플렉스가 이어 공동 제작한 드라마 설강화도 논란을 키웠다. 당시 YG엔 터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지수가 출연한 이 드라마는 1980년대 민주화운 동에 북한이 개입한 것처럼 묘사해 비판을 받았다.

제작한 드라마마다 문제가 생기면서 스튜디오플렉스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2 021년 매출과 순손실로 각각 166억원, 21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2022년 매출 과 순손실이 각각 2억원, 3억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매출과 순손실이 각각 8 억원, 163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800%에 달했다. YG엔터는 결 국 논란만 키운 드라마 사업을 이번에 접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영역